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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시 - 피천득 번역시집
피천득 엮음 / 샘터사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시에는 젬병인데다, 번역시집이라니..
당연히 내가 골랐을리는 없고,
약 20여년 전에 고등학교 시절 친구로부터 선물받은 책인데
얼마 전 이삿짐을 싸려 정리하다 다시 손에 들게 되었다.
옮긴이는 이제 고인이 되셨고,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수필가였다는 정도.
그런 그가 시를 참 사랑하고 좋아했던 모양이다.
마치 '이적요'가 그렇했듯.
아무튼 이 책은 번역시집으로,
옮긴이의 창작물은 아니다.
그러나 번역이란 제2의 창작이라 했던가
세계 각국(주로 영미권)의 시를 옮겨 놓은 것임에도
마치 우리 말 시를 읽는 듯 편하게 읽힌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원문이 없다는 것 정도.
궁금하다면 직접 원문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은 좀 아쉽다..
내가 갖고 있는게 1997년 경의 초판이니 지금은 같이 실렸는지도.
(다시 확인해보니 크게 달라진 점은 없군)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시' 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기 위해
옮긴이는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시 가운데 몇편을 추리고 추렸을 것이다.
그리고 버려지는 시에 대해 아쉬워 했거나 또는 혼자만의 것으로 남았다는 은밀한 기쁨을 맛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옮긴이는 이 책의 제목을 현재진행형으로 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 책을 읽을 그 누군가에 현재진행형 시심이 옮겨지기를 염원하는 듯 하다.
그의 바램대로 그 누군가가 훗날 또 다시 이런 시집을 낸다면 아마 옮긴이는 천상에서나마
기쁜 마음을 갖게 되겠지..
결국 시라는 것은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