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곁 - 오늘이 외롭고 불안한 내 마음이 기댈 곳
김선현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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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창문입니다. 




이 책의 표지를 보실까요?
어떤 그림이 보이시나요?
남자와 여자.
토끼? 집?
...

창문을 통해 바라볼 때 우리는 세계의 극히 일부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이 세계의 전부라고 믿어버리곤 합니다. 


2. 창문을 열면 생각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새끼양을 품고있는 여인과 그 곁의 남자.
하늘거리는 벚꽃잎과(벚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푸릇푸릇한 연두색 새싹들.
그리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햇살.

예상하셨나요?


3. 지은이는 이 사실을 잘 알기에 섣불리 작품을 해석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그림을 소재로 읽는 사람에게 위로와 안부를 건넬 뿐입니다.
각자의 창을 열고 작품을 직접 만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권위나 지식에 구애받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마주하라고 말이지요.
그러니까 이 책은 작품에 관한 책이 아니라 독자에 관한 책인 것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다양한 그림이 등장합니다.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특정 유명작품 위주의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4. 그래서 이 책은 그림의 "곁"입니다.  
그림의 "중심"이 아닙니다. 
곁눈질로 바라본 그림보다 그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에 집중합니다.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그 순간을 간직하도록 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때로는 메모공간을 두기도 하고, 적절한 에세이를 적어두기도 하며, 이러저러한 행동강령(?)을 제시할 때도 있습니다. 


5. 이 책을 곁에 두고 가만가만, 조용조용 그림의 곁에 머물러 보시기 바랍니다. 


이 그림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지은이는 이 그림을 보고 '마음이 삐걱거리는 날'을 떠올립니다.

손에 손 잡고 차례대로 나아가지 못하고 우당탕쿵탕 넘어지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마음 같다고요.

공감하시나요?

(이 그림처럼 양면에 걸친 큰 그림은 몇 점 되지 않고 대부분의 작품은 왼쪽에 그림, 오른쪽에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목차에서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끌리는 제목을 찾아 펼쳐보시면 됩니다.

혹은 그냥 무작위로 펼쳐보셔도 되겠군요.



굉장히 발색 좋은 종이는 그림감상을 즐겁게 합니다.

곳곳에 배치된 에세이와 직접 꾸밀 수 있는 공간은 마음의 긴장을 풀어줍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자면, 도판색인조차 없는 것은 좀 의외입니다.

찾아보려면 해당페이지를 한참 뒤적거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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