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정원사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5
테리 펜.에릭 펜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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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테리 펜. 에릭 펜은 형제간이라고 해요.
둘 다 그림에 재주가 있다는군요. 
이 책은 그들이 함께 만든 첫 작품이라고 합니다. 
북극곰 출판사는 이순영. 이루리 콤비로 운영되지요. 
두분 다 재주가 좋으시죠. 
이 책은 이순영 님이 옮기셨네요. 


아이들 책은 줄거리가 간단하기 때문에 먼저 작품 외적인 부분을 리뷰에 담게 됩니다. 

먼저 판형을 살펴봅니다. 
아주 크고 시원시원합니다. 
딱 제가 원하는 크기네요. 
마음에 드는 그림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음으로 본드냄새(새책냄새). 
사소한 부분일 수 있는데 저는 애기책의 경우 치명적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예 책을 처박아두게 되니까요.
이 책은 본드냄새가 전혀 안 나는군요. 
중국에서 만들었다고 되어 있는데 kc마크를 획득했습니다. 
안심해도 되겠네요. 

종이재질.
빛이 반사되는 코팅지가 아닌 약간 두툼하고 투박한 느낌입니다.
원화를 아주 잘 살려줍니다. 
원화가 연필채색 느낌이거든요. 
도화지에 그린듯 자연스럽네요. 


작품을 살펴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그림로치가는 가난한 동네인 거 같습니다. 
그림로치 보육원도 그렇구요.
회색빛 우중충하고 우울한 이 거리에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한밤의 정원사가 부엉이. 고양이. 토끼. 앵무새. 코끼리. 용. 기린. 낙타. 고래. 코뿔소. 곰... 
곳곳에 멋진 작품을 만들어 사람들을 놀래켰기 때문이죠. 
물론 독자도 그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독자의 마음도 흑백에서 칼라로 점점 채색되어 감을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정원사의 작품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게 됩니다. 
나뭇잎은 낙엽지고 떨어지고, 가지도 삐죽빼죽 튀어나오지요. 
한밤의 정원사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정말 놀라운 변화는 이제부터.
그림로치가 사람들은 이전과 달리 집집마다 나무와 꽃을 가꾸기 시작합니다. 
무표정한 윌리엄도 정원가위를 들고 생기에 넘쳐 작은 여우를 만들어냅니다. 
정원사가 남긴 작품도 사라지고, 정원사도 사라지지만 사람들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정원사가 '희망'을 남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니까 정원사가 정말 남기고 싶었던 작품은 바로 '희망'이 아니었을까요?
그 바램대로 정원사의 가위는 윌리엄에게 전해지고, 윌리엄은 정원사의 뒤를 잇습니다.
그렇게 "희망"은 전염되고 계승됩니다. 


지은이 소개에 보면 펜 형제가 손그림 위주로 작업하면서 디지털 작업도 한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아마도 손그림이지 않을까요?(달빛은 디지털로 넣은 것 같기도??) 

어쨌든 신비롭고 차분한 톤이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한밤의 달빛을 어쩜 이리도 잘 담아냈을까요? 

저 달빛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아주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싱그런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남기는 부분도 범상치 않은 표현이었습니다.

달빛 아래 드러나는 작품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인간이란 희망을 먹고 사는 존재다. 
진부하기 짝이 없는 주제를 이렇게 강렬하고 환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런게 그림책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겠죠.

직접 만나보시기를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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