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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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쓴 리뷰는 죄다 독후감의 영역이란 걸 알게됐다.

예전같으면 이 책을 읽고나서 이런 식으로 썼을 것 같다.


"얇고 귀여운 책이다.

술술 읽히지는 않지만 담백한 문체.

서평의 본질과 목적, 서평의 전제와 요소 등 이론적 내용을 살펴보는데 140여페이지, 서평의 방법을 설명하는데 20여페이지.

그래서 실용서로 보기엔 아쉽다.

하지만 기본을 챙겨주니 읽어볼만하다."


이렇게 쓰고나면 머지않아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조차 잊혀지겠지.

그래서 간단서평을 써보기로 했다.


1.

이 책은 실용서라기보다 이론서에 가깝다.

서평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써야 하는지 다루면서 지은이가 생각하는 서평이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데 상당량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목도 '서평쓰는 법'인데, 무릇 '법'이란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천명하는 말이고보면 제목부터 지은이의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된 걸로 볼 수 있겠다.

이 책을 집어든 독자는 대부분 당장에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더 기대할 법한데, 이 책에서는 그런 기교나 팁은 다루지 않는다.

원론적인 설명에 충실하다.


2.

지은이가 말하는 서평쓰기란 '사회적 활동'이다.

읽는이를 위한 사회적 서비스이자 공론의 장을 여는 행위.

궁극적으로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한 초석을 까는 정치적 행위라고 정의된다.

그래서 이 책의 머리말은 "'헬조선'의 중심에서 서평을 쓰다."이고, 

마지막 문장은 "우리가 쓰는 오늘의 서평에 우리가 사는 사회의 내일이 달려 있습니다."로 끝난다.


3.

서평쓰기엔 항상 일정한 관계망이 형성된다.

1. 책을 쓴 사람

2. 책을 읽은 사람=서평을 쓰는 사람

3. 서평을 읽는 사람(=책을 읽을 사람, 읽은 사람)

이런 관계망은 추상적이고 도식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평이 작성되고 소비될 때마다 각 주체들의 삶이 부딪히는 구체적 활동일 수밖에 없다.

책을 쓴 사람과 읽은 사람, 책 읽은 사람과 서평 쓰는 사람, 서평 쓰는 사람과 서평 읽는 사람, 서평 읽는 사람과 책 읽을(읽은) 사람이 국면마다 대립한다.

그래서 지은이 지적처럼 서평쓰기가 사회적행위라는 데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


4.

시중에 글쓰기 책은 많은데 서평을 다룬 책은 두어권 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서평집 말고 서평쓰기를 가르쳐 주는 책은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귀한 책이다.

다만, 예시문이 죄다 전문서평가의 것이라 그런 것일지 몰라도 당장 서평쓰기에 도전하도록 만드는 힘은 약하다.

이미 서평가가 된 사람들이 볼 책은 아니지 않은가?

하긴 어차피 글쓰기를 글로 배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건 모든 글쓰기 교본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일단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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