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유감 -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문유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문구입니다.
'현직 부장판사가 말하는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은연중 현직 부장판사임을 자랑하는 듯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까말까 꽤 고민을 했습니다.
법조인이 쓴 책을 읽고 나무에게 미안했던 적도 몇 번 있었구요.

저 문구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봅시다.
지은이는 판사임을 자랑하려고 쓴 말이 아닙니다. 
일반에게 공개할 것을 목적으로 쓴 글이 아님을 알려주기 위해 쓴 것이지요.
프롤로그에서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일 인상깊었던 것은 자유분방한 문체입니다.
판사들만 읽는 게시판에 올린 글인지라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지만요.
법률가가 쓴 책 중엔 법정에서 쓰는 말투를 못버리고 난삽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나 판사라는 직업은 그 정점에 서 있는만큼 이렇게 자유분방한 문체를 구사하는게 놀라울 정도입니다.

지은이는 자신이 개인주의자라고 말합니다.
빈말이 아니더군요.
이 책 다음으로 쓴 것이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입니다.
서민교수가 떠올랐습니다.
서민교수는 진짜 처절할 정도로 자신의 외모를 비하합니다.
그것이 겸손이나 가식의 표현이 아니라 진짜 그렇게 여기는 것이에요.
거기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그 자신의 존재이유를 단단하게 다져나가죠.
그래서 내공이 장난아닙니다.
이 책의 지은이도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어보면 분명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책은 크게 2부분입니다.
1부는 판사생활을 하며 겪은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소회를 맛깔나게 풀어놓습니다.
저는 특히 파산에 대한 부분과 서울 법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비교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2부는 '부장판사'가 되어 느낀 바, 그러니까 법원의 조직문화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사실 2부가 궁금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부분은 생각보단 분량도 적고, 제가 품고 있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아쉬웠습니다.
일반인이라면 1부를 법조인이라면 2부를 좀 더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 싶군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맞벌이의 함정'이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마술을 배워야겠단 생각도 해봤구요.
무엇보다 의뢰인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직접 만난 것은 아니지만 몸소 모범을 보이는 선배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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