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설공주 이야기 흑설공주
바바라 G.워커 지음, 박혜란 옮김 / 뜨인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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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아동기에 많이 접하게 되는 '동화'에는 많은 작품이 있지만, 그 작품들은 몇 개의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다. 절세가인의 주인공, 주인공의 변하지 않는 성격, 권선징악적 결말까지도. 이런 동화를 통해 내가 가진 편견들은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실에서 가장 잘 느끼는 건, 계모는 무조건 나쁜 사람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예쁜 '동화'가 심어준 영양가 없는 선입견을 가진 나에게 이 책은 진실로 전에는 맛본 적 없는 '색다른 반찬'같았다. 작품에 있는 기존의 동화와는 조금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어~~어~~~하하'를 연발했다. 때로는 통쾌하기도 했지만, 여자와 남자가 평등한 동화같지는 않았다. 뭐랄까, 여성을 근거없는, 불합리한 선입견으로 대하는 남성과 동등해 지기 위한 '페미니즘' 동화같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여성을 남성들의 입맛에 맞게 잘 요리해 놓은 동화들처럼, 이것은 그 반대의 시각에서 각색해 놓은 동화같았다. 그러나 한 번은 읽어 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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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르게 - 박노해의 희망 찾기
박노해 지음 / 해냄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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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눈빛, 편안하게만 보이지는 않던 그의 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책에서 나는 그의 좀더 부드러워진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그와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나 젊은이들은 그를 '변절자'라 일컬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가 변한 것이 아니라, 좀더 성숙해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 전작보다 더 사람냄새 풍기는 시와 산문들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시와 산문이 거의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시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의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그 전과는 다르게 변해가는 그의 모습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박노해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 아닐런지. 그리고 나름의 기대를 그에게 걸고 있는 건 아닐런지. 이 책은 끊임없는 반성을 통해 '다르게 다르게' 변해가려 노력하고 있는 그를 살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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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이 희망이다
박노해 지음 / 해냄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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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해방이라는 두 단어의 앞 글자를 필명으로 삼은 박노해. 그의 평범하지 않은 이력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게 만들어 주었다. 그는 노동 운동가이자 시인이다. 그의 예전에 발표된 시는 분노에 차 있었고, 강렬했다. 어떤 작품은 절실한 체험에서 묻어난 아픔이 배어 있고, 어떤 작품은 마치 선동 구호를 불방케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좀더 누그러졌다고 할까, 완만해 졌다고 해야 할까. 격정적인 울부짖음으로 일관하던 그가, 자신이 결코 의심해 본 적 없었던 이념적인 좌절을 겪은 뒤, 그 좌절을 딛고 일어선 그의 참된 희망 찾기는 '사람'이었다.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를 드러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 생각이나 정서를 읽는 사람이 그 만큼이나 절실하게 느끼기란 또한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박노해의 그간의 심경의 변화와 그의 새로운 모습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식지 않은 열정 또한 그대로임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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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 컬러판
생떽쥐베리 / 문예출판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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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초등학교 다닐 때 처음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만 기억하면서 오랫동안 이 책을 다시 읽어 보지는 않았다. 대학교 졸업 할 무렵 이 책을 다시 읽어 보고 싶은 마음에 이 작품을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는 특별히 재밌다거나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나는 이 책을 어른들이 애써 권장도서로 만든 이유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다시 한 장 한 장 읽어 가면서, 이 작품이 고도의 은유법과 상징법으로 무장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에 거쳐왔던 별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 성격을 비롯하여, 교과서에 실려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장면인 여우와의 대화 장면은 표면적인 의미만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꼼꼼이 따져 읽어 보면 작가의 많은 메시지를 읽어 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면들은 책의 어느 한 부분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책 전체가 다 그러하다는 점이 나름의 충격이었다.

같은 책을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 다시 세 번째 읽었을 때 각각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은 아마도 좋은 책일 것이다. 읽을 때 마다 다른 의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책, 바로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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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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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에 재미나게 이 책을 읽기는 했지만, 사실 지은이가 읽는 이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던 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물음표이다. 그래도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면, 이는 우정에 대한 이야기, 나아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인상깊은 마르슬랭은 얼굴 빨개지는 것 때문에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기침 때문에 마르슬랭처럼 혼자 아닌 혼자가 되어버린 르네를 만나게 된다. 이 둘은 자신들이 가진 특이한 점 때문에 연대의식을 느낀다. 이들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아이가 가진 것 그대로 그 아이를 바라봐 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누구나 그렇다. 친구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어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누구나 그러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책이 주목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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