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희망이다
박노해 지음 / 해냄 / 199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노동자 해방이라는 두 단어의 앞 글자를 필명으로 삼은 박노해. 그의 평범하지 않은 이력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게 만들어 주었다. 그는 노동 운동가이자 시인이다. 그의 예전에 발표된 시는 분노에 차 있었고, 강렬했다. 어떤 작품은 절실한 체험에서 묻어난 아픔이 배어 있고, 어떤 작품은 마치 선동 구호를 불방케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좀더 누그러졌다고 할까, 완만해 졌다고 해야 할까. 격정적인 울부짖음으로 일관하던 그가, 자신이 결코 의심해 본 적 없었던 이념적인 좌절을 겪은 뒤, 그 좌절을 딛고 일어선 그의 참된 희망 찾기는 '사람'이었다.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정서를 드러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 생각이나 정서를 읽는 사람이 그 만큼이나 절실하게 느끼기란 또한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박노해의 그간의 심경의 변화와 그의 새로운 모습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식지 않은 열정 또한 그대로임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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