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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연극 길라잡이 문화길라잡이 시리즈 2
이영미 지음 / 서울미디어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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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연극이라는 것에 호기심은 지니고 있으나, 어떤 체계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연극은 영화보다는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다. 영화를 보는 것이 삶의 일부분이 된 사람은 많지만, 연극은 그렇지 않다. 연극을 보러 가려면, 뭔가를 알아야 할 것 같고, 웬지 어떤 지식이라도 머리 속에 채워서 가야 할 것만 같다. 영화도 무언가를 알고 보면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점들을 느끼는 것처럼, 연극도 그러할 뿐인데,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영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반면 연극은 주객이 전도된 생각을 많이 지니고 있다.

이 책에는 극 장르의 특성에 관한 이론에 해당하는 글도 있고 공연을 바탕으로 창작되는 희곡의 특성에 대해 설명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식을 다루는데, 지은이는 객관적인 글쓰기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예를 들어 그 이론들을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지은이의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곳곳에 삽입되어 있어, 더욱 쉽게 읽을 수 있는 '연극'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무엇보다도 영화나 소설이 사람들의 삶과 무관하지 않듯이 연극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갈등이나 고민,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회의 모습들을 잘 압축시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연극이라는 나름의 생각을 정리 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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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28
샬럿 브론테 지음, 배영원 옮김 / 범우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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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내가 한 번 책을 읽기 시작해서 쉽게 손에서 떼내지 못했던 몇 개 되지 않은 작품 중의 하나다.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라는 소재는 끊이지 않고 다뤄져왔고, 다루어질 것이다. 이 작품은 그렇게 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은 어느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다. 두 주인공인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는 각기 독특한 성격을 지닌 인물들인데, 그 두 인물 성격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절제'일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절대 표면에 드러내지 않는다.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환희의 감정도 그대로 드러내보이지 않는다. 그러한 그들이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또 나름대로 그 감정들을 표현하는 과정에서도 줄곧 절제된 그들의 모습은, 너무도 재밌게 이들을 지켜보게 했던 이유이다. 또한 그들의 만남, 헤어짐, 어렵사리 이루어진 그들의 사랑 스토리가 너무도 재미났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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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통사 1 (제4판) - 원시문학 ~ 중세 전기문학
조동일 지음 / 지식산업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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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누구보다 국문학 또는 한국 문학과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접하고 읽어 보았을 만한 책이다. 현재 계속해서 문학사에 대한 개론서들이 출판되고 있지만, 그러한 책들과 다른 이 책의 강점은 비전공자들이라도 쉽게 이 책을 읽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고전문학부터 현대문학이 망라되어 있어서, 그 규모도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시나 소설에 치우치지 않고, 그 간에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않은 장르의 작품들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작품은 이야기 식으로 줄거리나 평가가 되어 있어서 나름의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작가인 조동일 님이 고전문학을 전공하신지라 고전문학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기술의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내용이 정리되어 있는 반면, 현대 문학 부분은 조금 산만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조동일 님이 좋아하고 그 평가를 높이 하는 사람, 작품과 그렇지 않은 사람, 작품은 그것을 다루는 말투가 극히 상이하다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거친 말투가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점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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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4
윤흥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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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동인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소설 속 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건 작가이고, 작가가 만든 인형들의 세계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은 대부분 현실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보다는 조작된 느낌이 강하게 드는 그러한 인물들이며, 그들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의 영향으로 무참히 파괴되어 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권씨'역시 그러한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작품을 읽으면서 슬몃 슬몃 들곤 했다. 그러나 작품을 읽으면서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에서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여 전과자가 되고, 공장에 들어가 다시 한 번 변모하는 그의 모습은 이러한 나의 생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즉, 그가 왜 그렇게 변해가는지에 대해서 작품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 어설픈 강도가 되었고, 죽음 시도했으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 권씨는 원하지 않았지만, 공장에 취직도 되었다. 그러나 권씨는 변했다. 그 변화에 대해, 그의 변화된 모습 이후의 일에 대해서 작가가 다 털어놓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의 마지막 모습에 나는 희망을 걸어본다. 그가 자신의 자존심의 상징인 아홉켤레의 구두를 버리면서 다짐한 표면에 다 드러나지 않는 그의 모습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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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꽃이 피네 (소책자)
법정스님 지음 / 동쪽나라(=한민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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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이 저자라는 이유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스님의 글이 늘 그러하듯이 읽기에는 그지없이 평범해 보이지만, 소소한 일상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는 지혜가 묻어난다. 이 책은 비록 류시화씨가 엮었다고는 하지만, 그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책 또한 한꺼번에 읽으려 하면 역시 체하고 만다는 것. 나는 이 책을 주로 집과 학교를 오고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었는데, 그 곳이 만원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 속에서 내내 빙긋 미소가 입가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은 이 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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