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현대지성신서 1
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 현대지성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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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거장들의 재정적 후원자일 뿐 아니라 중세암흑시대에 고대 그리스 로마의 서책들을 수집 전파하는 인문부흥운동의 선도자요, 은행 지로 시스템의 창안자요, 피렌체의 지배자로 두 명의 교황까지 낸 인류역사상 최고의 명문가. 메디치 가문의 역사는 그 드라마틱한 파란곡절과 화려한 성취로 뭇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이 책은 100년 전의 작품이지만 세월의 간극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현대적 감각으로 쓰여졌다. 메디치 가문 `통사`의 형식을 띄고 있어서 입문서로 무난하다.  지지 찬양 일변도라 다른 시각의 책이나 통사가 아닌 책으로 보정할 필요는 있겠다.

어느 책을 읽든 메디치 가문 이야기는 필독의 이유와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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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4-09-2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생각의 나무에서 나오는 메디치를 읽구 약간 실망했더랍니다..
내용이 문제가 있지는 않았지만 메디치 가에 대해서 제목만큼 자세하게 나오지 않았거든요..
메디치나 보르지아는 항상 제 짝사랑의 대상인지라 기회가 되면 이책 읽을게요..

배바위 2004-09-23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디치 가문에 대한 통사로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메디치 가문에 관한 책으로서, 정말로 이거다 싶은 책은 아직 만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치있게 파고 들어갈 여지가 많을 듯한데, 의외로 아직 비어있는, 작가들의 틈새시장이 아닐지... 메디치가문을 파고드는 발군의 작가가 머지않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리골렛토 역의 바리톤 레오 누치가 너무 잘 하여서 그의 노래와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하였다.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리골렛토`라는 공연팜플렛의 선전문구조차 그에 대한 설명으로 부족했다.

리골렛토의 딸 질다 역의 조수미도 잘 했지만 레오 누치가 너무나 잘 하여 관중석의 박수가 홈그라운드의 조수미보다 레오 누치에게 크게 쏠렸을 정도다. 레오 누치와 조수미의 이중창들도 빼어났다.

200년 전 이태리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오늘의 우리 눈에 눈물을 글썽이게 만들고 노래 하나 동작 하나마다 몰입케 만드는 힘은, 이 공연에선 대부분 레오 누치의 노래와 연기에서 나왔다.

찾아보니 이 바리톤 가수는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 아래 베르디와 푸치니의 다른 오페라 작품들도 다수 녹음을 하였다. 기회 되면 한번 들어볼 일이다. 그러나 노래와 연기가 결합하여 지극한 부정과 인간의 나약하고 어리석음을 그처럼 절절하게 표현하는 모습은 현장이 아니고선 또 어디서 접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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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섬 공방전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5
시오노 나나미 지음, 최은석 옮김 / 한길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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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중세의 강국 투르크가 전투하는 법이 소상히 나온다. 일단 엄청난 대군을 끌어 모은다. 7백명의 성요한기사단과 기타 무장병력 등 3천명을 치기 위해 10만 대군을 동원한다. 이 대군에는 투르크 군뿐만 아니라 다수의 식민지 군대가 동원된다. 이 다국적 식민지용병은 땅굴을 파서 성벽밑에 지뢰를 설치하는 등 공병 역할을 하다가 전투가 개시되면 최전방에 화살받이로 배치된다.

중대 전투는 투르크 황제가 직접 지휘한다. 황제는 10만 대군을 동원해 놓고도 바로 돌격 명령을 내리는 법이 없다. 일단 적을 성안에 몰아놓고 처음 수십을 동안은 무조건 대포만 쏜다. 당시의 포탄은 오늘날처럼 화약이 폭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큰 돌을 날려보내는 방식이니 성벽에 큰 타격을 가하려면 엄청난 물량의 돌을 날려보내야 한다.

엄청난 수의 병사와 전투물자를 동원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총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대포만 쏜다. 그것도 조금씩 쏜다. 시간이 갈수록 성벽이 무너지고 날아오는 포탄도 그에 비례해 늘어난다. 적이 약해지고 지칠수록 공격의 강도는 더욱 강력해진다.

대포와 지뢰 공격으로 성벽 한쪽이 확실히 무너지면 그제서야 돌격전을 감행한다. 맨 앞에는 공병으로 동원됐던 식민지 다국적군이 화살받이로 나간다. 그 뒤에는 황제의 친위대가 배치되어 퇴각하는 식민지인들의 목을 친다.

로도스 공방전을 지휘했던 투르크의 쉴레이만 대제는 위대한 전제군주로 칭송받던 사람이다. 스물여덟이던 쉴레이만 대제는 수십일간의 포격 이후 단 하루의 돌격전으로 성을 무너뜨릴 계획이었다. 이 날 돌격전의 지휘는 무스타파 파샤가 맡았다. 이 사람도 터키 역사상 명 재상으로 추앙받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날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쉴레이만 대제는 당시에 이미 재상을 맡고 있던 무스타파 파샤에게 사형을 내린다. 최고령 대신이 깜짝 놀라 이를 말리자 그에게도 사형을 내린다. 이에 모든 신하들이 나서서, 두 사람을 죽이면 전선이 무너진다며 말리자 겨우 사형을 철회하는 대신 무스타파 파샤를 시리아 총독으로 좌천시키고 다음날로 임지로 떠나보낸다.

쉴레이만은 그 후로도 수십일간 수만명의 전사자를 내면서 무제한 공격을 감행한 끝에 성요한기사단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다. 항복을 받아내는 과정도 특이하여 `무조건항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명예로운 항복`과 `몰살` 중에서 선택하라고 최후 일격을 앞두고 휴전한다. 성요한기사단이 명예로운 항복을 선택하자 쉴레이만은 비록 적이지만 성요한기사단이 정말로 용맹하고 훌륭한 전사임을 인정하고 그들이 무장을 해제하지 않고 섬을 떠날 권리, 남아 있는 현지 주민들에게 수년간 세금을 면할 권리 등 투르크 점령역사상 유례없는 유화정책을 약속하고 이를 실행했다.

봉건시대에나 가능했던 무지막지한 그러나 승산이 확실한 전투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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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경영대전 - 행하는 자 이루고 가는 자 닿는다
홍하상 지음 / 바다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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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읽을 만한 자서전을 남겨 놓아 참고할 만하나 삼성의 이병철 회장에 대해서는 읽을 만한 전기가 없었던 걸로 안다. 호암자전이라고 자서전이 남아 있으나 구해 읽기도 힘들고 정주영 회장 자서전만큼의 재미도 없는 듯하다. 이 책은 이병철 회장 옹호 일변도로 시종일관하지만 그가 어떻게 살다 갔는지 사실관계에 접하는 용도로는 충분히 읽을 만하다.

사람이나 조직을 제대로 연구하여 객관적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역사적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소설은 위대한 작품이 많지만 역사나 인간연구, 혹은 조직연구로는 그만한 작품이 아주 드물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나는 기업에 종사하므로 기업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서들이 나오길 바란다. 특히 한국의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서 훌륭한 연구평가서가 나오길 바라며, 현대와 정주영, 삼성과 이병철에 대한 좋은 책들이 나오길 바란다. 그들의 공과를 깊이 분석하면 미국이나 일본의 기업과 기업인을 소개하고 분석하는 것과는 또 다른 유익한 지침이 나올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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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16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아주 재미없는 공연이라는 얘기를 점잖게 각색하여 써놓은 공연평을 읽었을 때 취소했어야 했다. 그때 과감한 결단을 하지 못한 죄로 평생 처음 공연보다가 중간휴식시간에 집으로 가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노래와 춤도 인상적이지 않고 연극인지 뮤지컬인지 헷갈릴 정도로 대사가 많고 다른 브로드웨이뮤지컬과의 차별성으로 내세운 `사회성 짙은 메시지`도 전혀 감동적이지 않았다.

이런 공연을 왜 수입했을까. 우리 정서에도 안 맞고 재미도 없고...... 수입기획사를 원망해보다가, 브로드웨이뮤지컬 직수입이라는 fact 하나에 현혹된 내 죄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 영화와 음악과 연극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데 듣도 보도 못한 뮤지컬을 `직수입`이라는 포장 하나에 홀려서 보러 가다니. 크.. 내 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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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4-07-0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저도 이 공연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 순간 관심 꺼야겠네요.

ceylontea 2004-07-0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재미없는 공연이라는 얘기를 점잖게 각색하여 써놓은 공연평을 읽었을 때 취소했어야 했다.
이 첫문장 큭큭거리고 웃었어요... 죄송해요...
그러게... 뮤지컬의 경우 외국에서는 유명해도..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서 아주 재미없는 공연이 있긴 하더군요... 저는 "렌트" 볼때 그랬어요... 그래도 그 공연은 우리나라에서도 칭찬을 했던 공연이었는데... 저는 공연내내 아름다운 노래 외에는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답니다.

배바위 2004-07-0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렌트` 봤었는데.. 그래도 `렌트`는 `캬바레`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sunnyside님. 제 덕분에 입장료 굳었으니까 후사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