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면 무서운 말이다. 이 무서운 말을 뭣도 모르고 좋아했다. 언제나 행동보다 생각이 앞서는 INTP이자 소음인인 내가 왜 이 말을 좋아했을까? 이명박의 '정의'나 박근혜의 '100%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과 같은 배경이었을까? 오늘 우연히 이 말에 대해 두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먼저 생각과 삶은 별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나의 생각은 나의 삶의 일부이다. 생각하는 것이 사는 것이고, 사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나처럼 생각'만' 하는 것은 문제지만.) 이미 여기서 이 말은 논리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삶에서 생각을 떼어낸 것에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모순과 불순을 받아들여도 문제는 또 있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과연 나쁜 일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을 정직이나 지행합일, 삶과 철학의 일치로 볼 수는 없을까?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생각대로 살라는 것인가. 아니면 생각과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서 (둘을 일치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심리학자들이 설명한다.) 생각대로 살라는 것인가. 나는 후자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전자는 그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