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경기 일정이 발표될 때부터 나는 불안했던 것이다. 왜 하필이면 마지막 경기가 그 팀과의 경기란 말인가. 그 경기는 이미 전설인 선수의 은퇴 경기가 될 것이기에, 나는 그대들이 남의 잔치의 들러리가 될 것을 염려했던 것이다. 그대들과 라이온즈의 가을야구는 좌절된 상태, 그날의 주인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나는 그러한 경기를 보고 싶지 않았고, 보지 않았다. 나는 뒤늦게 경기 결과와 함께 그날 주인공과의 정면승부를 택한 그대들의 선발투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올해 그대들의 야구는 실패라고 할 것이나, 그것으로 되었다. 내가 그대들을 응원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대들에게 한 수 배웠다. 회피와 유예로 점철된 나의 지난날을 후회하며 이 전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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