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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을 밑천으로 쏘주를 자산으로
주병진 지음 / 청아출판사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내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분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주병진을 다시보게 되었다. 성공한 사업가, 순발력 뛰어난 개그맨, 성희롱 성폭력 소송 등으로 알고 있었던 주병진에 대한 표면적인 이해를 넘어서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아주 진솔한 사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 사업의 비전과 철학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 의하면 주병진은 어릴적 아버님을 여의고, 신문배달부터 많은 일을 하면서 정말로 열심히 살아서 오늘날의 성공에 이른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대마초 사건등을 통해서 인생의 초년기에 자살을 생각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였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그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오히려 자신감을 키워가는 그의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팬티사업을 시작하게 된 그의 이야기는 트렌드를 바라보는 능력, 사업의 전략적인 상황을 읽어내는 능력 등에 있어서 그가 훌륭사업가의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흰색의 고무줄 팬티 일색이던 우리나라 시장에서 과점체제속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기회가 없던 시절에 그는 오늘날과 같은 디자인이 넘치는 팬티시장을 꿈꿨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변태라서 팬티에 미친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 여력, 시장의 역학, 가능성등을 고려해서 남성팬티시장에 문을 두드렸음을 이야기한다.
주병진은 전략적인 사고의 소유자임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인생 철학에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의 안정과 변화에 대한 생각이 그러하다. 안정적이라 보이는 모든 것은 변화하며, 자신역시 안정을 꿈꾸지만, 안정은 꿈꾸고, 준비하는 것이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끊임없는 혁신과 발전, 그리고, 사업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목표를 상향조절할 줄 아는 사업가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카페사장, 좋은 사람들의 사장을 거치면서, 그는 사장이라는 겉으로 보이는 좋은 면이 아닌, 치열하게 사투하고, 하나의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사업하는 사람은 다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일 것 같다. 카페를 차리면서 초기에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피눈물나게 노력했던 모습, 가게의 영업을 위해서 끊임없이 손님들과 술을 마시며, 건강까지 해쳤던 이야기, 공급업자들과의 관계들, 카페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분위기, 음악, 음식등 다양한 부분에 신경을 썼던 것들 모든 일들이 이익을 내고, 돈을 벌기 위해서 정성이 필요함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장의 혼돈과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그것을 읽어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대응하고, 나머지는 운에 맡긴다는 주병진의 철학에 깊은 공감이 간다.
책의 내용에서 다소 부족 내지는 언급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의 리더십에 대한 고찰이다. 주병진이 회사내의 인력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했고, 어떤 고민을 했으며, 어떻게 자신의 리더십을 발전시켜나갔는지에 대한 부분은 거의 언급되어 있지않다. 다소, 주병진 개인의 매력과 기질, 전략적인 사고, 포부 등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어찌되었건, 지금 창업을 결심하고 있거나, 사업을 하고 있는 분이라면 읽어보심직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주병진의 삶에서 처럼 사업이란 것 자체가 치열함을 필요로하며, 특히 경영자는 결단력과 상황의 돌파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 있어서 주병진 사장은 좋은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