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이 배경으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프로야구 창단 시점 1982년부터 1998년까지의 스토리와 주인공의 나이와 정신적인 성장의 과정은 역시 나자신과 궤적을 같이 하고 있고, 많은 부분 나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무척이나 공감이가는 내용이었다.

박민규라는 저자의 맛갈나는 글솜씨로 인해서,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현재에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하루에 바쁘다는 핑계로,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은 그런 잃어버린 우리의 과거, 그것도 먼 과거가 아니라 불과 얼마전의 청춘을 돌아보게 하고,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를 생각하게 하고, 또 우리의 삶은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이땅에 프로야구 구단이 생김과 동시에 우리는 '프로'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프로'는 아름답다는 광고카피까지 등장했고,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과 승자가 모든것을 가져가는 자본주의의 약육강식, 아니 우리의 처절한 현실에서 다들 지치고, 힘들고, 강박관념속에서 바쁘게만 살아가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 현실에서 한걸음 멈추어서서 파란하늘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계절마다 찾아오는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주변의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하는 일상의 아름다움, 조금만 속도를 늦추고, 자신의 삶을 억지스럽지 않게, 강요된 '프로'가 아니라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거워할 수 있는 삶은 어떻겠느냐고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은 이야기한다.

어설픈 '프로'의 강요속에서, 아니 처절하게 현실이 되어버린 '프로'의 세계에서 모두들 부자연스럽지만 자신을 태우며 임했던 프로야구 출범기에 삼미슈퍼스타즈는 너무나 아름답게 야구를 통한 인격수련을 내세운다. 비록 1할대의 승률로 삼미를 응원하는 사람을 돌아서게 했지만, 삼미가 추구했던 야구는 그 반향을 일으켜 1998년에 팬클럽을 결성하도록 만들고, 그 '행복한 소수'에 의해 삼미의 꿈은 이어지고 있다.

이 소설은 아주 재밌있다. 나 역시 이소설을 들고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혼자 킥킥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주변을 살피고 다시 표정을 관리했던 일이 몇번이나 된다. 정말 재밌다.

무언가를 꿈꾸었던 대학교시절, 그 시절이 지나서 사회인이 되어서 먹고 사는 문제에 씨름하면 살아온지 어언 8년이 된것 같다. 바쁘게 달려온 그 시간동안 난 무엇이 되어 있는 것인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이 소설로 인해서.

나역시 바쁜 회사생활과 그에 이은 창업, 회사의 어려움 속에서 너무나 바쁘게 나자신을 태우며 살아왔던 사람이었던 것같다. 하지만, 소설속의 주인공이 삼미의 교훈을 바쁜직장생활, 이혼, 실직이라는 상황속에서 잃어버린 영혼을 다시 살찌는 자양분으로 사용했듯이, 나역시 2002~3년을 분기점으로 삶을 조절하기로 결심했던거 같다. 우리에게 시간이란 자원은 우리가 그것을 충분히 음미하고 느끼고 스스로 선택하여 사용하지 않는한 너무나 안타깝게 사라저버리고 만다는 것을,   행복이라는 것은 늘 가까이에서 스스로 평온함을 찾고, 자신의 주변의 사람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는것,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확보하는 것, 주변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에 의해 자신의 삶도 바뀌리라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장시간의 휴식을 통해 재충전을 하고,  6시간 근무하는 환경의 회사를 찾아서 자신의 삶을 일구었듯이, 나 역시 회사의 규모를 축소하고, 회사일로, 쓸데없는 일로 너무나 쓸데없이 바쁘기만 했던 나의 시간을 돌아보고, 내가 진정하고 싶었던 일에 시간을 할애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으로 회사의 규모를 줄이고 그렇게 해나갔던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을 요구하고, 삶이란게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1명의 일등과 나머지가 모두 패자가 되는 그런 네가티브한 게임의 장이 현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가 자신의 호흡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하고, 재밌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생각에 달려있고, 스스로를 혹사하는 억지프로가 되지 않겠다는 삼미슈퍼스타즈를 가슴에 새겼을때는 각자 나름대로의 해결책이 분명이 있다는게 소설속의 주인공의 메세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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