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절의 시대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내용은 어렵다. 피터드러커의 저서를 여러권 읽은 상태에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번역의 문제도 있겠지만, 피터드러커가 지적으로 활발하던 시기에 낸 저작이라는 생각이든다.
이책은 35년전에 나온 책이나, 정말 믿을 수 없는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최근에 나온 웬만한 미래학 서적보다 나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현재 시대에 대한 통찰력이 가득 담겨있다.
특히, 새로운 산업과 그 역학이라는 장에서 정보산업을 예언하는 부분에서는 현재의 인터넷 시대를 예언이라도 하는 듯이 아주 구체적으로 현재의 인터넷 사업을 묘사하고 있다.
"컴퓨터가 정보 산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대체로 중앙발전소가 전기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같다. "
"중앙발전소 없이 전기 산업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없이 정보 산업은 불가능하다. 전기 산업의 기술과 과학적 발명이 그렇듯이, 전기 산업에 있어 대부분의 투자는 송전선, 가로등, 발동기, 또는 각종 전기장치 등 전력의 송전과 이용에 필요한 장치들이 들어간다. 마찬가지로 정보 산업에 있어 대부분의 우순한 인력은 정보의 창출과 저장, 즉 컴퓨터 그 자체보다는 정보의 전달과 응용에 투입된다. 그리고 정보 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윤 또한 대부분 정보의 전달과 응용에서 창출 될 것이다."
"비록 IBM이 지금 한달에 1,000대씩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지만, 컴퓨터 산업에서 에디슨의 전구 같은 것이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전구 같은 일종의 하드웨어가 아니다. 앞으로는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해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각각의 자료를 매번 힘들게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변환 해야만 하는 한, 우리는 정보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정보를 그 속성에 따라 분류할 수 있어야만 한다. "
100세가 넘께 살면서 인터넷의 출현을 목격한 피터드러커의 심정은 어떠할까 생각이 드는 멋진 통찰력을 가득하다.
정부의 역할, 시장의 역할, 경제학의 변화, 지식 노동이 생산성을 높이는 주요한 척도로 등장하면서 변화하는 경영의 모습, 혁신과 기술에 대한 견해 등이 지금에 와서는 많이 받아 들여진 이야기이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혁명적인 주장일까 생각이들었다.
또한 공산권 국가가 자본주의의 이윤개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정확한 분석들도 재밌다.
경제 개발, 선진국과 후진국의 갈등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착취에 대한 울부짖음을 해결하는 방법은 더 이상 착취자를 제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그 해답은 가난한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험 불확실성 이윤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제성장을 설명하면서, 개발국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부의 원조가 아닌, 진정 자국민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생산성의 개념이 경제학에 있어서 중요한 발견이며, 지식작업, 지식노동이 20세기의 생산성 증가의 주요원인임을 설명하고 있다. 피터드러커는 그런 맥락에서 테일러를 재발견하여, 작업을 분석하는 지식작업을 제안한 테일러가 근대의 생산성 향상의 주된 모티브를 제공했고, 그결과 최하층의 단순 작업 노동자의 생산성을 증가시킴으로서 단순노동자가 실질적으로 임금상승과 삶의 질이 올라 갔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6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서평으로 다 정리한다는게 불가능하다. 이책은 경영과 사회에 대해서 20세기, 21세기를 다루는 문제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