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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차익종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경험주의에 기반을 둔 회의주의자로써 자신의 세계관을 이 책을 통해서 풀어나간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플라톤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귀납법적으로 도출된 이론을 맹신하고, 그 이론에 빠져서 현실세계를 해석하게 됨으로써 봉착하게 되는 문제에 대해서 지적한다.
이론은 사람들이 현실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그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실행프로그램에 연결하게 되었을 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이 가우스적인 해석에 따라 정규분포를 이룬다고 가정하고 만들어낸 금융이론들이 확률적으로 희박할 것이라고 믿었던 대형사건의 등장으로 너무나 파괴적으로 무너진 현상이 그걸 증명한다. 사람들은 백조가 희다는 것을 너무 오랜시간 받아들였지만, 단 한번의 예외의 출현으로 백조가 희다는 정체성은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저자는 가우스와 만델브로를 병치시켜서, 멱곱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세상이 존재함을 주장한다. 이 책과 <부의 기원> <링크> 를 같이 읽어보면 복잡계이론에서 어떻게 이런 불확실한 세상을 설명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저자가 제기한 문제가 그렇게 새로울 것은 없다는 생각도 든다. 멱곱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산술평균이 적용되는 세상으로 저자는 '자기증식성'이 있느냐의 여부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것을 복잡계 이론에는 링크를 만들 수 있느냐로 보기도 한다. 즉, 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빌게이츠가 축적한 부는 정말로 어마어마하다. 이런 부는 멱곱수의 법칙이 적용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키와 몸무게를 생각해보자. 아무리 키가 커도 3m가 넘는 사람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산술평균이 적용되는 세상인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산술평균의 세상이라고 생각했던 영역이 사실은 '자기증식성'이 있는 영역일때 문제가 커진다. 그런 불확실한 영역을 확실한 가우스적인 세계로 포장하고 덤빌때 대형의 재앙은 나쁜 블랙스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주의적 회의주의는 삶에 있어서 실용적인 태도로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리뷰어는 사업을 하면서 항상 '현재시점에서 내가 알아야하는데 모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많은 사업가들은 불확실성을 다루는데, 항상 이미 파악된 불확실성은 대비할 수 있지만, 문제는 파악되지 않은 불확실성이다. 만약 사업가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예측한대로 사업이 풀려나갔다면 빌게이츠는 너무나 많을 것이다. 많은 경우 예측과 다르게 돌아가고, 지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르고 있는 것에 의해서 사업은 좌우된다. 저자는 그런 점을 아주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뷰어 입장에서는 이 책이 저평가 혹은 오해를 받고 있다고 여겨지는 점은 금융위기와 관련해 한정적인 주제를 다루는 글로 알고 있었는데, 단순하게 그렇게 볼만한 책은 아니고, 세계관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이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 책의 이론적인 백그라운드가 복잡계 이론에서 다루는 내용을 넘어서지 못하는 평범한 수준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