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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평가란 무엇인가 - 탁월한 기업 성과를 위한 핵심 도구
딕 그로테 지음, 여민수 옮김 / 처음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딕그로테라는 저자가 글로벌 기업을 컨설팅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의 성과평가 시스템과 그 철학에 대해서 소개한 글이다. 리뷰어는 한 때 중소기업의 성과평가시스템을 만들려고, 국내외에서 관련도서를 검색한 적이 있었다. 의외로 성과평가에 관련된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단지 인사분야의 고리타분한 교과서(!)같은 책들만 있지, 성과평가에 대한 통찰을 다루고 있는 책이 없었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생활한다. 그 중에 가장 치명적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인사평가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리뷰어의 후배가 국내의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항상 인사평가 때가 되면 무척 신경이 쓰인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인사고과라는 것이 고과를 매길 시점에 승진할 연한이 찬 사람에게 몰아주기 식이 되어서 불만스럽다는 것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철저하게 성과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인재를 대접하는 문화와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고, 유교적인 상하개념, 정실주의 등이 뿌리깊다고 느껴진다. 많은 직장인들이 성과평가라는 것에 회의적이고, 성과평가를 하는 관리자를 신뢰하지 못하고, 회사의 공정성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이 책은 과연 성과평가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야하고, 그 시스템 위에서 평가자와 피평가자는 어떻게 평가를 하고,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준다. 질문과 답의 형태로 이뤄져있어서, 실용적이다. 실용적이고 쉽게 쓰여져있지만,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실제 저자가 기업체에서 많은 성과평가시스템 설계와 실행의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얻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의 복잡한 상황등이 책 속에 녹아 있다. 저자는 최대한 간단 명료하게 대답을 하려고 하였으나, 다루고 있는 내용이 리더십과 경영에 대한 지혜가 부족하면 많이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이를테면 저자는 "성과 평가의 대상이 되는 태도와 결과 중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가?","성과는 좋지 않았지만 개발을 성공적으로 해낸 직원을 어떻게 평가해야하나?","잠재력은 뛰어나나 최근 가정문제로 성과가 좋지 않았던, 일시적으로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어떤 관리자는 성과평가 기준이 가혹하고, 어떤 관리자는 관대하다. 어떻게 해야할까?","직원들이 업무에 만족하고 동기부여된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걸까?"와 같이 대답하기 곤란하고, 생각을 필요로하는 여러문제를 제기하고, 간명하게 대답해준다. 아마도 많은 기업경영자들이 한번쯤은 고민하였으나, 회사의 인사원칙, 평가원칙으로 자리잡히지 못하고, 그때 그때 대응했을 평가와 관련된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람을 기업경영에 가장 중요한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내에서 HR부서는 단지 기능적으로 채용을 하고, 직원의 복리후생 정도를 챙기는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GE같은 글로벌 기업은 라인 매니저들이 항상 HR담당자를 주요 스탭으로 같이 일을 하고 중요한 전략적인 결정과정에 HR담당자들이 참여하고, 조직의 사람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을 실행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주요한 전략의 변화가 결정되면, 그에 따른 조직의 인재상, 인사평가의 역량 모델 등의 변화를 바로 만들어내어서 조직전체에 전략의 변화가 결정된 날부터 평가방식의 변화가 전직원에게 전파된다고 한다. 국내의 굴지의 기업들은 다소 이런점이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전략의 변화는 있었지만, 직원들은 과거의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매니져가 전달하는 메세지와 인사평가때의 기준이 부조화된다는 것이다. 전략이 변화했어도, 평가방식은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거나, 수많은 채첨표의 복잡성으로 인해 조직이 우선순위를 바꾸었다는 것이 현장의 직원들에게 전파되지 않는 모순된 상황속에서 직원들은 방향성을 잃는다. 이런 모든 상황은 성과평가를 기업 경영의 핵심적인 도구로, 그리고 HR조직을 경영전략의 실행을 위한 핵심도구로 생각하지 않는 경영 관행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기업이 목표와 전략, 가치에 잘 정렬된 성과평가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고, 그 실행을 할 때 어떤 문제에 봉착하는지, 그리고, 어떻게하면 잘 정비된 성과평가시스템으로 기업경영의 질을 높일 것인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 대기업 경영자, 중간 관리자들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