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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1 - 출발의 노래
막스 갈로 지음, 임헌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평점 :
이 책은 나폴레옹의 출생부터 죽음까지의 역사적인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결합시켜서 나폴레옹이 속마음과 역사적 사실을 결합시키고 있다. 프랑스의 전쟁 영웅 정도로만 알려졌던 나폴레옹, 어린시절 위인전에서 멋진 이각모를 쓰고, 용감하게 전쟁터에서 군대를 지휘하는 삽화로 기억되는 나폴레옹의 출생부터의 죽음까지의 드라마와 같은 삶을 읽어볼 수 있다.
특히, 나폴레옹이 추구했던 권력에 대해서, 그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코르시카라는 작은 섬의 출생으로서 프랑스의 속국이 되는 설움을 겪었고, 어린시절부터 이를 악물고 프랑스어를 공부하면, 자신의 조국의 독립을 꿈꾸었던 나폴레옹은 프랑스군 장교가 되어 자신의 조국을 점령했던 프랑스를 점령하고, 결국 유럽을 통일하는 꿈을 꾸고, 전유럽으로 프랑스의 영토를 확장해나간다.
나폴레옹은 어린시절부터 엄청난 독서광이었고, 그가 어린시절 읽었던 방대한 전쟁사와 정치를 다룬 역사소설들은 그가 후일 자신의 군대로 전쟁에 참여하고, 황제가 되고 정치를 벌여나가는데 밑바탕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대혁명의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전 유럽에 왕정을 폐지하고, 입헌군주제라는 새로운 정치이념을 뿌리내리게 하고 싶었고, 그런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도구로 전쟁을 삼았다. 끊임없는 원정전쟁 속에 수많은 동료와 제국의 젊은이들의 피가 유럽대륙에 뿌려졌다.
일개의 변방민족 출신의 장교의 지위에서 점차로 권력을 확대해가며 전유럽을 호령하는 그의 모습은 에너지 그자체이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에너지, 끝없는 권력에 대한 욕망, 그리고 시대정신에 대한 이해와 실현을 옅볼 수 있다.
나폴레옹의 사랑에 대해서 다룬 내용도 재밌는데, 초창기에 이탈리아 원정을 힘들게 하던 시절에 조세핀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조세핀의 바람기 그리고, 황제가 되어 권력을 장악한 이후 관계가 역전되어서 조세핀은 나폴레옹에게 매달리지만, 나폴레옹은 끝없이 젊은 여자를 만난다. 황제로서의 권력을 만끽하면서 낭만적 사랑의 모습이 아닌 권력의 탐닉수단으로서 사랑을 변질시켜나간다.
유럽의 역사적인 획을 그은 위인이지만, 나폴레옹이 진정 행복했는가는 알기 힘들다. 오히려 끝없는 원정전쟁과 힘들게 조세핀과 이혼하여 얻은 젊은 아내인 오스트리아공주와의 사이에서 낳은 로마왕과 사랑을 별로 나누지 못하고 생이별을 하게 된다.
무리한 러시아 원정으로 인해서 엄청나게 많은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결국 연합군에 패배하여, 엘바섬으로 유배된다. 그러나, 엄청난 에너지의 소유자이고, 끝없이 투쟁하는 나폴레옹은 엘바섬에 있는 군대를 조직하고, 파리로 상륙작전을 감행하여, 왕정으로 복구한 부르봉왕가를 무혈로 몰아낸다. 그리고, 다시 연합군과 전쟁을 일으켰지만, 역부족으로 패배하고 만다.
나폴레옹의 입장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읽었던 리뷰어 입장에서는 서글펐다. 승승장구하던 나폴레옹이 러시아원정때부터 자신의 인생의 운이 다한것처럼 계속되는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운명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항에 점차로 빠져들어 결국 황제로 재등극한 이후에 도망을 다니다가 영국군에 투항하고, 세인트헬레나섬(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외딴섬)에 유배되고, 거기서 그야말로 영웅다운 죽음이라기보단 병마에 의한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 서글펐다.
자신의 권력을 지속적인 전쟁과 입헌군주제 확산으로써 쌓아올렸던 나폴레옹이 만약 러시아 원정을 벌이지 않고, 좀더 실력을 쌓는데 매진하면서 자신이 확장한 영토내의 권력강화에 노력하였다면, 마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 대륙을 통일한 것처럼 유럽도 근현대를 통일된 국가로서 맞이 하게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나폴레옹은 <제7의감각>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소규모 군대를 지휘하면서 전쟁을 하는데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천하무적이었던 것 같다. 수많은 전투를 벌였고, 거의 대부분의 전투에서 승리했다. 너무나 놀라운 면이었다. 권력의 본질이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