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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구하기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국부론>의 저자 애덤스미스가 현실속에서 다른사람의 영혼을 빌려서 나타나게 된다는 내용을 모티브로 쓰여진 경제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건,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하여,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고,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라는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애덤스미스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 다르다는것, 좀더 심오한 깊이 있다는 것이다.
애덤스미스는 물어본다. '당신은 행복한가?' 라고, 물질적인 부의 축적이 행복의 증대를 가져오는가? 라는 여전히 우리 현재의 세상에서도 중요한 물음을 이미 18세기에 던졌던 것이다. 위의 질문에 애덤스미스는 너무나 놀라운 대답을 한다.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은 마음의 평화이다'라고, 이 대답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던졌던 도발적인 질문 '당신은 행복한가'와도 같은 대답이고, <내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앤서니 라빈스의 책 전체에서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애덤스미스의 사랑에 대한 관점도 달라이라마의 사랑에 대한 관점과 놀라운 일치를 보여준다.
책내용을 적어보면,
'내 생각에 사랑은그다지대단한 미덕이 아니라네' 스미스가 말을 이었다. '사랑에 동반되는 모든 악을 생각해 봐. 모든 고뇌를일으키고 파멸과 불명예로 끝나는 경우도 있잖나. 그 결과는 이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치명적이기까지 해' 그는 뺨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괜한 간섭일진 모르겠지만 자네는 이 감정을 초월해야 된다고 생각하네. '사랑'의 열정을 토대로 다른 열정을 일깨워야 해.사랑에 따라오는, 우리에게 필요한 열정들 말일네. 말하자면 인간애, 자비, 친절, 우정, 존중 같은 것들.그걸 나눌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다면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라네'
이 책에서 등장하는 피터라는 경영자의 모습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CEO가 옳은 가치기준을 가지고 일을 하고, 종업원을 존중한다면, 회사는 좋은 에너지가 분출되고 활기가 넘치게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애덤스미스가 주장하는 덕성의 개발이라는 측면을 회사 조직 차원에서도 투사하여 본 인물이라 할 수있을 것 같다. 실제 피터와 같은 CEO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허브 캘러허'같은 CEO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자유시장경제체제의 이윤추구라는 말보다는 자기존중을 바탕으로 한 타인의 입장에 대한 이해라는 어찌보면,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심' 비슷한 이야기를 애덤스미스는 많이 하고 있다. 그를 바탕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이익의 추구는 건전하다고 보고,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양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한사회의 도덕성의 함양,수준이 같이 맞물려야 시장경제가 제대로 동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진정 우리 사회도 자본주의 시스템에 맞추어 사회의 덕성이 같이 개발되고 있는가? 사람들의 영성이 같이 진보하고 있는가에 질문을 던지게 했다.
애덤스미스는 인간이 개개인의 타고난 재능의 격차는 그리 큰 것이 아니라,기질과 습관, 교육때문에 차이가 벌어진다고 주장하고, 오랫동한 한가지 일에 매달려야 한가지 능력이 뛰어나게 처리할 수 있고, 그렇게 향상된 생산력으로 교역을 통해서 과실을 나누어 갖는 것이 교역의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간 담합이나 경쟁의 제한 등의 이유로 오히려 시장이 축소되면 오히려 사람들이 가난해 진다고 애덤스미스는 생각하고 있다. 18세기의 유럽에서는 도시자치제라는 이름으로 교역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런 이유로 애덤스미스는 반대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적용시켜 음미해볼만한 이야기인 것 같다.
어쨌든, 읽기도 쉽고, 인간의 본성, 동기, 경제에 대해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