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와 유방 1
시바 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달궁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초한지를 한번도 읽어보지 않고, 간접적으로만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를 듣다가 접한 시바료따료의 '항우와 유방'은 저에게 있어서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삼국지, 대망등은 장편인데다가 등장인물도 많고,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지만 길어서 지치는 면도 있고, 너무나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스토리의 흥미진진함이 떨어지는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그러나, 항우와 유방은 정말 두 사람의 대립구도가 명쾌하고, 스토리가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두 리더의 명확한 차이로 인해서, 훌륭한 리더란 어떤 리더일까를 아주 쉽게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힘이 있고, 똑똑하고 능력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CEO들이 일순간 성공하지만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던가, 어느정도 성공하고 그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뉴스를 통해서 많이 접했습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유방이 가지고 있는 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저자는 유방이 가진 덕을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유방은 부하의 의견을 경청하고, 사리 분별을 판단하여, 의견을 받아들입니다. 공적을 세우면 출신을 불문하고, 상을 내리고, 부하를 아낍니다. 유방이 정말로 한량처럼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재를 거느리고,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반면, 항우는 능력이 있고, 힘이 있고, 부하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제합니다. 하지만, 인사에 있어서 공정하지 않게 친척들을 요직에 배치하고, 인재들을 의심하는 리더입니다. 부하들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으로 풀어가는 사람입니다.

100번을 싸웠다면 99번을 항우는 이기고, 유방은 단한번 이겼을뿐입니다. 하지만, 유방은 마지막에 승리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보았습니다. 항우는 99번의 승리를 거머지면서도 99번의 실수를 했습니다. 민심을 잃었고, 부하장수의 마음을 잃었고, 전략적 요충지인 곡물창고를 잃었습니다. 유방은 매번 도망치지만, 99번의 실리를 취했습니다. 백성들의 마음을 얻고, 명분을 버리고, 실리를 취해 곡물창고를 얻었습니다.

그런 유방의 실리주의, 큰 덕은 결국 세력을 형성하여, 항우의 뛰어난 개인의 능력을 엎어버리게됩니다.

우리 사회에도 유방과 같은 리더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투표의 기준도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평범하지만, 겸손하고, 진실된 사람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대통령의 부하들이 최선을 다해서 일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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