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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1999년 즈음이던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서 마음에 깊은 울림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무소유>가 쓰여진 지 꽤 된 책인데, 시대를 뛰어넘어서 공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홀로 사는 즐거움>이라는 책도 무척 기쁜 마음으로 읽었던거 같다. 법정스님의 수필집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너무 마음에 와닿고 좋은 말씀이 많았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일에 대한 흥미를 잃을 때는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탐구하는 노력을 쉬게되면 인생이 녹슨다.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혹시 나는 매너리즘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일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즐겁게 노력하고, 탐구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그 물음 본래 모습을 잃지 않는 중요한 자각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나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내려놓지 못할 때 마무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또 다른 윤회와 반복의 여지를 남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진정한 내려놓음에서 완성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나는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을 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비우려고 노력했었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곳곳에서 독서의 즐거움에 대해서 언급하시고, 좋은 책을 선택해서 읽으라고 조언해주시고, 책을 읽으면 그 좋은 책의 내용이 나 자신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이 나를 읽고 있는 상황이 있다고 말씀하고, 그럴때는 책을 덮고 일어서야한다고 그리고,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책을 제대로 대할 수 있다는 말씀하신다.
책을 읽어야지 책에 읽혀선 안된다는 말이 깊게 가슴에 와닿는다. 외딴 산골에서 수행하시면서, 농사짓고, 차를 마시며, 독서를 하면서 수행을 하시는 법정스님의 삶을 떠올리면서 수필에서 스님의 마음을 느끼면서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