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소리 여행
이동희 지음 / 이채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청년들이 힘든 20대를 보내고 있다. 취직하기가 어려워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힘든 고민을 하고 있는 요즘의 청년 구직자들을 일컬어 '88만원'세대라는 말까지 회자 될 정도로 20대의 젊은 이들의 취업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동시대의 한 젊은이가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겪은 경험담이다.

청소년기는 제롬데이비드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처럼 질풍노도의 시기이고, 많은 방황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속에서 살아가는 시기일 것이다. 그런 청소년기를 지나 20대가 되면, 우리는 삶의 방향성, 목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선택을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선택의 과정이 아주 어린시절에 일어나기도 하고, 뒤늦게 중년에 삶의 경로가 바뀌기도 하겠지만, 20대는 취업, 결혼 등의 인생의 행로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결정들을 많은 사람들이 하곤 한다.

하지만, 많은 20대가 진정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조차 하기 힘들어하고, 단지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계획을 갖은 20대를 찾아보기란 어렵다는 생각이든다. 우리의 미래를 직업으로 분류해 선택해서 상상했을때, 마치 무엇인가 새로운 것, 마음속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들은 이미 없고, 마치 세상은 완성되어서 내가 들어갈 틈이 없는것처럼 느껴진다고나 해야할까? 그저, 대기업 혹은 공기업에 취직해서 안정된 삶만을 원하고,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사회에서 자신이 어떤 소명의식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보이다.

이런 식의 생각을 하는 것이 어쩌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의 부족과 세상과 접촉할 수 있는 경험이 틀에 밖힌 교육, 학원 전전하는 방과후 시간으로 고등학교까지 보내고, 대학교 생활역시 판에 밖은 듯한 학점과 취업공부로 짜여져있어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하거나, 사회와 호흡할 통로를 못찼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지구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많은 시대적인 과제들이 우리 앞에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위대한 성취를 통해 사회와 인류에 공헌할 많은 리더를 필요로하고 있지만, 우리의 20대는 당장 자신이 하고 싶고, 열정을 발견할 비전을 발견하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아름다운 20대를 발견할 느낌이랄까? 자신이 꿈을 꾸고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해서 그것에 관해서 행동에 옮긴 스토리가 이 책이다. 물론 20대 초반의 서툴고, 미약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꿈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저자인 이동희씨가 꾸는 꿈은 국악의 대중화, 아름다운 우리 음악의 세계화라고 생각이된다. 저자는 서울대 국악과 재학시절에 자신의 선배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조사해본 후에 많은 선배들이 국악의 길과 상관없는 분야로 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국악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해볼때 당연하다고 느껴질 부분이다. 저자는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악이 지금 21세기에 전세계에 먹히고,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될 수 있다고 믿고, 6개월동안 전세계를 돌면서 국악공연을 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협찬을 받고, 다큐멘타리 제작을 할 수 있도록 카메라 등도 준비하고, 같이 갈 서울대 국악과 친구들과 팀을 짜서, 무겁고 큰 국악기를 여행에 맞도록 개량해서 만드는 준비까지해서 대략 6개월의 준비과정을 통해서 태국을 시작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전세계를 돌면서 54시간을 버스안에서 파김치가 되기도하고, 분쟁지역 국경을 넘나들면서 거의 죽을고비를 넘기기도하는 등 그야말로 고생담이 담겨있다. 그리고, 국악에 대한 생각, 음악에 대한 생각, 사람에 대한 생각이 점차로 발전하면서 저자의 삶을 앞으로 관통하게 될 뜨거운 메세지 같은 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보인다. 음악 측면에서는 초창기에는 준비된 국악공연을 선보여서 공감을 강요했었다면, 후반기로 가면서 다양한 크로스오버의 경험을 하면서 각나라의 민족과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들이 만들어지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국악을 해야겠다는 저자의 고민이 돋보인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국악을 어린시절부터 하게된 사연, 그리고, 음악에 대한 애정, 앞으로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저자가 결국은 이안이라는 가수가 되었다. 장금이의 오나라를 부른 가수, 최근의 미인도의 주제가 등을 부른 가수가 되었다. 비전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설계해가는 젊은이의 모습은 아름다워보인다.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그 목소리로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나이는 어리지만 이 사회의 중요한 리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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