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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
서두칠,한국전기초자 사람들 지음 / 김영사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을 2004년에 접하고, 또 최근에 한번 더 읽게 되었다. 한국전기초자의 감동적이고 극적인 턴어라운드 스토리이다. 77일간의 장기파업, 파업의 타결이 아니라, 선조업후 후협상이라는 지리한 방식의 파업종결, 그리고, 남은 감정의 앙금, 그리고, 매출액보다도 훨씬 큰 부채, 1000%가 넘는 부채비율,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패배의식,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적은 시장점유율에 품질도 딸리고, 저부가가치 아이템만을 취급하고 있던 1997년 12월 서두칠 사장은 가방하나 들고 달랑 구미로 내려와서 한국전기초자의 CEO로 부임하였다.
이제부터의 스토리가 정말 감동적이고 숨가쁘다. 서두칠 사장이 언급했듯이 동시다발적이고 파상적인 혁신이 시작된다. 중요한 것은 어렵고 히든 상황이 이었지만, 서두칠 사장이 경영자로서 어떻게 하면 회사를 살려내고, 잘 될 수 있는지의 해법을 상황에 맞게 누구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단순하게 제시했다는 점이라 생각된다. 단기자금에 몰려있는 회사를 서울의 자금팀과 협조하면서 장기자금으로 돌리고,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자금의 구조조정을 수행하고, 직원들과 단절된 경영층의 벽을 허물고, 회사의 경영상황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직원들에게 헌신을 요구한다. 그리고, R&D를 수행하여, 현재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 그리고, 제품생산과정에 널브러져 있던 재고 등을 싸게 팔아버리거나, 부숴버리고, 공정 전체를 인라인화한다. 인라인화라는 개념은 자세히 살펴보니, 도용타생산방식과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된다. 공정의 흐름을 만들고, 재고를 줄이고, TPS에서 말하는 방식으로 생산방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모든 위기에 처한 기업은 유연하지 못해서 그렇다는 말이 있듯이 회사 전체의 인력의 업무를 재조정하고, 시장의 요구와 수요에 맞춰서 유연하게 생산을 하도록 회사를 변화시킨다. 그 과정에 직원들을 새로운 일을 배워야했고, 과거에 하던 일보다는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자연적인 인원 감소이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다. 그러나 생산량은 배가하고, 기업의 매출이 치솟고, 이익도 증가하여 불과 3년만에 부채를 거의 다 갚고, 엄청나게 수익률이 좋고 잘나가는 기업으로 변모한다.
대우가 400억에 산 회사를 3년만에 아사히글라스에 2000억에 팔게 된다. 바뀐 것은 경영자 한명밖에 없었는데, 자력으로 이런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책을 읽고서 느꼈지만, 경영자의 밸류가 이렇게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혁신의 과장, 기업에서 모든 직원이 뼈를 깍는 고통을 느끼고, 채권자, 주주 다 역할이 있었겠지만, 그 변화의 불씨는 최고경영자 한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불씨가 모여서 활활타는 장작과 같이 조직전체의 번성이라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웬만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교과서보다 한국전기초자의 스토리가 담긴 이책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경영자는 서두칠 사장과 같이 분명한 해법과 직원들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 설득력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회사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답이 있고, 최고 경영자부터 철저하게 변화하게 되면 우량하게 다시 탈바꿈할 수 있다고 희망을 준다. 중소기업 사장들 많은 경영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