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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칠의 지금은 전문경영인 시대
서두칠 지음 / 김영사 / 2006년 4월
평점 :
<우리는 기적이라 말하지 않는다>라는 책으로 한국전기초자의 놀라운 턴어라운드에 대한 소개로 유명해진 전문 경영인 서두칠 사장님의 IT기업 턴어라운드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전기초자에서 놀라운 성공을 만들어 낸 이후에 바뀐 대주주와의 경영철학의 차이로 회사를 나오게 된 배경과 그이후의 삶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리고, R&D가 중심인 IT 통신 관련 장비회사인 이스텔시스템즈(현 동원시스템즈)에 와서 턴어라운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리뷰어는 한국전기초자에 관해서 책으로 알고 있었고, 서두칠 사장이 회사를 나와서 스스로 백수시절이라고 소개하던 시절에 직접 서두칠 사장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영광스런 기회를 가졌었다. 그때, 그분의 강의를 들으면서 이분의 기가 보통 사람은 아님을 느꼈었고, 경영자로서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이 책은 그런 한국전기초자의 성공 스토리가 어떻게 IT기업에 적용될지 흥미를 가지고 읽게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만연한 위기 상황에서 모두가 그런 위기임을 알고 바뀐 CEO에게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쳐다보던 한국전기초자의 상황이 객관적으로는 더 않좋았겠지만, 위기상황인데도 직원들간에 그런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없었던 이스텔시스템즈가 훨씬 경영자로서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리뷰어 역시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어서 저자가 느꼈을 법한 당혹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IT 업계는 이직률이 높고, 직원들이 회사의 위기를 공감하고, 같이 혁신의 노력을 경주하기 보다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서 이동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IT 기업에서 서두칠 사장의 방식이 과연 통할 것인지가 궁금했다.
역시 서두칠 사장이었다. 결국 경영자는 상황을 잘 인식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찾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IT산업이 다른 환경의 산업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회사에 맞는 해법, 비젼을 고민하고, 조직을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 시켜내는 모습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한국전기초자 만큼 극적이지는 않았지만, 리뷰어 역시 사업가로서 서두칠 사장이 이스텔시스템즈에서 경영자로서 수행했던 노력과 수완에 대해서 더 높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R&D인력을 영업팀과 통합해서 사업팀을 만들어서 손익을 관리하게 하고, 회사에서의 사업성과에서 괴리되어 칸막이 안에 숨어서 자신이 관심있는 연구만 하던 인력들을 회사의 성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업조직과 대화하게 만든점, 직원들이 급여는 고객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고객중심적으로 전체의 조직을 재편한점, 방만했던 사업의 포커스를 갖게 만든점, 정보를 자유롭게 유통시켜서 직원들 스스로 문제의 해법을 찾도록 만든 것, 자신의 기술력을 축적해서 자사의 제품을 가지도록 R&D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주력하고,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수익성있는 다품종소량생산 체제에 노력한 점, 재무구조 건전화, 상급경영진이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적인 경영체제를 만든 점 등 경영자의 고수로서 회사의 건강한 경영시스템과 체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더 완숙해진 경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는 서두칠 사장이 동원시스템즈의 부회장으로 재직중이신데 실적을 찾아보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두칠 사장님의 다음의 행보가 어떨지 궁금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기업을 회생시키고, 회생의 스토리를 또 한권의 책으로 받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서두칠 사장님의 책에서 느끼는 경영자의 모습은 회사라는 복잡한 유기체에 대해서, 상황 진단을 쉽고 평이한 언어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내고, 조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창출하고, 솔선수범과 대화로서 회사라는 유기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번성하게 만드는 불씨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