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공지영의 개인적인 가족사의 경험이 담긴 가족소설이다. 그리고, 위녕이라는 고등학생의 성장을 다룬 소설이다. 즐거운 나의집이라는 제목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이 책은 가족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그리고, 약간은 특별한 가족을 다루고 있다. 소설 내에서의 위녕의 엄마는 3번의 이혼 경력을 가지고 있고, 3명의 아이를 혼자서 키우고 있다. 소설에서의 설정이 실제 작가 공지영의 상황과 유사해서 마치 소설을 읽는 동안 공지영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작가는 후기에서 이 책은 '소설'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라는 직업이 상당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픽션이라는 틀을 가지고, 공지영은 가족, 행복, 성장, 사랑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형상화해서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생생한 인물들, 스토리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공지영이 이대에서 젊은 여학생들에게 했던 강연의 내용이 생각이 났다.

20대에는 사랑을 배우라는 말, 그리고, 20대에 실패를 경험해야하고, 돈이 인생에서 단지 1순위가 되는 비참한 상황이 피하려면, 경제적 자유라는 것은 중요하다는 말을 했었고, 무엇보다도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었다. 이 소설 속의 작가이자, 엄마로 나오는 사람은 자신의 딸에게 그런 말을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고, 주변사람을 위하는 길임을 말한다.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고, 사랑에 희생이 필요로 하다면 그런 희생의 선택을 하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므로, 스스로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저자의 말, 아니 소설속에 엄마의 말에 공감한다.

이 소설속의 '즐거운 나의집'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정이 아니다. 아버지가 없고, 아니 3명의 이혼한 아버지가 있고, 경제적 능력은 갖추었지만, 작가로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엄마는 가끔씩 술도 마시고 들어오고, 필요할 때 얼굴을 보지 못할때도 있고, 남자친구를 사귀어서 딸에게 설레는 마음을 고백하기도한다. 그리고, 자식이 학교에서 공부를 못한다고 담임선생이 과외를 시키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언하면, 공부를 열심히 안하는 것도 자신의 자식의 선택이니, 그런 것으로 아이에게 머라고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도덕적으로 피해를 주거나 하면 혼을 내라고 말하는 독특한 엄마이다.

남들이 보면 불우한 가족처럼보이나, 위녕과 엄마, 그리고, 동생들 그리고, 그 주변의 아주머니 들은 가족을 이루고,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그리고, 위녕은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즐거운 나의집'이 현재의 집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고, 엄마를 이해하고,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새엄마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생의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러면서 성장하고, 행복을 꿈꾸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나간다.

이 소설이 주는 메세지처럼, 가족은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베이스 캠프처럼 사람들을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기지 같은 곳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는 자식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은 자신의 인생을 가족을 둥지로 삼아 싹틔우고, 언젠가는 떠나야하며, 부모가 줄 수 있는 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지지일 뿐이고, 자식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깨우쳐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식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고, 스스로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가족이란 것이 반드시 엄마, 아빠, 자녀의 구성원의 모습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속해 있다고 믿고, 사랑하고, 하루하루의 삶에서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어떤 고정관념으로 인해서 현재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족을 만들고,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많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노력으로 '즐거운 나의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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