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기원 - 최첨단 경제학과 과학이론이 밝혀낸 부의 원천과 진화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복잡계라는 개념을 경제학에 적용시키고, 경영, 경제, 정치 일반으로 그 생각의 폭을 넓힌 책이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새롭고도 포괄적인 지적인 개념들에 압도되고, 그런 생각들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아주 좋은 역작이라 생각한다. 번역도 잘되었고, 너무나 좋은 내용이라 생각한다. 2007년에 읽었던 책 중 손에 꼽을 만큼 역작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발라등이 100년전에 고전경제학 태동기에 물리학에서 복잡한 현실을 법칙으로 단순화 시켜서 설명하는데 감화를 받아서 물리학으로부터 개념의 은유를 차용해서 경제학의 기초를 만들면서 경제학이 현실세계와 괴리 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열역학 제1법칙만 발견 되었을 당시의 가정으로 경제학을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경제학은 모든 정보를 다알고 있는 합리적인 소비자, 공급자를 가정한다. 누구나 그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안다. 소비자, 공급자는 이기적으로 행동하지만,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경제학자는 균형시스템이라는 이론가의 이상을 위해서 가정을 하고, 그런 가정의 전제 위해서 이론의 상아탑을 쌓았고, 그런 이론위의 이론을 쌓는 과정이 100년 이상 지속되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물리학은 계속 현실세계에서 실험을 통해서 검증을 받으면서 발전하게 된다. 뉴톤의 결정론적인 세계관도 아인슈타인이 보기에는 제한된 영역에서만 적용되는 논리이다. 아인슈타인은 공간의 휘어짐, 중력에 대한 새로운 고찰, 빛의 속도에 대한 고찰 등 뉴턴적인 세계관을 뛰어넘어 좀더 현실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내어놓아 과학계를 경악시켰고, 이후에 하이젠베르크 등은 불확정성의 원리를 내어놓아, 양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알 수 없다는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에 양자학은 아인슈타인이 통합하려는 시도가 실패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이런식으로 고전물리학의 세계에서 물리학은 빠르게 현실에서 검증을 통해서 발전했으나, 경제학은 여전히 합리적 소비자 가설을 가지고, 여러 경제현상을 가정을 하고 제한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산타페 연구소라는 학제적인 연구를 위한 연구소에서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던 중에 이런 경제학의 문제를 발견했다. 마치, 물리학자는 경제학자를 원시인 보듯이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책은 경제학의 이런 문제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며, 현재 다양한 학제의 이론적인 발전을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복잡계 이론을 적용하여 경제 현상을 바라본다. 특히, 진화론을 기질 중립적인 알고리즘(진화의 구체적인 대상이 되는 생물, 기술 등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법칙)으로 바라보고, 그런 진화론의 알고리즘을 경제현상에 적용하고 있다.

저자는 경제의 여러 모델에 복잡계 모델을 적용함으로서 복잡한 경제현상을 예측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이전보다는 좀더 설득력있게 경제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동태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소비자, 유통업자, 공장의 모델을 통해서 작은 수요의 변화에도 시스템 자체가 가진 복잡성 때문에 재고와 주문수량이 파도를 치는 현상을 정말 훌륭하게 설명한다. 모든 경제적 실체는 특정한 양을 가진 스톡(stock)이라는 개념과 흐름이란 것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각 사업주체는 재고라는 스톡을 가지고 있고, 재고의 흐름, 주문량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각각의 스톡과 플로는 포지티브 피드백과 네가티브 피드백에 의해서 조절된다. 포지티브 피드백은 하울링 현상과 같이 강화적으로 증폭시키는 피드백이고, 네가티브 피드백은 온도 조절 장치와 같이 균형점을 찾게 하는 피드백 시스템이다. 그리고, 모든 피드백 시스템은 시간지체의 요인이 있다. 이를테면, 온수를 틀기 위해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뒤늦게 너무 뜨거운 물이 나와서 온도를 낮추면 뒤늦게 너무 차가워지는 것이 반복되는 것은 이런 시간지체 요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경제 행위를 모델을 통해서 왜 그런 현상이 나는가를 설명하는데 복잡계이론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그리고, 복잡적응 시스템이 창발적(emergent)으로 어떤 규칙성이 나타나는 것을 설탕산, 향료산 모델이라는 단순한 동기를 가진 주체를 소프트웨어로 디자인해서 프로그램을 돌리면 상상도 못했던 모델이 출현함을 설명한다. 이 부분도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경제 현상의 진화를 크게 세축으로 바라본다. 물리적 기술, 사회적 기술, 사업 계획(모델)로 바라보고 각각을 진화의 원리로 설명하고, 하나의 진화가 다른 것에 영향을 주는 공진화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특히,물리적 기술은 자체의 진화의 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피커드러커의 저서나 여러 혁신이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어서 유사점이 느껴졌다. 그리고, 사회적 기술이 진보하면서 부가 창출될 수 있다는 말은 기업조직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고, 어떤 조직을 설계해야하는가라는 저자의 생각을 옅볼 수 있어서 좋았다.

최근에 구글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들린다. 저자의 혁신이론에 대한 생각, 실행과 적응이라는 개념으로 조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구글의 조직과 유사함이 느껴진다.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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