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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실패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승욱 옮김 / 동방미디어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살로먼의 채권투자 부문의 전설로 월스트리트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존 메리웨더와 두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이끈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의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의 설립과 몰락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 책은 <라이어스 포커>와 같이 읽어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존 메리웨더가 전설적인 채권트레이더로 살로먼에서 경력을 쌓는 전후의 시점의 이야기가 <라이어스 포커>에서 언급된다. 이 책에서도 살로먼에서 존 굿프랜드 회장과 존 메리웨더가 1000만불짜리 포커게임을 하자는 제안을 주고 받는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LTCM은 그야말로 첨단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모여서 만든 펀드인데도 실패했다. 그만큼 투자의 세계는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하고,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모델도 예외적인 상황에 의해서 무너지기 쉽상인 분야인것 같다.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들이 결국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하게 됨으로서 실패하는 것이 투자의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투자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확실한 투자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직적으로는 투자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욕심으로 인해서 잘못될 결정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LTCM의 경우 파트너들에게 너무 제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이 너무 무제한적으로 투자에 대한 결정권한이 주어졌던 것이 화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파트너들을 이끄는 리더십이 문제였던것도 같다. 몇몇은 너무나 오만하고, 스스로의 투자모델에 대해서 과도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 책을 잘 이해하려면, 변동성, 스왑거래 등의 금융공학적인 이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LTCM은 과도한 차입거래로 인해서 하루하루의 가격의 변화가 그야말로 바로 살얼음판같은 상황을 만들어 낸 것 같다. 리뷰어도 과거에 선물옵션등의 파생상품 투자를 하면서 비슷한 기분을 느꼈었는데, 월스트리트에서 최고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리스크에 취약하게 거래를 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막판에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4년간 쌓았던 주주자본이 단 몇개월사이에 날라가는 것을 보면서, 일이 안풀리려면 끝도 없이 안풀릴 수 있고, 그것은 결국 그런 의사결정을 했던 파트너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 빠지지 않으려면, 과도한 차입을 통해서 투자를 해서는 장기투자를 하기 힘들것이라는 것, 왜냐하면 가격의 변동에 취약해서 자본가치가 다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기의 상황에서 워렌버핏에 제안했던 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연준이 중재를 하면서 은행들이 개입하는 과정들이 나오는데 무척 흥미진진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해준다. 상황이 안좋을때는 현금을 쥐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되는지 알게 한다. 오히려 경제가 어려울때 현금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면 상당한 협상력을 가지고 딜을 할 수 있음을 버펫의 제안에서 읽을 수 있었다.
존메리웨더의 LTCM은 파산직전까지가서 은행들의 긴급 구제로 살아나서 몇년후에 청산되었지만, 존메리웨더는 다시 JWM파트너스라는 헤지펀드로 재기하였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