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의 기원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주형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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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미국의 1990년대의 호황의 끝에서 일어난 스톡옵션 광풍, 벤처붐, 통신주 붐, 그리고, 엔론과 월드컴과 같은 회계부정사건, 버블이 터지는 과정을 자세히 기술하고, 과연 인간의 탐욕이 어떻게 주주중심주의라는 탈을 쓰고, 회계부정을 저지르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는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일종의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1929년에도 그랬듯이 오랜 호황은 사람들이 가랑비에 옷 졌듯이 회계관행, 규제를 완화하고, 자연스럽게 넘어선 안될 선을 넘게 만들고, 그것의 결과로 거품이 꺼지고,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주가치를 증대시키는 경영자는 보상받아야한다는 명분아래, 아무런 자본의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은 경영자에게 스탁옵션을 부여하게 되면서, 그리고, 경영자의 보상이 엄청나게 증가하여 일반 직원과의 괴리가 심해지면서, 경영자는 주주를 위해서 일한다는 말만 되뇌였지, 단기적으로 자신의 이익과 탐욕을 위해서 회계부정도 일삼고, 너무나 어이없는 일들을 저질렀다. 그것도 거대기업에서 이사회라는 주주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이 있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CEO와 이사회 회장을 겸임하는 이상야릇한 체제와 관행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마치 대통령겸 국회의장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그리고, 인수와 합병이 만연하면서, 합병회계의 마술을 통해서 실적을 위장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기업이 몰락의 길을 가는 모습과 그 이유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경영의 롤 모델로 일컬어지고 있는 GE의 잭웰치 전 회장도 퇴임후 막대한 보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 이 책에서 비판받는다. 그리고, 재직기간동안의 주주중심을 외치면서 100분기연속 성장이라는 의심스러운 성장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스트레치골이 사실상 경영자에게 숫자를 맞춰내려는 의지를 갖게 해서 부정으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유일하게 비판하지 않은 사람은 버크셔헤더웨이의 워렌버핏 뿐인 것 같다.

미국에서는 버블이 일어나는 호황의 끝자락에서 충분히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정화를 할 수 있는 규제시스템이 있었으나, 감사법인들이 컨설팅업무를 겸업해서 고객의 돈을 벌려는 욕구로 인해서 강력한 로비를 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경영진이 올바르진 회계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감추기 위해서 로비를 함으로서 그런 정화의 움직임을 저지하고, 그것이 재앙으로 연결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 책을 곰곰히 읽고 생각을 하다보면 시장의 자율적인 자정기능에만 맡겨서는 안되는 많은 일들이 있고, 공정한 게임이 되도록 룰을 만들고, 규제를 하는 기관이 무척이나 중요함을 알게 된다.

2002년 엔론의 회계부정이 대대적으로 미국을 강타하면서, 결국 샤베인옥슬리법이 통과되고, 기업의 통제에 대해서 엄청나게 강화되었다. 올바른 주주중심주의를 위해서 올바른 제도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이런 법적인 정비가 차차 일어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많은 경영자들이 읽고,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윤리와 경영의 소명의식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교훈이 담긴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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