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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퐁 - Ping Po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최고가 된다는 건 어쩌면 고독한 일입니다. 최고란 만인지상의 자리, 결국 남을 이기고 남을 누르고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자리니까요. 최고의 재능을 가졌지만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최고의 자리를 양보해 버린 두 소년이 있습니다. 탁구 만큼은 세계최고가 되겠다고 생각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고등학생 페코(쿠보즈카 요스케)와 역시 최고의 재능을 가졌지만 탁구는 그저 시간 때우기 취미생활로 여기는 스마일(아라타). 사실 무뚝뚝하고 웃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스마일이 탁구를 취미생활로 여기는 이유는 자신의 명랑쾌활한 친구 탁구천재 페코를 영웅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마일은 늘 페코에게 져 줍니다.
하지만 페코가 상해 탁구 주니어 팀에서 온 엘리트 유학생 콩에게 완패를 당하고, 연이어 전국 고교 체육대회에서 또다른 선수에게도 패하고 슬럼프에 빠지게 되자 둘의 사이는 멀어집니다. 숨은 재능을 알아 본 코치(다케나카 나오토)의 독려로 처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스마일과 패배의 아픔을 딛고 진정한 승부란 자신을 이기는 것임을 깨닫는 페코, 두 소년의 우정어린 대결이 펼쳐집니다.
"핑퐁"은 참 썰렁한 영화입니다. 폭소가 터지는 웃음도 없고 대단한 반전도 없고 심한 갈등도 없습니다. 불쑥 불쑥 철학적인 대사를 내뱉고 화면도 나른합니다. 그래도 재미있습니다. 잘 보면 인생과 승부, 우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