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Turtles swim faster than expect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중간....참 어중간한 말입니다.^^;; 저한테 잘 어울리는 말이죠. 제 인생이 어중간합니다. 뭐 하나 딱 부러지게 잘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동정을 받을 정도로 모자라는 정도는 아닌 것이...죽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술에 물을 탄 것 같기도 물에 술을 탄 것 같기도...ㅎㅎ.. 이 영화는 저 같이 어중간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23살 어린 주부 스즈메(우에노 쥬리)는 평범하다 못해 어중간한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남의 눈에 띄고 싶어도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칠 만큼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죠. 자신보다 거북이 먹이 주는 것에 더 관심을 쏟는 남편과 무서울 정도로 변화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계단을 올라가던 스즈메는 계단 손잡이에 손톱 만한 크기의 광고 전단지가 붙어 있는 걸 발견합니다. "스파이 모집!!" 혹시나 하고 전화를 건 스즈메는 자칭 "어느 나라"의 스파이라는 쿠기타니 부부에게 발탁돼 일약 스파이가 됩니다. 스즈메에게 주어진 임무는 아무도 스파이인줄 모르게 눈에 띄지 않고 평범하게 살라는 것. 그거야 늘 스즈메가 해 오던 일입니다만 막상 임무라고 생각하니 스릴 넘치고 재미있습니다. 스즈메는 자기 말고도 마을에 많은 스파이가 평범을 가장해 숨어 지내는 걸 알고 세상을 다시 발견합니다.
 저나 스즈메 말고도 현대인들은 대부분 어중간한 삶을 삽니다. 하지만 어중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야 말로 이 세상을 떠받치는 바탕이 아닐까요? 미키 사토시 감독은 싱거운 유머지만 어중간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아이디어로 세상의 어중간이들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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