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나는 기계치다...거의 모든 기계를 두려워 한다..
그런데..이런내가 사랑한 기계가 있었으니....그 이름 하여 삐삐....삐삐 롱스타킹은 아니구... 대학을 졸업할때 아빠가 사주셨던....알록달록 무지개 끈을 달았던 녀석....
처음 내 남자가 사랑한단 말을 남겼었다....
음 기억해 볼까? 아마 한 십년은 된것같다...
96년도 여름이였으리라....소란하던 교실에서 아이들이랑 소리치며 놀고 있는데 녀석이 부르르 몸을떨었다... 그때 그번호...생각날리 있나? 하지만 그땐 그사람의 번호란는걸 담번에 알고 두근 두근 맘이 복잡했었다..아마 이때쯤에 나는 이 사람이 내남자가 될거란걸 알았었나 보다...하하하 쑥쓰럽군!
2주간의 선교 여행으로 태국을 가면서 남긴 인사 정도리라 하면서 시끄러운 아이들을 따돌리고 원장샘의 눈치를 보아가며 수화기를 들었을때....지금 기억에 다른 말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 사랑해요' 했던 그말만 기억난다.... 그후로 2주가 얼마나 천년과 같던지....그 메세지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지금도 듣고 싶다.....
좀더 길게 써볼까?
그래서 이주가 지났다....나는 유치원에서 집에오는 길에있던 공중전화란 전화는 다 거쳐서 그메세지를 들으며 2주가 지났다...
드디어 그가 왔다...
이런 ..저 변함없는 미소좀 봐라...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고도 변함이 없다니 어찌된일인가? 이런이런이런
태국에서 사왔다는 엽서며 열쇠고리는 아는 사람들 죄다 나눠주구...나두 주구...이런 그럼 이 메세지고 다 남긴거 아냐?
어째든 난 그날 완전 물먹었다.....
그래도 난 그메세지를 지우지 않았다...그뒤로도 아주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그사람이 내 남편이 되었다...어느날 밤에 뜬금없이 나는 물었다...'그때 그메세지 다른 사람들 한테도 남겼어? 엽서랑 열쇠고리 처럼?'........' 아니 너한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