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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구하기 - 개정판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애덤 스미스(1723~1790)에 서린 칸트(1724~1804)의 아우라?? 데이비드 흄과는 일생에 걸친 깊은 친교가 있었다는 것이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도 칸트를 읽었을까? 혹은, 칸트는 애덤 스미스를 읽었을까? 과문하여 들은 바가 없지만, (방법론상으로는 대척에 놓이는) 둘 사이의
친화성은 흥미로운 주제인 듯.
통념과 달리 『국부론』이 아니라 ‘공감’의 원리에 바탕을 둔
『도덕감정론』이 애덤 스미스 사상의 정수라는 기본 전제 하에 소설형식으로 쓰인 책(저자가 등장인물의 대사 곳곳에 애덤 스미스의 원전들을 녹여낸
노력은 가상하나 효과는 그다지 좋았던 것 ...같지 않다).
법학 박사였던 애덤 스미스는 원래 법에 관한 책을 집필함으로써
도덕철학(『도덕감정론』), 교역(『국부론』), 법학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완성하려 했고, 그 중에서도 『도덕감정론』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사실이 당대의 기록을 통해 드러난다. [마지막, 법학서는 완성하지 못한 탓에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자료와 원고를 모두 소각해버렸다. 불완전한
연구서가 대중에게 유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R. L. Meek 등 학자들은 스미스가 글래스고 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할 때 썼던
두 권 분량의 강의 노트를 수집해 단행본으로 펴냈고, 한국에도 『애덤 스미스의 법학강의』(자유기업원)란 제목으로 나와 있다.] 체계적 구성을
보더라도 『도덕감정론』이 철학적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 반면 『국부론』과 『법학강의』는 그에 따른 세부사항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고, 그는 죽기 두
달 전인 1790년 5월에까지 『도덕감정론』의 6번째 개정판을 냈을 정도였다. [슘페터는 『국부론』이 매우 중요한 저작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거기에 새로운 생각이나 원리 내지 방법은 하나도 없다면서, 스미스는 단지 그 이전의 사상가들, 스콜라철학에 자연법철학자들, 중농주의자와
중상주의자들로부터 나온 방대한 자료들을 나름의 원리에 따라 꿰어 체계화 했을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스미스의 분석이 깊지 못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웠고(으응??), 스미스의 주장이 모호했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져서 역설적으로 많은 추종자를 거느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하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수 있는 이유가 개인의 (이기심에 바탕을 둔) 이익 추구와 경쟁 압박 때문만이
아니라, 각자가 양심(도덕감정)에 따라 자신의 행동에 가하는 ‘자제’ 때문이기도 하다는 애덤 스미스의 전언은 음미를
요한다.
즉자적이고 수동적인 감정은 본성상 이기적이고 곧잘 우리를
속이기 때문에(우리는 “현재”, “내 자신이” 처한 문제가 가장 크고 절망적이라고 여긴다), ‘타당성’과 ‘정의’에 기준을 둔 투시법을 통해
정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인상적이었다.
나도
1.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뇔 것(時點의 객관화),
2.
내 안에 있는 ‘번뇌 자체’를 볼 것이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3자의 입장에서, ‘번뇌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관찰할 것(視點의
객관화),
3. 이도 저도 잘 안 되겠으면 현재 내가 처한 문제를 잠시 내려놓고, 혹은 결국 자살할 결심이 섰다면 나는 이미 죽은 것이라
생각하고(남은 삶은 덤이라 생각하고), 타인들의 호소와 어려움에 귀 기울여 내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것
을 얘기하곤 했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나도 번번이 무너지곤 하지만, 개중에 뭔가가 얻어 걸려서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돌릴 수 있을까 싶어서.
"사람을 영혼을 가진 지성적 존재로 대하면 모든 것을 잃지는 않는다. 반대로 소 떼로 취급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언젠가 그 뿔로 당신을 들이받게 될 테니까(애덤 스미스, 볼테르를 인용)."
"어느 사회라도 그 구성원의 대부분이 가난하고 비참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사회는 결코 번영을 누리거나 행복할 수 없다. 국민 전체의 의식주를 공급하는 노동자들이 자기 자신의 노동생산물 중 좋은 의식주를 영위하는데 필요한 부분을 가져갈 수 있어야 공평하다(『국부론』 1편 8장 중에서)."
"정의야말로 사회라는 거대한 건축물을 든든히 떠받치는 대들보이다. 사회가 혼탁해져서 그 대들보가 약해지고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인간사회는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질 수밖에 없다(『도덕감정론』 2부 2절 3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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