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의 이야기는 사라다 햄버튼이라는 고양이가 주인공의 아파트에 찾아 오면서 시작하였다가 원 주인을 찾아 주면서 끝나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별반 특이한 내용은 아닌데 책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다음의 내용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궁금증이 일면서 재미가 있다. 어찌 보면 내용이 너무 짧다는 아쉬움까지 느끼게 한다.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면 주인공 세대의 이야기와 그 윗 세대인 아버지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풀어가고 있어서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제목의 주인공 사라다 햄버튼이라고 명명된 고양이가 이야기를 엮어주고 있다. 이 고양이 어메리칸 쇼트헤어라는 종이 어떤 고양이 인가 확인해 보니 어릴쩍 우리 주변에 많이 봐 왔던 고양이 중에 한 종류임을 확인해 보기도 한다.


     20대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두 가지의 이야기 흐름을 볼 수 있다. 20대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애인 S와 사라다 햄버튼의 전 주인이며, 연인 S와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PK, 그리고 인근의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R과의 관계가 하나의 축으로 진행이 된다. 다른 하나는 어머니, 주인공의 계부와 친부의 관계가 등장한다. 두 가지의 이야기는 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전개된다.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감성은 이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남과 이별의 과정을 그렸는데 강하게 느껴지는 감성은 결국 이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더욱 부각되는 내용은 어머니의 죽음과 애인 S의 돌연한 헤어짐, 그리고 이제 막 친근해지기 시작한 R과의 헤어짐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또 다른 주인공 사라다 햄버튼과의 헤어짐으로 이어진다. 헤어짐은 만남을 전제라는 얘기도 있지만 소설의 마지막은 이런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인지 아쉬움이 많아 진다. 소설의 분량이 짧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조금은 특이한 방사선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느낌이 든다. 그 직업도 애인과의 이별로 그만 두고 백수가 되지만 자유분방한 20십대 청년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이는 소설에 등장한 어머니와 계부의 모습 속과 연결된다. 이런 연결의 끈이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하나 보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면 왠지 허탈한 느낌이 든다. 이는 앞에서도 얘기한 것과 같이 헤어짐을 주 테마로 하고 있음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길 잃은 고양이를 키우다가 원 주인을 찾아 주는 과정에서 고양이의 습성과 돌연하게 등장하는 고양이탐정의 얘기는 이야기의 맥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작가와의 대담에서 작가가 얘기하는 본인의 분신이라고 하는데 왠지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일상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얘기하는 예능TV프로그램 『12일』이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등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런 내용과 이 소설에서 끌어가는 느낌과는 약간은 괴리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이야기의 2개의 축이 서로 엮어져 재미와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은 이 소설의 구성이 잘 되어있어서 그렇다는 심사평에 공감이 간다. 읽을 때는 몰랐지만 읽고 나면 왠지 2%로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과 대량 학살의 시대
사만다 파워 지음, 김보영 옮김 / 에코리브르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리더국가로서의 시각에서 세계에서 벌어지는 대량학살 현장을 고찰한 이야기다. 이야기를 하면서 대량학살(大量虐殺, genocide)이라는 용어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한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의 현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표적인 학살현장으로 거론하는 내용은 캄보디아, 이라크, 보스니아, 르완다, 코소보 등의 현장을 얘기하고 있다. 이런 대량학살의 이유는 다양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치과 얽힌 인종문제가 대표적인 내용이다. “각자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인종문제와 미국이 어떤 연관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물론 미국이 여느 국가들과 같은 위치라고 한다면 이런 질문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특별한 시각을 부여한다고 하겠다. 저자의 미국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든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인식함에 있어 특별하게 인식하고 있든지 미국과 대량학살이라는 맥락에서는 뭔가 특별함이 있겠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면 대량학살과 미국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세계사에서 대표적인 대량학살이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현장은 2차 세계대전 중의 독일 히틀러 정권의 유대인 학살이라고 하겠다. 물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동일 시기의 일본의 만주 학살 현장도 그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내용은 이 책에서 다루지 않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계사를 주도하면서 리더 국가로서의 위치에 있는 시기부터 벌어지는 대량학살현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즉, 미국이라는 강력한 힘과 권한을 행사하는 나라가 세계 각지에 벌어지는 대량학살 현장을 왜 막지 못했을까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하겠다. 군사력과 정치외교력, 경제력 등을 바탕으로 한 미국이 무고한 시민이 대량으로 학살되고 있는 현장을 보고 있으면서도 막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미국이라는 나라도 자국에 이익이 되는 상황이 어떤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시기와 상황을 놓치거나 방관한 현장에서 대량학살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얘기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이라크, 보스니아, 등의 전세계의 현장에서 벌어진 현장에 미국은 항상 곁에 있었지만 대량학살을 막지는 못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이런 대량학살의 현장을 그들의 거대한 군사력과 경제력, 정치외교력으로 풀어내지 못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동에서, 동유럽에서, 아프리카에서 기타 등등의 지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결국은 미국의 실권자들은 이런 미국의 거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미국의 이익을 위한 도구이지 인권보호적인 이유로 대량학살을 막기 위해 사용할 도구는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저자는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체면치레적인 입장의 행동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의 입장은 어떨까? 지금의 한국은 미국과 대비하여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은 분명 아니다. 경제력, 군사력, 나라의 크기나 인구 등의 모든 상황을 비교해도 미국과 견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나라의 국력이 신장되고 세계적인 입지가 커지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한국정부는 G20 등의 세계정상 회의도 개최했다고 하는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부단히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유엔이나 해외지원 활동에 대한 내용을 면면히 살펴보면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우선은 우리의 먹고 살기에 각박함에 대한 인식으로 거리감이 있고, 국내의 리더그룹에 대한 인식과 이들로 주도되는 국제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적인 측면에 있어 미국의 방식을 추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만의 안목과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는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과제이며, 이를 위한 다양하고 다각적인 시도와 공감은 무척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사 속에 우리의 입지를 찾고, 세계의 일원으로 동참할 수 있는 방법적인 모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들었던 질문을 생각해 본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은 미국이 자신의 나라에 대해 인도적인 측면과 당장의 이익적면을 되돌아 보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대량학살을 막대한 돈을 들여 막았어야 한다는 정부정책의 비난조의 얘기도 아니고, 당시 이익적인 정치외교 상황을 봐서 잘 했다는 얘기도 아니다. 대량학살을 막아야 한다는 당면과제를 풀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함은 누구나 인식하지만 이에 따르는 경제적인 손실에 대해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 글을 보면서 작년에 연일 방송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리비아의 내전 상황을 접할 때 리비아 내부에서 벌어지는 내전의 와중에 희생되는 민간인 학살이 우려되는 소식은 이 책에서 얘기하는 내용과 동일한 느낌을 갖게 한다. 방송에서 리비아 정부군의 민간인 폭격을 막으려는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연합군의 출동 장면과 그에 따르는 경제적인 비용 등의 내용을 같이 보여주는 장면이 겹쳐진다. 그리고 미국이 주도국에서 유럽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한발 물러서려는 보도를 접하면서 비용 대비 이익을 생각하는 미국정부를 생각나게 한다. 이런 일련의 내용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상황을 지금도 방송매체를 통해 생생하게 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레바퀴 아래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0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이섭 옮김 / 민음사 / 200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년 한스 기벤라트의 얘기다. 이제 막 소년에서 청년으로 바뀌어가는 기간, 즉 사춘기를 지나는 소년의 이야기다. 학교에서 나름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다. 주 시험에 합격한 학생만을 입학시키는 당시의 영제교육의 전형인 수도원에 입학하는 학생이다. 당시 가난한 집안에서 성공을 보장 받는 진로 중에 하나로 선택 받은 학생이다. 우리로 얘기하면 공립명문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하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던 모범생이었다. 그런 모범생이 수도원에서 소외된 소년으로 바뀌더니 수도원을 나와 고향으로 돌아 오고, 기계공으로의 새로운 시작을 할 즈음 돌연한 죽음을 맞으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결국은 소년이 죽음을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한번쯤 겪어 가는 사춘기는 어린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한 시기인데 이 기간 동안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물론 나도 겪었던 기간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같이 고독함을 느끼기도 하였고, 때로는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으며, 이성에 대해 가슴 두근거려 하기도 했던 기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모양과 방법은 각기 자신만의 기간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더라도 주인공과 같은 그런 느낌과 모양으로 겪어가는 과정이기는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들려주는 한스의 친구 중에 눈에 띄는 3명이 있다. 어릴쩍 강에서 한스에게 낚시를 가르쳐 준 장애가 있는 리히텐하일의 죽음, 수도원에서 리히텐 하일너와의 만남, 수도원을 떠나 고향에 돌아와 과즙 행사에서 만나 알게 된 플라이크 아저씨의 조카 엠마와의 짧은 인연은 모두 소년 한스에게는 잊혀지지 않은 친구들이다. 한스에게 자유로운 추억과 낭만을 주었던 친구들이지만 결국에는 한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고 떠난 친구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스를 둘러싼 기성의 어른들, 즉 아버지, 목사, 구두방 아저씨, 고향의 학교나 수도원의 교장선생과 주변 선생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한스에게 공부만을 강요하고, 기존의 틀에 끼워 맞추려고만 한 사람들이다. 이 소설의 제목과 같이 수레바퀴를 이루는 요소들이라고 하겠다.


     이제는 사춘기를 지나 사춘기를 넘는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되어 이 소설을 보면서 나의 아들도 이런 과정을 겪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편으로는 나의 사춘기 시절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의 아들이 겪고 있는 이 시기를 생각해 보면서 슬기롭고 지혜롭게 잘 해쳐 나가가기를 빌 뿐이다. 소설의 내용과 같이 공부만을 강요하는 모습이 아닌 한스 입장에서 생각하고 지혜를 줄 수 있는 아버지가 나는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분명 사춘기는 누가 도와 준다고 해서 해결 될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 한 부분에서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 본다.



     소설의 배경 설명과 한스가 생각하는 느낌을 너무도 섬세하게 전달해 주는 문체는 마치 나의 상황과 같이 실감나게 한다. 또한 엠마를 만나 가슴설레이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을 눈 앞에서 바라보는 느낌으로 영화의 영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달해 주고 있다.


     또한 소설 속에서 한스에게 공부시키는 모습이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소설 속에서는 한 우등생에게 강요하는 모습이지만 우리의 주변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공부를 강요하고, 오직 공부 밖에는 다른 탈출구가 없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 그 비애를 느끼게 한다. 간혹 방송을 통해 들려 오는 청소년의 불행—자살, 탈선, 범죄 등—을 접할 때 소설의 이야기가 우리 주변에도 그 모습은 다르지만 너무도 똑 같이 벌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제를 위하여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1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을 읽으면서 황제가 마치 돈끼호떼를 연상하게 한다. 일제강점기를 전후 한 시기에 정감록(鄭鑑錄)에 심취한 정씨일가의 이야기다. 장소는 계룡산 일대의 흰돌머리라는 산촌의 외진 마을의 정씨가 그 아들을 정감록에 등장하는 새로운 왕으로 생각하여 벌이는 돈끼호떼식 이야기다. 내용 중에는 일제강점기에 벌어지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6.25의 한국전쟁과 격변기의 근대사를 아우르는 기간 동안 황제라 칭하게 되는 정씨의 일대기는 우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희화화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때는 정감록에 심취한 아버지의 쇄뇌와 주입식 교육에 한학에 통달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일제의 억압에 나름의 방법으로 항거하였으며, 해방을 맞아 들어 온 외세에는 나름의 주관으로 바라다 보고있다. 점차 나이가 들어 노쇄해감에 따른 몰락의 모습은 황제라는 거창한 단어를 뺀다고 하면 여느 미치광이 노인의 일대기라고 하겠다. 하지만 중국 고사에 해박한 지식과 현실에 대한 비유는 감탄을 절로나게 한다. 그렇지만 현실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여 고루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나름 모험담에 속하는 서울 탐험 속에 기차와 배, 비행기에 대한 제작과 그에 따른 실험 정신은 남다르다고 하겠다. 결국은 시대의 교육열이 한학에 치우치다보니 서구과학문물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시대의 낙오자가 되었으며, 말년에는 미치광인 노인으로 그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황제」라는 명칭이 일반동사의 의미가 아닌 별명과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 속에는 황제 이외에 그를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우발산, 두충, 변약유, 이현웅, 김광국, 신기죽, 마숙아, 정 처사, 등의 인물들이 그들이다. 등장인물의 면면은 다양한데 하나같이 황제와 같이 미치거나(?) 아님 미친 황제를 속이고 겉으로는 동조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의 실속 내지는 현실타협하여 빌붙어 있는 부류의 인물들로 보인다. 이런 인물들 속에 있는 황제는 그 태어남의 위대성(?)이나 인물의 탁월함이 있어도 결국에는 미친늙은이로 생을 마감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찌보면 이런 인물들을 전부 황제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본인이 선택하여 받아 들였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황제의 현실 인식이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탁월한 해학과 중국 고전에 대한 지식과 민족관과 역사의식은 한편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다. 우리 주관으로 바라보는 외세에 대한 생각과 우리의 삶을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황제의 모습은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시각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한다. 많은 일상의 사례를 해박한 중국고전을 통해 바라보는 통찰은 탁월하나 현실인식에 대한 몰이해로 결국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는 것에는 모습이 씁쓸함을 더해 준다. 주변인물 이나 흰돌머리마을 사람들 또한 「정감록」이라는 예언서에 현혹되어 추종자가 발생하고 같이 미쳐가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이민진 지음, 이옥용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세 여인이 있다. 케이시 한, 엘라 심, 리아 조, 이 3명의 재미 한국인의 삶의 모습이 이 소설의 주된 주제가 되겠다. 작가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니 7세 때 미국으로 이민간 아버지를 따라 미국 뉴욕에 정착하여 유명대학을 졸업하였으며, 변호사생활도 하였으나 병으로 작가로 전업하여 나름 성공가도를 달리는 한인 작가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작가의 모습이 소설 속의 주인공 케이시 한의 삶의 모습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계 미국인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또 다른 엘라 심이나 리아 조의 삶의 모습 또한 미국에서 겪는 한국인 이민자 또는 그 2세들의 모습 속에서 미국 속에 살아가는 한인 교포들의 모습을 보게 한다. 작가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주로 보여지는 모습 또한 한인여성의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한국에서 그려지는 여성과 다른 미국에서 그려지는 모습 또한 새롭게 보고 느끼고 한다.


     소설을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한국인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생물학적인 혈통을 생각하는 한국인과 국적으로의 한국인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 있는 우리들의 생각과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의 생각이 너무도 다르다는 생각을 해 본다.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주인공들의 삶의 모습이나 행동하는 가치관은 우리가 인식하는 생활개념과는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성에 대한 가치관과 성 도덕개념 또한 우리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점차 그 차이를 구별하는 내용이 애매해져 가고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미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과 사고방식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소설 속의 주인공의 행동양식은 그런 면에서 미국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겠다. 한국의 드리마 속의 주인공이나 내 주위에서 봐 오는 모습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결국 이 소설 속의 이야기는 한국계 미국인의 이야기라는 것을 전제하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간혹 방송매체를 통해 들려 오는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계 이세들의 성공담을 간혹 접할 때 그들에 대한 인식은 매우 호감을 갖고 접한다. 한편으로는 동경을 담아서 이야기 하기도 한다. 어떨 경우는 마치 한국인으로 한국에 뭔가 도움을 줄 것 같은 막연한 느낌으로 대서특필하는 내용이 많다. 마음 한편으로는 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뭔가 해주어야 하지 않나 하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인이 어느 사회에서나 주류에 들어가 성공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한국이라서가 아니라 그 상황, 그 위치에 맞는 평가에 따라 이야기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한국인으로 태어났지만 이제는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상황에서 그들이 속해 있는 사회에 따른 가치관과 판단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하고 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 한다. 한국이라서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그 외에 꼭 이해득실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적당 선에서 이야기 해야 하지 않을까?


     어찌 되었든 소설의 내용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이민자와 그들의 2세들이 그곳에서 겪어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한편으로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삶의 모습인데 남성들의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민자들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면 아이들 교육 때문에, 한국에서의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선택하는 것이 이민인데 그렇게 선택하여 간 외국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남다른 사연이 각자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속에 남자들의 생각, 남자들의 삶의 모습 또한 보고 싶다는 생각을 내가 남자이기에 그런 것인지 몰라도 해 본다.


     이러나 저러나 해도 나도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한국계 작가가 썼다고 하니 이 소설이 더 관심 있게 보이고 그 내용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국인이라는 혈통에 대한 개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