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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 제15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유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이 소설의 이야기는 사라다
햄버튼이라는 고양이가 주인공의 아파트에 찾아 오면서 시작하였다가 원 주인을 찾아 주면서 끝나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별반 특이한 내용은 아닌데 책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다음의 내용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궁금증이 일면서 재미가 있다. 어찌 보면 내용이 너무 짧다는 아쉬움까지 느끼게 한다.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면 주인공 세대의 이야기와 그 윗 세대인 아버지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풀어가고
있어서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제목의 주인공 사라다 햄버튼이라고 명명된 고양이가 이야기를
엮어주고 있다. 이 고양이 어메리칸 쇼트헤어라는 종이 어떤 고양이 인가 확인해 보니 어릴쩍 우리 주변에
많이 봐 왔던 고양이 중에 한 종류임을 확인해 보기도 한다.
20대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두 가지의 이야기 흐름을 볼 수 있다. 20대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애인 S와 사라다 햄버튼의 전 주인이며, 연인 S와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PK, 그리고 인근의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R과의 관계가 하나의 축으로 진행이 된다. 다른 하나는
어머니, 주인공의 계부와 친부의 관계가 등장한다. 두 가지의
이야기는 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전개된다.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감성은 “이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남과
이별의 과정을 그렸는데 강하게 느껴지는 감성은 결국 이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더욱 부각되는
내용은 어머니의 죽음과 애인 S의 돌연한 헤어짐, 그리고
이제 막 친근해지기 시작한 R과의 헤어짐이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또 다른 주인공 사라다 햄버튼과의 헤어짐으로
이어진다. 헤어짐은 만남을 전제라는 얘기도 있지만 소설의 마지막은 이런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인지 아쉬움이 많아 진다. 소설의 분량이
짧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조금은 특이한
방사선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작가의 경험이 반영된 느낌이 든다. 그 직업도 애인과의 이별로 그만 두고 백수가 되지만 자유분방한 20십대
청년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이는 소설에 등장한 어머니와 계부의 모습 속과 연결된다. 이런 연결의 끈이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하나 보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나면 왠지 허탈한 느낌이 든다. 이는 앞에서도 얘기한 것과 같이 헤어짐을 주 테마로 하고 있음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길 잃은 고양이를 키우다가 원 주인을 찾아 주는 과정에서 고양이의 습성과 돌연하게 등장하는 고양이탐정의 얘기는 이야기의
맥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작가와의 대담에서 작가가 얘기하는 본인의 분신이라고 하는데 왠지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일상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얘기하는 예능TV프로그램 『1박2일』이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등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런 내용과 이 소설에서 끌어가는 느낌과는 약간은 괴리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이야기의 2개의 축이 서로 엮어져 재미와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은 이 소설의 구성이 잘 되어있어서 그렇다는 심사평에 공감이 간다. 읽을 때는 몰랐지만
읽고 나면 왠지 2%로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