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 - 전 세계를 감동시킨 MIT 월터 르윈 교수의 기상천외한 물리학 강의
월터 르윈 지음, 고중숙 옮김 / 김영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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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학은 어떻게 생각하면 재미없고 따분한 학문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물리에 매료되면 물리만큼 재미있고 신비로운 학문도 없을 것이다. 요즘의 현대 물리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서 즉, 이 세상을 움직이는 4가지 기본 힘에 대한 이론 정립으로 더욱더 어려워져 가고 있고, 원자의 세계를 넘어 최근 새롭게 발견 되었다고 발표된 힉스입자에 대한 얘기는 미시의 세계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이다. 이런 물리의 얘기는 학창시절 배웠던 진자의 왕복운동이나 정전기의 신기한 현상에 대한 내용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런 신비의 세계를 저자는 너무도 기발하고 흥미진진하고, 철저하게 준비된 수업내용은 직접 강의를 들어 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내용은 책의 화보나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저자의 수업광경은 이런 상상을 하기에 충분하다.


     책을 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마치 쇼처럼 수업준비를 하고, 직접 물리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때로는 목숨을 내 놓고(?) 실험을 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리고 책 중간에 보여지는 무지개에 대한 각종 사진은 너무도 인상적이다. 우리의 주변에서 아름다운 물리 현상인 무지개를 이렇게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는데 그저 ”무지개가 떴구나”하는 정도로만 느꼈던 것을 딸의 도움으로 보여주는 그 열정을 느끼게 한다. 또한 아들녀석이 과학시간에 뭔가를 만들어 왔는데, 건전지와 연결된 코일 덩어리를 가지고 왔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무엇을 만들었나 하는 생각을 했고, 마땅히 동작을 하지 않아서 그랬는데 책을 보면서 아 그것이 최소 간단한 모터를 만들었던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모터 하면 중앙에 큰 코일의 덩어리와 영구자석으로 둘러져 있는 전형적인 모터를 생각했었고, 배울 때는 동작원리에 대한 내용보다는 어려운 용어—여자(勵磁)라고 했었는데 “여자가 뭘까? 왜 전동기를 얘기하는데 여자가 나오나?”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로 데 이런 것도 가능함을 새삼 인식한다. 코일의 기본 원리를 너무도 간단한 방법을 통해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상품으로 나온 모습에 고정화 되어 더 이상의 생각을 못했던 상황이 이렇게도 구현 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저자의 특별한 물리학 강의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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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벤터 게놈의 기적
크레이그 벤터 지음, 노승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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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이그 벤터 게놈의 기적』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생물학에 관련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이름은 적게 쓰고 게놈이라는 단어를 크게 써 놔서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나 보다. 책을 읽다 보면 물론 생물학적인 내용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책의 성격은 다분히 자서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영문 제목 『A Life Decoded』를 봐도 전기라고 느낌이 오는데 한국 제목으로 바뀌면서 그 의미를 전달하는 느낌이다. 자서전 성격의 책의 내용은 무척이나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게놈(genome=유전자(gene)와 세포핵 속에 있는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염색체에 담긴 유전자를 총칭하는 말)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단어이다 보니 첨단의 과학분야이고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전문적일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게놈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이면서 저자인 크레이그 벤터라는 이름은 그리 많이 언급되고 있지 않다. 왜 그럴까?


     저자 크레이그 벤터는 학창시절 자기 스스로 문제아(?)와 같은 이미지를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군대를 거치면서 대학에 들어가고 심기일전하여 생물학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세워간다. 물론 생물학분야의 특허기술을 가지고 회사를 만들고 이권사업을 통해 부를 쌓아가는 내용도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좋아하는 요트항해에 관련한 얘기는 이 책 속에 많은 부분 등장한다. 독불장군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다르게 얘기하면 이 분야에서 ‘왕따’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행보고 너무도 특이해서 그런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스스로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어 좋지 않은 이미지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 나쁜 의미의 단어는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다른 측면을 생각해 보면 학계에서 받는 그의 대우는 ‘왕따’의 의미를 갖게 한다. 그가 얘기하는 인간게놈프로젝트에 대한 업적을 보면 노벨상을 받아야 할 내용이라 생각되는데 학계의 반응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얘기하는 본인에 대한 이미지는 멋지게 평가하고 있다. 소위 얘기하는 천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또한 불굴의 의지와 탐험에 대한 끈임 없는 열정의 모습은 책의 곳곳에 나와 있어 비난 받아야 할 내용이 아니라 본받아야 할 내용일 것이다. 그가 회사를 차리고, 이권사업을 추진하고, 인간게놈분석의 업적을 세워가는 과정의 세밀한 내용은 뭔지 잘 모르겠다. 또한 책의 많은 부분에서 ‘산탄총염기분석’이라는 기술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 자료를 찾아 보고 개략적인 개념도의 내용으로 볼 때 어려운 기술 임에는 분명해 보이는데 저자가 얘기 했듯이 본인의 기여에 의해 이룬 업적이냐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를 찾아 봐야 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인간게놈 분석을 조기에 분석함에 따라 불치병, 난치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하면 높이 평가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 기술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많은 대중을 위한 기술로 활용된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게놈에 대한 얘기가 대중에게 많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서점가의 책의 많은 부분이 게놈에 관련된 책으로 채워지고, 이 분야에 대해 지대한 관심사가 인간이 안고 가는 많은 질병이 이 게놈 분석을 통해 만병통치와 같은 인식이 한때 우리의 주변에서 열병과 같이 지났던 때가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이 때가 아마도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과 같이 인간게놈 분석을 완성했다는 발표가 났던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내용은 게놈분석이 되었다고 발표한 시점에서 많은 시간이 경과한 지금에서 보면 그 발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병통치 식으로 느끼던 꿈 같은 얘기는 온데간데 없고 그런 것이 있었나 하는 오랜 기억의 내용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에 와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저자가 얘기하는 책에는 당시 치열했던 학계의 공방과 업적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자 하는 명예욕의 치열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과정에 얻게 되는 이권사업의 방편으로 이용되는 신기술은 한편의 학계의 부조리한 단면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한때 우리에게도 ‘줄기세포’라는 이름으로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었고, 불법, 과욕이라는 단어들로 점철되는 광풍으로 끝난 기억을 되새기게 한다. 저자가 분명 게놈에 관련된 분야에서 특출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기술을 통해 불치의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기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시종일관 저자는 중요한 상황이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고,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마음을 다잡을 때 요트를 타는 모습을 얘기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요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이다 보니 저자가 얘기하는 새로운 요트의 구입이나 제작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에 목숨을 건 경주 항해는 우리의 환경에서는 그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얘기하는 심기일전할 수 있는 요트 항해가 어떤 의미로 와 닿는지 가름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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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읽기와 이해 - 지도 속에 숨어 있는 생활 정보
윤경철 외 지음 / 푸른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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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가 도서관에서 우연하게 이 책 『지도 읽기와 이해- 지도 속에 숨어 있는 생활 정보』을 보고 뭔가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읽기 시작한다. 지도의 역사에서 물리적인 특성, 지도에 표시된 내용과 그에 따른 전해 주는 정보 등 지도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허나 그 내용은 평이해 보인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수준의 내용이라고 할까? 지리시간을 따로 배우지는 않았다. 지도의 여러 도법 등의 지도 그리기에 대해 따로 배운 것 없이 초등학교 시절 지도의 기호나 등고선의 의미 등 초등학교 수준의 내용이 지도에 대해 배운 것이 다인데 이 책의 내용은 그 정도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하다. 저자들이 책 읽는 사람들의 정도를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니 간단한 소개서 정도로 목표설정을 해서 그런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책의 제목을 보고 나의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찌 보면 일반상식화 된 기초지식을 소재로 책을 쓰자니 너무 단순하거나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지도—특히 지형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 책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너무도 다양한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과거 학창시절 산악부 서클 활동을 하면서 능선을 있는 산길을 찾아 독도를 할 때 25,000:1 지도나 50,000:1 지도를 펼쳐 놓고 열심히 들여다 봤던 기억이 난다. 처음 아무리 들여다 봐도 몰랐던 그 곳의 지형의 모습이 막상 현장에 가보고 나서 ‘아 이런 모양, 이런 지형을 이렇게 지도상에 표시해 놓았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어떨 땐 이런 내용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나 어 ‘이것은 지도에 표시되지 않았는데’했던 기억도 난다. 이런 얘기는 책에 서술해 놓은 내용을 몸으로 느낀 사례라고 하겠다. 지금도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위성사진과 결합된 지도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화면의 내용은 옛날에 봤던 지형도의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내용이 지형도 수준 이상으로 월등한 지도의 기능으로 종이 지도의 기능을 앞서리라 예상된다. 현장의 사진이나 항공촬영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정교해지고 불편한 마우스 동작도 보다 부드럽고 편리한 기능으로 바뀌어 가리라 예상된다.


     지도는 많은 내용을 보여 준다. 우선 시각화된 우리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나의 위치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정확하게 짚을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위치나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얼마의 예상 시간에 갈 수 있느냐에 대한 답도 간단하게 찾을 수 있기에 좋다. 또한 내가 가보지 못한 지역이나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아 볼 수 있기에 좋다. 조금은 과거 모습이고, 정확함에는 일부 떨어지지만 지형의 모습이나 위성사진을 통해 이런 정보는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좋다. 과거 산악부에서 산에 갔을 때처럼 현장에서 이런 편리함을 찾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과 불편함이 있어 현재 종이지도를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차량의 네비가 이런 면을 많은 부분에 있어 대체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기기에 의존하다 보니 오히려 종이지도를 못 읽는 불상사도 발생하고 있다.


     지도는 도면상에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아우른다. 이를 통해 미래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지도는 중요한 정보의 장이기도 하다. 허나 우리의 지도에 대한 관심과 사회 전반의 구축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느낌이 든다. 중요한 정보를 내가 가지고 있으면 유용한 활용도구이나, 나와는 반대세력에 들어가면 오히려 나에게 해가 되듯이 지도정보에 대한 관리 방법이 특별해야 함을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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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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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 도하(公無渡河): 사랑 아, 강을 건너지 마라』의 책 제목에서 공무도하(公無渡河)가 뭘까? 그래서 자료를 찾아 보니 ‘공무도하란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을 말한다.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진 이는 봉두난발의 백수광부였다. 나루터 사공의 아내는 백수광부의 죽음을 슬피 울며 노래했다. 김훈은 “나의 글은 강의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라고 설명한다.’라는 내용이 찾아 진다. 고교시절에 공부했던 고사라고 하는데 나의 기억에는 공부했던 기억이 없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고사성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강을 건너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곳을 동경(?)하며 사는 이곳 사람의 얘기라고 한다.


     이 소설 공무도하에는 여러 유형의 사람이 등장한다.


      문정수: 사건 기자로 사건의 실마리가 해망과 관련이 있어 수 차례 해망을 찾는다.

      노목희: 문정수 애인, 사회계열 출판사 직원

      장철수: 창야에서 노학연대 운동권으로 활동하다 해망으로 숨어 든다.

      후에: 베트남 처녀

      오금자: 혼자 지내는 초등생이 개에게 물려 죽는데 그 아이의 엄마로 해망으로 피신해 있다.

      박옥출: 전직 소방대원으로 퇴직 후 해망에서 탄피 수거 사업을 추진한다.


     이런 사람들이 소설에 등장하면서 문정수와 노목희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이야기는 작가 특유의 건조한 표현을 하면서도 원초적인 모습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내용은 우리 일상 중에 뉴스에서 봤었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기자 문정수가 사건을 따라가면서 그가 보아왔고 느끼고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는 모습이 다양하게 보여 주고 있다. 문정수의 모습을 보면서 작가의 이력이 기자이기에 이런 내용을 이렇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또 다른 시각은 문정수와 연인관계이면서 뭔가 거리감이 있는 노목희라는 출판사직원의 생각을 따라 간다. 


     소설에 등장하는 면면들은 하나같이 뭔가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마치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이… 그런 불편한 내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여러 면은 등장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사회의 부조리한 면과 이들 주인공과의 적당한 타협에 맞춰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똑 부러지게 맺고 끊는 모습과는 달리 얼버무리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일반사람들의 삶의 모습이지 않나 생각된다. 이런 내용이 이 소설 “공무도하”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이지 않을까? 강 건너편을 동경하지만 넘어갈 수 없는 현실에 뭔가 잡아보려고 안간힘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지명이 ‘해망’, 과 ‘창야’가 나온다. 이 두 곳이 한국의 지명으로 있는지 찾아 봤다. 해망은 전라남도의 군산시에 속해 있는 동(洞)으로 나오는데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가 소설에 등장하는 공군사격장의 소재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창야는 찾아봐도 나오질 않는다. 경상남도의 어느 산골이라고 하는데 그 위치를 모르겠다. 공군사격장에 대한 내용이 소설의 기저에 깔려 있다. 곳에 떨어진 수많은 포탄고물을 건져 올려 돈벌이를 하는 등장인물의 모습 속에 한편으로는 사회문제가 되었던 공군사격장이 마치 미군의 전용사격장과 같이 이용되면서 그로 인해 피해에 대해 얘기하기 보다는 그로 인한 주변의 사람들의 삶을 통해 얘기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작가의 어느 공개강연회의 영상을 보면서 작가가 얘기하는 글쓰기의 전략이지 않나 생각된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직설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에둘러 다른 얘기를 하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강하게 주장하는 것의 한 전략의 글쓰기의 내용이지 않나 생각된다. 비단 공군사격장의 얘기 만이 아니라 이 소설의 전반에 걸쳐 등장인물의 면면을 통해 이런 작가의 글쓰기 전략이라고 하는 내용을 어렴풋하게 느낀다. 재미있으면서 소설에 몰입하게 한다. 그러면서 내 안에 안고 살아가는 나를 돌아 보게 한다. 나도 등장인물과 같은 상황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소설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뭔가 인상적인 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사람은 몸으로 부대끼면서 살아가기도 하고, 얼버무리고 뭉개기도 하고, 아예 회피하여 다른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 나는 어떤 부류인가 다시금 되돌아 보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의 제목 ‘공무도하’는 강을 건너지 못한 나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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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 운전습관과 교통체계에 숨겨진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 탐구
톰 밴더빌트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 김영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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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픽(traffic)의 사전적 정의는 ‘1.(특정 시간에 도로상의) 차량들, 교통(량) 2.(특정한 루트를 이동하는) 운항 3.수송’이라고 한다. 주로 도로 상에 다니는 차량들을 가리킨다. 이런 차량들이 우리가 도로에 나가면 바로 체감적으로 느끼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냥 늘 상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 교통정체에 대해 왜 이렇게 도로에서 차에 갇혀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져 봤을 것이다. “나의 앞차에, 그 앞에 앞의 차에서, 아니면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그 앞에서 뭔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답답해 하면서도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왜 반대차선은 빨리 빠지나? 


 나는 운전을 잘하는데 다른 차들은 왜 운전을 저렇게 할까?


 다른 차가 크랙슨(klaxon; 자동차의 경적. 제조 회사의 이름에서 온 말)을 누르면 왜 기분이 나빠 질까?


 개미들은 왜 교통정체가 없을까?


 여성이 남성보다 교통정체를 많이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왜 운전대가 왼쪽에 있는 나라도 있는 반면에 오른쪽에 있는 나라가 있듯이 왜 운전대의 위치가 다를까?


등등의 이런 질문들을 책을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던지고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인간의 행동유형에 대한 연구와 심리적인 내용, 동물행동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다루고 있다. 끊임 없는 질문 속에 내가 책을 접하면서 생각해 봤을 그런 내용에 대해 저자는 더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교통에 대한 생각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가 탄 차가 생각보다 빨리 빠지지 못하는 것이다. 허나 이런 생각에는 나만의 오해도 포함되어 있고, 교통통제 시스템의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면서 건널목을 건널 때 신호등의 보행신호를 기다리면서 왜 이 신호등은 이런 식으로 신호를 주고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비단 보행신호만을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차량을 타고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 길게 늘어선 차 속에서도 느끼는 생각은 한결 같이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신호체계를 보고 느끼는 것은 결국 차량을 위주로 한 신호체계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된다. 분명 보행자를 위해 신호를 더 주고, 보행자의 보행 속도에 맞춰 바뀔 만한 상황인데도 차량을 먼저 보내느라 기다리게 만드는 신호 체계라는 것을 체감한다. 또한 한술 더 떠 인도에 차들이 올라와 주차장을 방불께 하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학원가라고 하는 거리도 넘쳐나는 차량과 그 사이를 위험하게 오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일 텐데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어 다닐 길이 한국에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모습은 비단 인도와 차도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는 길도 그런데 하물며 주택가의 이면도로는 더 하다는 것을 느낀다. 주택가나 아파트단지 내나 매일반 인데 그나마 최근에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는 차량의 출입을 지하로 만들어 그나마 이런 위험에서 일부 벗어나는 듯 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자가 얘기하는 차량과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 대표적인 교통공학자인 네덜란드의 한스 몬더만의 도시설계의 내용을 보면 과연 이런 도로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람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으면서 도로의 차량이 원활한 흐름을 가능하게 하는 도로의 설계는 꿈의 도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도로가 한국에서도 가능할 수 있을까?


     몬더만의 도로설계 내용을 보면서 우리의 주택가 이면 도로와는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의 도로도 사람이 차량으로부터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나마 학교 부근에 도로의 일부를 할애 받아 펜스를 치고, 도로에는 어린이보호 도로라고 표시도 하고 있지만 이렇게 구분된 도로는 전용도로로 오인하여 더욱 속도를 내는 도로로 바뀌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느 나라처럼 이런 곳에 교통경찰이 집중 배치하여 속도위반 단속을 벌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교통경찰은 학교 주변에서 속도위반 단속을 하는 모습은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그러면서 OECD어쩌구 하면서 학교근처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제일 높은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비단 단속만이 최선은 아니지만 학교 주변이나 주택가나 인도나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교통체계와 그러면서 도로에서는 차량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그런 도로망의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책을 보면서 이런 바램이 요원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런 바램에 대해 이미 이루어져 시행되고 있는 여러 선진국의 사례가 있다. 이런 사례의 연구와 우리에 맞는 교통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얘기하는 내용 중에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동물들의 교통흐름에 대한 내용으로 그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개미와 메뚜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병정개미의 교통정체 없이 원활하게 움직이는 그들만의 교통체계는 우리와 같이 복잡한 신호체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메뚜기는 원활한 교통체계에 대한 내용은 아니지만 때로 움직일 때 그들의 움직임은 「동물의 왕국」과 같은 화면에서 영상으로 본 기억이 난다. 이와 비슷한 모습은 간혹 화면으로 본 「가창오리 떼」의 모습이나 「꽁치나 정어리 떼의 군무(?)」들은 그저 감탄만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동물들의 움직임은 우리가 차 안에서 답답하게 느꼈던 교통정체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동물들의 움직임은 뭔가 그들만의 일정한 법칙—먹이를 찾거나, 포식자로부터의 회피나 집단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공통의 목표가 있어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목적지가 달라서 근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달라 보이는지 모르겠다. 하나 특기할 점은 수 많은 개체가 움직이는 동물들의 단체이동에는 서로간에 접촉으로 인한 충동이 없다는 것이다.


     간혹 방송을 통해 우리가 늘 상 접하는 교통신호기가 억대가 넘는 시스템이라는 뉴스를 접한다. 이런 시스템이 뭐가 그리 비싸나 하는 의문이 들지만 이런 신호체계가 신호기 앞에서 시간을 최소화하고 보행자나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신호체계라면 그만한 비용을 충분히 들여도 좋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지점을 통과하는 수많은 사람과 차량이 버리는 시간과 비용을 돈으로 환산하면 당연히 싸게 먹히는 내용일 것이다. 허나 현실은 그와는 반대이기에 고비용의 신호체계가 아닌가 하는 반문을 해 본다. 보다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가 있어야 할 대목이라 생각된다. 조금 긴 일정기간이 경과되면 신호체계도 일부 변화를 주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있을 때 늘 접하게 되는 혼란의 불편함이 긴 시간 축적되는 우리의 교통체계의 노하우로 남아 이상적인 우리의 교통체계를 만들어 내리라 생각된다. 단순한 교통정책의 집행이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고, 그 길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만들어진 정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세계 각국의 교통표지판의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 보니 마치 이모티콘을 보는듯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기후환경과 그곳의 지형적인 환경이 다른 세계 곳곳의 특성을 감안한 교통표지판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내용도 있고, 과연 이런 표지판도 있을까 하는 내용도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된 이런 교통표지판이 실재 그곳에서 사용되는 내용인지 아니면 임시나 디자인상 만들어 본 것인지 그도 아니면 재미 삼아 그려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간략한 그림으로 많은 의미와 재미를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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