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눈, 사자의 마음, 그리고 여자의 손
이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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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척추 전문의라고 하면 손꼽히는 의사 중에 한 명이 쓴 책이라고 한다. 척추에 관련된 병이라고 하면 대표적인 내용이 디스크라고 생각되는데 저자는 이런 내용 보다는 척추충만증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책에는 이런 내용 보다는 의사와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격투기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왜 이 내용을 여기에 담아 놨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의료행위가 치열한 격투기의 싸움터라는 생각에서 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덕분에 유술이나 K-1에 대한 간단한 자료를 찾아 보게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기무라 마사히코나 역도산, 최배달 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면서 만화나 영화를 통해 들어 봤던 이름들에 대해 알게 된다. 마사히코는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접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이들에 대해 막연히 유명한 무술인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책의 내용이 나름 유명한 의료인으로 그들의 모습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 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봤는데 막상 책을 보니 그런 기대는 나의 희망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 권위적인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 엘리트로 분류되고, 자신의 분야에서 손꼽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대한 얘기가 권위적인 느낌을 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의사에 대한 7단계 분류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깔대기 모드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이다. 일반인이 의사에 대한 인식과 의사가 일반인이 생각하고 있겠다는 생각은 많은 차이가 있다. 의사들이 생각하는 의사들 자신의 얘기는 전문분야를 다루고 있는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신들의 치부에 대해서는 솔직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리 유능한 의사라도 실수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실수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들의 치부를 나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그냥 언급만 하는 선에서 넘어가는 정도다. 좀더 환자 관점에서 들려 주는 의사의 얘기였으면 더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부분에 얘기하는 침술에 대한 느낌은 완전히 사이비민간요법이라는 느낌을 바닥에 깔고 있다는 느낌이다. 침술과 척추 분야는 공통의 다루는 분야가 있다 보니 서양의학의 관점에서 전통의 치료법에 대해 열린 시각이 아닌 편협한 시각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거금을 들여 이런저런 기계장치에 연결되어 수술을 행하는 현대의학이라는 분야와 간단한 도구와 감으로 병을 인지하고 해결하는 방법의 내용을 볼 때 과연 어떤 내용이 좋은 것일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환자를 위한 진료행위가 어떤 것이 좋은 것이고, 최고의 치료인지는 많은 토론과 고민이 있어야 할 내용이지만 과연 우리 접하는 법과 의료 행위의 내용이 환자를 중심으로 한 행위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할 내용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름의 소신과 의지로 지금의 위치에 오르고 권위를 만들어 낸 개인의 성과는 당연히 대우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치와 권위는 결국 환자를 위해 있어야 할 내용이고 어떠한 내용으로도 변형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접하는 의사들의 일반적인 모습 속에 그들의 모습은 마치 신이라는 입장이 내재하고 있는 느낌이고, 환자는 처분만을 기다리는 죄인의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치열함 속에 나름의 성과를 이루어 내고, 이런 과정에서 명성이 알려져 유명세를 타는 스타 닥터라면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하듯이 뭔가가 다르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언제나 이런 의사를 만나면 나의 병이 완쾌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사람으로 대우 받을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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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미스 프랭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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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골의 조용한 마을 베스코스에 악마가 나타난다. 이는 이방인으로 금괴를 들고 와 인간의 인간성을 테스트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원한을 풀고자 한다. 에에 맞물리는 시골처녀 샹탈 플랭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시골마을의 하나 밖에 없는 호텔에서 일하며, 간혹 방문객과의 성매매를 하며 돈도 벌지만 이 답답하고 따분한 시골을 떠날 방법을 찾는 과정에 이방인을 통해 악마적인 제안을 받는다. 아무 이유 없이 마을 사람들이 살인을 하면 마을이 번성할 수 있는 금괴를 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제안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부를 줄 수 있는 금괴 한 덩이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고민하는 과정과 마을사람들의 각자의 이기적인 생각에 애꿎은 사람을 희생양으로 몰아 사람을 죽이려는 유혹에 넘어가는 듯하다가 현명한 주인공의 판단에 반전을 보인다.


     이 소설의 내용은 TV방송에 ‘써프라이즈’라는 제목으로 옛날이야기를 재현드라마와 같은 형식으로 보여주는 내용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터넷을 찾아 보니 이런 내용의 그림들이 매 컷마다 보여주고 있어 그런 느낌이 더 확실하게 든다. 이런 얘기가 가능할까도 생각해 보지만 과연 이런 제안을 할 수 있는 일이 현대에도 일어 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찌 되었든 이런 제안이 나에게 들어 온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할까? 요즘은 돈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다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돈으로 사람을 죽이는 청부살인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런 내용이 한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의 모의에 의해 살인을 계획하는 모습은 상상이 안 간다. 그러나 소설에서의 내용은 그냥 소설만의 이야기로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제안이 들어 온다면 누구나 생각해 보지 않겠는가? 평생 먹고 살수 있는 부를 주는 대가로 사람을 죽이라는 청부살인을 누구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리라 생각되지만 막상 나의 상황이 위기에 봉착하면 한번은 생각해 볼 내용이 든다.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악마의 유혹리라 하겠다. 이런 인간 내면의 모습을 좋은 사례로 보여주는 내용으로 인지된다. 마지막의 반전은 권선징악의 결말로 이끄는 모습으로 마무리 되지만 이런 류의 영화의 한 종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소설을 보면서 주인공의 행실이나 모습에 있어서는 조금은 세속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조그마한 마을에서 있는 호텔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이곳을 떠나고자 하는 욕구를 얘기하기 위해 그려내는 여러 모습은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과 맞물려 세속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마을 유지나 간헐적으로 찾아 오는 내방객들과의 성관계 등이 이런 느낌을 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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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의 지배 - 인간은 두뇌로 음식을 먹는다
존 앨런 지음, 윤태경 옮김 / 미디어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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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이 『미각의 지배』로 되어 있고 부제로 「인간은 두뇌로 음식을 먹는다」라고 되어 있다. 허나 책을 펼쳐 읽고 있으면 맛에 대한 내용 보다는 두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맛의 기억에 대한 인류기원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조금은 재미없다.


     나나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접하는 맛에 대한 기억에 대한 내용은 다양하다. 또한 이런 맛에 대한 기억을 소재로 TV프로그램이 소위 ‘먹방’이라고 하는 내용을 다루는 내용이 대세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어떤 특정 음식과 맛에 대해 향수를 불러 오고 이로 인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적용이 된다고 하겠다. 이런 식으로 보면 우리의 오감 중에서 맛 감각에 대해 특별함이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저자는 다양한 내용에 대해 서술하고 있지만 책을 다 보고 나서 한마디로 인지되지는 않는다. 또한 다른 감각인 시각, 청각, 후각, 촉각도 미각만큼의 느낌은 고유하게 있는 것은 맞는데 유독 미각 만이 이런 특별함이 있는 걸까? 책의 내용이나 나의 개인적인 느낌 상으로 특별함은 찾기 어렵다.


     책의 내용 중에 특별히 기억되는 내용은 와삭와삭한 맛에 대한 기억이나, 몸에 좋지 않은 것에 대한 기억의 메커니즘에 관련 내용은 인상적이다. 와삭와삭한 맛의 호감은 진화론적인 과정 상에서 곤충을 먹이로 했을 때의 기억의 영향이라는 것에 대한 저자의 이론에 대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고 고통 받았던 기억에 대한 이론은 인상적이다. 음식의 상태에 따라 그 음식을 먹어 본 사람의 특별한 인상이 나에게 좋은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기억은 자기보호본능을 근간으로 한 내용이란 측면에서도 특별해 보인다.


     맛에 대해 느끼는 구조나 맛 기억에 대한 메커니즘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의 풀어가는 과정이 완전히 생물학적인 내용이나 물리적인 측면의 고찰로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행동과학적인 측면의 고찰로 이루어 졌다면 보다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저자는 다양한 부분에 대해 미각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고고학적인 측면을, 행동과학이나 생물학 등에 대한 다방면으로 다루다 보니 책의 장 별로 다루는 제제에 대해 “이 주제에 대해 맞게 이야기하고 있나?”하는 의문이 든다. 


     요즘 방송에 자주 등장한 먹방의 내용 중에 매운맛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내용이 한국에서 만의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운 맛에 대한 관심이 가는데 마침 매운 맛에 대해 다루고 있는 장이 있어 관심 있게 봤지만 그냥 궁금증만 늘어 간다. 매운 맛에 대한 생물학적인 메커니즘이나 매운맛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으나 그런 기대감은 해결이 되지 않는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느끼는 맛에 대한 기억은 다른 감각기억과 다르게 특별히 차이를 느끼는 것은 모르겠으나, 먹는 것은 나의 생존과 관련된 행위이고, 이런 행위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미각을 통해 기억되는 구조에 따른 것은 아닐까? 저자의 논지를 쉽게 알아 듣기는 어렵지만 이런 내용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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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바꾼 집 - 아파트 전문가 교수 둘이 살구나무 집 지은 이야기
박철수.박인석 지음 / 동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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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에 대해 나름의 연구와 견해를 피력하는 두 저자가 자신이 살아 왔던 아파트를 팔고 주택을 지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런 내용은 책의 소개 글에 자세하게 나와 있어 나도 주택에 대한 생각이 있어서 찾아 보게 된다. “과연 내가 아파트를 팔고 주택을 지어서 산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내 스스로 던져보면서 많은 난관과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들도 책의 초두에 이런 내용을 피력하고 있다. 일단 돈 문제에서부터 가족간의 의견차이까지 다종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며, 인허가에 따른 행정적인 난관과 대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직면하게 될 문제까지 그 내용으로 따지면 너무도 많다. 이런 많은 문제를 극복하고 멋진 집을 짓고 산다는 것이 너무도 멋지다. 책을 읽는 내내 한번 찾아가 내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접 내 눈으로 그 실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대리 만족으로 인터넷을 통해 과거의 터의 모습이나 집이 지어진 뒤의 모습 사진 속에 보여지는 집의 전경들을 보면서 저자들이 해낸 결과에 감탄을 하게 한다.


     일단 건축이나 주택에 대한 관련 분야의 전공자들이 써낸 책이고, 그들이 진행한 집 짓기의 모습이라 나름 기본 지식이 있었겠다는 것이 나와는 차이가 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돈 문제에 있어서 나름 책에 자세히 보여주고는 있지만 돈의 상황과 집을 지으려고 하는 장소에 따른 여건이 차이가 있고, 이를 찾는 노력의 정도가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모여 결국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 그렇지 못하는가의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책에는 좋은 내용이나 중간 중간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대해서는 특별한 것을 제외하고는 언급하고 있지 않아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은 빠지고 마지막에 보여지는 멋진 집의 전경이 남는 것이 아닐까? 마치 산의 정상에 오른 사람이 보는 성취감의 내용과 오르다 만 사람의 느낌이나 산의 밑에서 바라보는 생각은 전혀 다르듯이 완성된 멋진 집을 글로, 그림으로 보는 입장과는 너무도 차이가 있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저자들이 행했던 아파트를 주택과 바꿔보고 싶다는 나의 희망이 한때의 바램에 머물러 있는 이유인가 보다.


     책을 보면서 나름의 멋진 집을 지어 보여준 내용은 좋다. 돈에 대한 것, 나름의 가지고 있는 주택에 대한 저자들의 소신을 이루는 것, 집 짓기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요 과정들, 그리고 1년여를 살아보면서 유지관리에 드는 여러 내용을 다각도에서 다루고 있어 유익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허나 책에는 잘 언급되어 있지 않은 몇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첫째는 보안에 대한 문제다. 요즘의 사회분위기가 너무도 어수선하다 보니 야산의 초입이고 주택단지의 변두리이다 보니 보안문제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둘째로 교통문제다. 저자들이 책의 초두에 언급 했듯이 수도권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택지를 찾아본 곳이 지금의 장소라는 설명은 있지만 이 지역이 자가용이 없을 경우 교통문제가 적잔이 문제가 되리라 예상된다.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서 생필품을 구입하는 등의 생활을 해야 하는데 시장이나 상점과의 거리가 있어 보이고, 이동의 동선이 어려워 보이는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극복 했을까?


마지막으로 부동산이 재산의 하나의 형태인데 살아가면서 겪게 될 자금문제에 있어 환금성이 아파트 대비하여 어떨지 모르겠다.


     이런 저런 문제를 나열하다 보면 결국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버려야 할 것과 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런 문제들이라고 생각되는 문제들을 제기하다 보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런 고민을 거치고 나서 얻어진 것이 현재의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이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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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의 역습 -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의 심리학
랜디 O. 프로스트 & 게일 스테키티 지음, 정병선 옮김 / 윌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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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장 강박장애!”


     이 책을 통해 저장 강박장애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된다. 간혹 방송매체를 통해 집안에 온통 쓰레기로 가득한 집을 소개하는 내용이 머리에 떠오른다. 맥주 캔으로, 병마개로, 플라스틱 페트병으로, 각종 쓰레기로 온통 집안을 가득 채우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접하면 “세상에 이런 일이~~”라면서 간단히 넘어가는 가십거리로 치부했었던 내용인데 어느 날 책을 보면서 이런 일이 나에도 있는 증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한편으로 나 또한 뭔가를 모아서 버리지 못하는 증세를 이 책의 주인공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단지 정도의 차이 뿐….


     책을 시작하면 콜리어 형제의 얘기로 시작한다. 책의 세밀한 서술에 놀라 인터넷을 찾아 보니 책에 서술된 내용이 정확하다 못해 더욱 더 실감나게 설명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사진으로 보면 콜리어 형제가 살았다는 건물은 지상 4층 건물로 웬만한 상가 건물 정도의 규모로 당시(1940년도)도 그렇지만 상당한 재력가임을 짐작하게 하고, 이런 건물에서 170톤이 넘는 잡동사니가 나왔다는 저자의 설명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채워져 있는 잡동사니에 의해 위층의 무게를 버틸 수 있다는 얘기도 과장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이런 잡동사니의 내용은 다종다양하다. 재력이 있다 보니 각종 서적에서 고가의 가구, 악기 등 다종다양함을 저자의 설명과 사진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런 행동을 한 콜리어 형제의 행동의 이유는 무얼까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등장하는 몇 명의 중증 저장 강박장애를 가지는 사람들을 두 저자는 인터뷰와 각종 실험과 테스트를 하면서 그 원인을 찾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결론은 한마디로 무엇 무엇 때문이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원인은 없어 보인다. 단지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을 거론하는데 그 내용도 가정에 그치는 내용으로 보인다.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하는 내용은 성장기에 심리적 위축을 보상 받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택한 것으로,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특정 물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다종 다양한 물건도 되고,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을 강박장애를 겪는 사람만이 특별하고 쓸모가 있다고 느껴 모으는 사례도 있다. 결국 심리적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이런 저장 강박장애로 표출된다는 설명이다. 반드시 심리적 장애로 인한 저장 강박장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서 단정적인 원인과 결과로 얘기하기도 어려운 내용으로 보인다. 많은 증상자들에 대한 내용이 이런 유형들이 많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내용으로는 성장기에 궁핍한 환경에서 부족함에 대한 심리적 불안에 대해 성장 이후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이런 증상이 발현되었다는 추정도 있다. 이런 등장인물들의 장애에 대한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증상자 스스로나 가족들이 노력을 해 보지만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증상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장애도 물질만능의 사회 상황에서 가능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넘쳐나는 물건 속에 자신이 안고 있는 정신병 비슷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변의 잡동사니를 끌어다 모으는 이런 행위는 증상자 개개인의 나름의 치유방법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사례자의 내용을 너무도 실감나가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매일 보는 신문을 미처 보지 못한 기사가 있고, 보지 못한 기사가 분명 중요한 내용이라고 추측하여 나중에 보겠다고 쌓아두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음날, 그 다음날도 못 보는 신문이 점점 더 늘어나는데 이 신문들을 버리자니 중요한 정보를 버리는 것 같고, 나중에 본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보지 못해 결국 이렇게 모아지는 신문이 온 집안을 채워간다’는 과정의 설명은 이 책의 극단적인 중증 저장 강박장애자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내 주변에 쉽게 발생하는 내용 중에 하나일 것이다. 비단 신문 만이 아니라 늘 입고 있는 옷가지도 마찬가지다. 예뻐서, 모양이 좋아서, 유행이니까 등의 여러 이유로 입겠다고 삿던 옷들이 어느 순간 매번 입던 옷을 빼고는 옷장에 쌓여만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구입할 때를 생각하면 아까워서 버리지도, 누구에게 주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1,2년을 한번도 입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는 경우가 나에게 있다. 이런 상황이면 경미하게(?)나마 나도 저장 강박장애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정리의 달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인가 보다.


     다른 측면으로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가 저장 강박장애로 볼 것인가는 이런 분야를 전문으로 연구한 저자들의 판단을 받아 봐야 정확한 진단이 나오겠지만 한편으로 집안을 모두 정리해서 온 집안이 횡 덩그런 상황이 되면 너무 썰렁해서 오히려 더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아닐까? 물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같이 발 디딜 곳도 없어서 물건을 밟고 지나다녀야 할 상황은 너무 했다 싶지만 어느 정도는 지저분한 분위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기준이 다르듯이 각자의 개성에 맞춰 살아 가는 것은 아닐까? 쓰레기에 파묻혀 그로 인해 본인의 안전과 건강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불쾌감과 각종 피해를 준다는 것은 큰문제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자각하는 정도에서 볼 때 저장 강박장애의 선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연구하는 저장 강박장애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학교 기숙사에서 각종 잡동사니를 모아 놓고 단계별로 모아 놓은 사진을 보니 이상하면서 재미있기도 하고 이런 것도 측정을 하고 그림으로 남겨 놓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정작 이런 사진을 보는 사람은 ‘아 이런 상황도 있구나’하는 생각도 해 보지만 이런 환경에서 같이 생활하는 가족이나 동거인의 입장에서는 미쳐 버리거나 헤어짐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물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는 이런 이유로 이혼했다는 사람도 나오니 “아하 그렇겠지~~”라는 표현에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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