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위의 세 남자
제롬 K. 제롬 지음, 김이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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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보면서 학창시절 처음 영어를 배우면서 짧게 짧게 들려 주는 에피소드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중에는 샌드위치 백작으로부터 유래된 샌드위치에 대한 영어 단문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듯 하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어설퍼 보이는 세 남자의 이야기는 『덤앤더머』나 『미스터빈』과 같은 종류의 영화가 생각난다. 조금은 바보 같은 세 남자의 일화가 처음 배우는 영어작문의 예문과 같은 느낌을 준다.

     책은 영국의 템즈 강—길이 336km. 유역면적 1만 3400㎢로 글로스터셔주(州) 코츠월드 구릉지대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잉글랜드 중남부를 횡단하고 런던을 지나 북해로 흘러 든다—을 1주일에 걸쳐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와 그에 결부된 부연설명들이 엮어져 있다. 보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여행하는 동안 템즈 강변의 모습과 여행하는 중간중간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 그리고 집에 도착하는 내용은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 하다. 연상되는 이야기로 삼촌이 액자를 걸기 위해 못 박는 장면이나, 식사 준비 과정의 모습, 강물에 빨래하는 모습 등등 곳곳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행동들의 내용은 마치 미스터 빈의 엉뚱한 행동의 연속으로 느껴진다. 미스터 빈 한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화자로 나오는 나—작가 자신 제롬이라고 한다—를 제외한 보트탑승 친구 조지와 해리스는 무척이나 엉뚱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책의 후기에 보니 실존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이 탑승한 폭스테리어 개 한 마리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 준다.

     책을 보면서 보트를 타고 강을 여행한다는 것이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후기를 보니 이 책으로 인해 템즈 강이 유명해지는데 한 몫을 하게 되었고, 소설 속의 내용과 같이 여행하는 것이 유행되었다고 하니 이 책의 내용이 나만 느끼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읽으면서 한강이 이 소설과 같은 모습이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지금의 한강은 유람선도 한적하게 오가고 있으며, 수상택시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 실효성이나 운행 횟수도 많아 보이지 않고, 가끔 주말에 한강변에 가보면 요트나 수상스키나 윈드서핑을 한가롭게 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소설의 내용과 같이 보트여행을 하기에는 왠지 부족해 보이는 느낌이다. 민밋한 주변 모습도 그렇고, 많이 깨끗해 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왠지 더럽게 느껴지는 탁한 물을 보면 보트여행을 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할까? 운하얘기도 생각난다.

     어찌 되었든 보트를 타고 여행하는 엉뚱한 세 남자들의 이야기는 코미디 장면과 같이 웃음을 준다. 엉뚱한 행동과 조금은 바보스러운 내용은 재미나게 써 내려간 작가의 글 솜씨가 탁월하다. 소설이 쓰여진 때가 100년이 지났다—1889년 출판되었다고 하니 정확히 119년이 지났다—고 하고, 장소도 영국의 템즈 강의 지금의 모습이나 옛모습을 보지 않아서 어떤 대목은 이게 무슨 내용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꾸로 한강변에 관련된 내용을 봤다고 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본다.

     오랜 시간이 지난 글 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최근의 코미디와 동일한 느낌과 웃음을 던져주는 작가의 글 솜씨에 영국식 유머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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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과학 - 미인 불패, 새로운 권력의 발견 과학전람회 9
울리히 렌츠 지음, 박승재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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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외모를 좀더 예쁘게 바꾸기 위해 각종 성형수술이 유행처럼 번져 지금은 보편화 되었다. 쌍꺼풀수술은 기본이고, 코수술, 턱수술, 가슴수술, 지방흡입, 다리교정, 눈썹문신 등 성형수술의 예는 한도 끝도 없이 많다. 보톡스—미국 제약회사 엘러간의 상표명으로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이란 주로 상한 통조림에서 생기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이라는 박테리아가 만든 독소—라는 단어도 전문용어가 주름살 제거 성형과 관련된 보편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성형의 열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얘기도 아니고, 여성만의 얘기도 아니다. 남녀 전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내용으로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말에 포함된 아름다움의 힘이 이런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인력채용 시 채용하고자 하는 인력의 외모에 흐르던 문제점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얘기가 되었고, 이제는 그런 얘기도 보편화되어 외모지향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이런 얘기들 모두 외모에 대한 나름의 뭔가 과학적인 원칙이 있어서 나오는 얘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내용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일단 흥미가 느껴진다.

     각종 통계 데이터를 보여주는 책의 내용은 ‘예쁘면 용서된다’는 얘기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통용된다고 한다.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외모가 예쁘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갖게 하고 그 호감이 나름의 역할에서 가점이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업실적을 봐도 그렇고, 설득력이 높게 나타나는 것도 그렇고, 어찌 보면 외모도 역할 수행에 있어서 하나의 도구로 활용가능 하다는 얘기가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고 하면 외판 직원을 선발하는데 있어 나름의 외모를 기준으로 뽑는데 있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닐까? 분명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더 좋은 조건의 인물을 선택함이 필요한 내용이기는 하다. 외모가 좋다고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일단 선입견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점을 받기에는 좋은 내용이고 이를 바탕으로 빨리 적응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작용은 긍정적인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책의 내용에는 단지 아름다움에 대한 외모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차이와 시대별 변화, 지역적인 특성 등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또한 아름답다고 뽑은 미인을 조합하여 컴퓨터 합성한 얼굴 모습도 얘기하고 있는데 왠지 어색한 모습을 띄고 있다. 누구의 눈, 누구의 코, … , 하면서 조합된 얼굴은 아름답다는 범주에는 들지 몰라도 왠지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갖게 한다. 완벽하다고 하는 얼굴의 조합이 아니라 나름의 개성을 띈 얼굴이 더욱 매력적인 얼굴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남자의 얼굴은 강인한 선을 중심으로 한 남성적인 얼굴만이 선호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도 있고, 여성의 얼굴은 좀더 어린아이와 같은 느낌을 주는 얼굴이 더욱 호감이 간다고 한다. 헌데 이런 호감 가는 얼굴—아름다운 얼굴—은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왔고, 지역별로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얼굴의 정의는 내릴 수 없다고 한다. 단지 호감 가는 얼굴을 통계적으로 추론해 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요즘은 얼굴만이 아닌 몸매에 있어서도 아름다움에 들기 위해 많이 신경 쓰는 내용이다. 대표적인 내용이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이 작으면 작을수록 더욱 아름답다는 범주에 든다는 것이다. 이는 생존법칙과도 연관이 되어 있다는 얘기는 흥미롭다.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는 다산의 상징과도 같고, 이는 곧 생존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결국 아름답다라는 범주에 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몸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라고 하면 피부 미인을 꼽을 것이다. 매끄러운 피부는 기생충감염에 관련된 정보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로 진화생물학에 관련된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는 얘기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다. 결국 아름답다는 내용은 그 하나하나가 자신의 생존 가치를 가늠하는 잣대이고, 그 잣대를 아름다움이라고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아름다움이 생존과 결부된다고 하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 관여 된다.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택하기 위한 피 튀기는 투쟁을 하다가 기력을 소진할 것인가 아니면 적정선을 선택하고, 후손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인가에 대한 논리적인 선택의 방법은 수학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정리되지 않아도 우리를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은 터득하고 있는 기본 원리라고 인식된다.

     이렇듯 아름다움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내용이다. “아름다움의 권력”이라는 말과 같이 아름다우면 그 만큼 생존력이 높아지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 내용이다. 여기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재 정의가 필요해 보인다. 외형의 아름다움은 분명 생존력의 많은 지수에 차이를 주지만 비단 그 표면의 내용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과학적인 데이터로 보여주고 있으며, 초기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요소로는 작용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생존력의 실체는 외형적인 아름다움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시대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변화되는 아름다움이라고 하면 나름의 아름다움을 키워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합성한 얼굴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듯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부각시키는 것이 진정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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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CURIOUS 3
조안 메리웨더 크레이그 지음, 이연진 옮김 / 휘슬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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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 여름에는 싱가포르 여행을 계획하여 출발하기 전에 관련 책을 들여다 본다. 여러 관련 책들 중에 각 나라별로 다양하게 출판되었던 책이고, 그 시리즈 중에 싱가포르도 포함되어 있어 이 책을 선택하여 읽는다.

     싱가포르에는 인종이 크게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로 구분된다고 한다. 언어는 영어를 사용하지만 중국어, 말레이지아어 등 다양하게 사용한다고 한다. 영국의 식민지 개척을 위한 전초기지로 인도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중간 경유지로 발달하게 된 항구도시이고 도시가 하나의 나라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역사적 배경을 얘기한다. 이는 기본적인 상식 수준의 내용일 것 같다.

     그리고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내용으로 껌은 못 씹고,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면 과중한 벌금을 물린다는 얘기, 비교적 안정적인 치안, 깨끗한 거리 등 쉽게 접했던 싱가포르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또한 방송매체를 통해 1993년 미국의 청소년 마이클 페이가 장난으로 차량에 스프레이 낙서를 하고 싱가포르 국기를 찢고 불태우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태형 6대를 선고하였고, 당시 클린턴이 자국민 보호(?)로 선처를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어서 더욱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도 생각난다. 당시에는 미국인의 시건방진 모습에 야유를 보냈고, 그런 미국에 굴하지 않고 나름의 주관을 보였던 싱가포르에 왠지 모를 그들의 자존심이 느껴졌었다. 이런 생각들 속에 책을 읽는다.
 
     구성원 중에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생활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인의 당연하게 인식되는 모습이 서양인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 그런지 동양식 문화와 생활 방식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서술하고 있다. 체면에 대한 이야기가 번역되면서 “탐욕스럽게 보이다”라는 내용으로 바뀌어 그 외형의 모습이 상상은 되는데 서양인이 인식하는 내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런 모습이 저자는 어찌 보면 겉치례라고 생각하는듯 하다. 사람들의 사는 풍습과 생활습관이 나름의 생존방법에서 파생하여 발전해 왔고, 변화되어 왔다. 이런 변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면 눈에 보이는 모습은 촌스럽고, 우습꽝스러우며 몰상식적인 행동으로 인식되기 쉽다. 또한 이런 내용이 문화우월주의로 변질 되는 것은 아닐지 생각된다. 책의 내용 상에서는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아 느껴진다.

     두 번째로 많은 말레이계는 많은 인구가 회교도로서 생활모습이 회교도 특유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왼손은 부정한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있어서 먹을 것이나 돈을 주고 받는 데는 오른손을 사용하여야 실례가 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사소하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이다.

     정작 여행을 하기 위해 참고할 내용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단지 즐기기 위한 관광으로 간다고 한다면 이 책은 도움이 않된다. 장기 체류를 하면서 싱가폴사람들과 생활을 한다고 하면 참고할 내용은 될 수 있지만….

     책을 보고 나서 여행을 갔다 온 이후에 현지에서 봐 왔던 관광코스의 피상적인 내용을 보고 이 책을 평하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단지 여행용으로 이 책을 본다고 하면 잘못된 선택이 될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장기간—적어도 1달 이상—을 체류하면서 관광지의 싱가포르인들의 모습이 아닌 그들의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하면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관광지 근처의 번화한 모습과 서민들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되며, 관광지를 오며 가며 봤던 싱가폴사람들의 모습이나 외형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책에는 주요 3가지 구성인원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실재 가서 봤던 모습은 다양한 외형과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우리와 같은 거의 동일한 종족에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는 나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다양한 인종과 그 인종을 하나로 규합하여 오늘의 모습을 만들어 내기까지에는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인 여러 가지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내면서 지금까지 왔느냐에 따라 지금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관광지에서 보아 왔던 그들의 모습과 책에 설명되어진 그곳 사람들의 모습은 많은 차이가 있지만 책을 통해 여행을 통해 새삼스럽게 싱가포르에 대해 알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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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시대 - 보이지 않는 전염이 어떻게 암과 심장질환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가?, 뉴 휴머니스트 클래식 4
폴 W. 이왈드 지음, 이충 옮김 / 소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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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염병이라고 하면 쉽게 알고 있는 질병으로는 감기를 들 수 있다. 한국 내에서는 감기는 병도 아닌 것처럼 우습게 알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준 질병들의 목록 속에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 중에 하나가 독감일 것이다. 최근에 우리나라도 감기의 일종으로 독감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식되어져 오고 있으며, 이런 질병들이 세계화 속에서 전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지면서 그 확산과 전염은 손 쉽게 전파되고 있다. 이런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에 봤던 『독소』(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에서 비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전염병에 대한 설명이 간략히 나와 있는데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전염병의 병원체, 감염경로, 증상과 병리, 방역과 매개체, 치료와 예방에 대한 연구가 있는 내용이며, 이런 활동들이 전염병에 관련된 내용이다. 병의 원인이 되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그 동안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불치의 질병들—각종 암, 심장병, 류머티즘, 등—이 자연발생적인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치 19세기의 파스퇴르나 고흐에 의해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여러 발견과 증명은 세균에 의한 발생을 입증하였고, 이런 내용을 당연히 받아 들이고 있는 현시점에서 과거 자연발생설과 동일한 개념으로 현대의 불치병을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책을 보면서 전염병의 매개 병원체의 진화생물학적인 논리는 대단히 발달되어 있다. 그 전개 과정의 내용은 기가 막히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전혀 다른 질병의 내용이 같은 전염 병원체에 의한 진행이고, 그 전염경로 또한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하고 있다. 또한 단기간에 의한 내용이 아니라 몇 년, 길게는 몇 십 년의 기간을 두고 전염되면서 질병을 유발하고 있다는 얘기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이런 얘기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AIDS에 대한 이야기와 비교 된다. 아직까지 AIDS의 원인바이러스라고 하는 HIV에 대한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하는데 무엇이 정론인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 그 원인을 몰랐던 질병의 원인이 전염 병원체에 의한 질병이고 그 질병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치료 방법의 실 낯 같은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는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 대표적인 내용이 위염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고 나아가 위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헬로코박터파이로리—모 유산균 회사에서 제품을 선전하는 문구 속에 세뇌되어 외우다시피 하게 된 세균의 이름으로 오히려 친숙(?)하게 들린다—가 처음에는 단순한 위염증상으로 인식되었다가 세균성 질병이라는 발견으로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발견은 전염병의 대표적인 내용일 것이다. 이렇게 전염병원체—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몸 속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존전략은 기상천외하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으로 마치 『에이리언』영화—시고니 위버가 출연한 우주선에서의 괴생물체에 대한 이야기로 등장하는 괴물의 실체가 인상적이었다. 외형의 모습도 기괴하지만 막상 기생충 실물사진을 보면 거의 비슷하다. 생존방법 또한 여느 기생충과 다르지 않다—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

     원인불명의 많은 질병 중에는 이렇게 전염성 병원체에 의해 전달되고 전달받아 발생하는 질병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 과정과 경로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라 쉽게 발견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지구상의 생물들이 많은 세월 동안 나름의 생존전략을 통해 지금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같이 전염병원체도 동일한 진화생물학적인 과정 속에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유전학적인 얘기까지 이어지면서 사람이라는 하나의 생명체가 수 십조의 단위 세포가 모여 만들어진 하나의 생명체로서 과연 어떤 세포가 유익한 것이고 어떤 것이 유익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오늘은 유익했지만 외부 환경의 변화 속에 내일은 유익하지 않은 모습으로 바뀌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면 과거 생각해 왔던 질병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재 정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수십 년 또는 인류의 세대를 통해 전달되어져 오는 전염병들이 지급은 급성 전염병만이 표면상에 들어난 모습을 보여 주었고, 앞으로는 더 많은 전염병의 그 실체를 보여 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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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 - 죽음을 부르는 만찬
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인식체계는 특이하게 발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감도의 차이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그 대표적인 내용이 이 책에 나오는 비만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는 비만이라는 현상에 대해 병이라는 인식을 해오지 않았는데 책에 나오는 많은 석학들의 연구 결과 비만이 단지 하나의 현상이 아닌 병으로 인식함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게 인식되어지고 있다. 특히 전염병이라는 정의에 따라 더욱 더 강력한 몹쓸병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런 인식의 전환을 하게하는 내용에는 「비만」이라는 의미가 우리의 인식체계를 바꾸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비만의 원인으로 몇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는 열량과다 섭취, 둘째는 운동부족, 그리고 바이러스, 약품, 독소 등을 꼽고 있다. 앞의 2가지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고, 인식하고 있는 내용이다.

     과거 비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인식하는 내용은 게으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인식 되어진다. 많이 먹고 게으름을 피우면 발생하는 부자병이라는 생각. 그래서 발달한 지역 또한 미국이고, 그 미국을 중심으로 비만을 없애기 위해 눈만 뜨면 움직이고, 움직이는 것도 부족하여 일정시간을 할애하여 땀을 빼고 있다. 이렇게 땀을 빼면서 비만을 없애고자 무지하게 노력을 하고 있는 와중에 책에 설명되어지는 내용과 같이 그 비만 인구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증가되고 있고, 한술 더 떠서 아동비만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과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너무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인다는 기본 생각 속에서 운동이라는 해결방안을 찾았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게으름이 비만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음에 등장하는 논리의 얘기는 전염병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산업화된 미국의 농작물 산업의 결과물로 탄생한 비만전염병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것이 HFCS라는 전문 용어가 등장한다. 옥수수에서 축출한 액상 과당이라고 한다. 미국 옥수수 농가를 살리기 위해 개발된 HFCS는 탄산음료와 결부되어 무한정으로 들어가는 미만 제조기로 등장한다.

     그 결과는 현재 미국민들의 모습을 보면 쉽게 공감이 되는 내용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흑인들의 모습을 보면 더욱더 공감이 되어 온다. 그 모습을 가장 인상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을 2005년도 미국 중남부의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카트리나 태풍의 피해 모습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카트리나 태풍에 의해 피난 갈 여력도 없는 저소득층의 흑인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봤고 그 결과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헌데 화면을 보면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던 것이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빈곤층이라고 하는데 한결같이 화면 속의 사람들은 빼빼 마른 사람이 아닌 나의 몸집의 2배 또는 3배 되는 거구의 모습이다. 먹을 것이 없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해되지 않은 외모다.

     이런 모습이 책을 보니 결국은 HFCS가 첨가된 탄산음료가 주범이라고 한다. 특히 뱃살을 불리는 특효약(?)이라고 할까! 이런 내용을 들어 비만이 전염병이라고 하는 저자의 주장이 약간은 억지가 있어 보이지만 음식 속에 숨겨져 있는 비만 원인물질의 실체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 저자가 밝히는 또 다른 비만 원인물질로 가축사육을 들고 있다. 식용으로 키우는 가축으로는 소와 돼지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남아도는 옥수수의 처분과 육질을 좋게 하는 사육 방법—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가축사육에서 오는 대표적인 질병이 O157로 내장파괴로 인한 치명적인 질병의 발생—의 발달과 경제 논리가 결부—소를 도축하고 나서 남는 부산물을 쓰레기로 버리지 않고 다시 분쇄하여 육골분 사료로 되돌리는 렌더링산업—되어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사육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런 사육결과로 미국 내에서 숫하게 신문지상에 올라오는 쇠고기 리콜 사태는 우리도 남의 나라 얘기로 넘겨 버릴 수 없는 내용이다. 촛불시위와 그에 이어지는 갖가지 말들과 싸움의 결과로 이제는 우리도 우리의 식탁에 미국산쇠고기가 올라오게 되었고, 어떤 시스템에 의해 책에서 얘기되는 문제점을 제거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비만의 폐해에서 치명적인 식중독 발생, 무차별한 환경파괴로 이어지는 미국 농업생산체계는 백해무익한 이야기로 넘쳐 난다. 우리가 평소 식탁에서 맛나게 즐기고 있는 고기 한 조각 음료 한 모금이 우리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변형시키는 독소임에는 분명한 사실로 인식되어 진다. 이런 내용을 보고 있으면 과연 무엇을 먹어야 할 것인가 다시 물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책의 내용은 현재의 산업화 된 농업생산체계에 반하는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이런 폐해와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의 해결 방안은 좀처럼 찾기 어려워 보인다. 단 한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면 우리의 먹는 즐거움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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