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벤터 게놈의 기적
크레이그 벤터 지음, 노승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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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이그 벤터 게놈의 기적』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생물학에 관련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이름은 적게 쓰고 게놈이라는 단어를 크게 써 놔서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나 보다. 책을 읽다 보면 물론 생물학적인 내용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책의 성격은 다분히 자서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영문 제목 『A Life Decoded』를 봐도 전기라고 느낌이 오는데 한국 제목으로 바뀌면서 그 의미를 전달하는 느낌이다. 자서전 성격의 책의 내용은 무척이나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게놈(genome=유전자(gene)와 세포핵 속에 있는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염색체에 담긴 유전자를 총칭하는 말)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단어이다 보니 첨단의 과학분야이고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전문적일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게놈에 관련된 자료를 찾아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이면서 저자인 크레이그 벤터라는 이름은 그리 많이 언급되고 있지 않다. 왜 그럴까?


     저자 크레이그 벤터는 학창시절 자기 스스로 문제아(?)와 같은 이미지를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군대를 거치면서 대학에 들어가고 심기일전하여 생물학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세워간다. 물론 생물학분야의 특허기술을 가지고 회사를 만들고 이권사업을 통해 부를 쌓아가는 내용도 서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좋아하는 요트항해에 관련한 얘기는 이 책 속에 많은 부분 등장한다. 독불장군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다르게 얘기하면 이 분야에서 ‘왕따’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행보고 너무도 특이해서 그런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스스로 자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어 좋지 않은 이미지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 나쁜 의미의 단어는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다른 측면을 생각해 보면 학계에서 받는 그의 대우는 ‘왕따’의 의미를 갖게 한다. 그가 얘기하는 인간게놈프로젝트에 대한 업적을 보면 노벨상을 받아야 할 내용이라 생각되는데 학계의 반응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얘기하는 본인에 대한 이미지는 멋지게 평가하고 있다. 소위 얘기하는 천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또한 불굴의 의지와 탐험에 대한 끈임 없는 열정의 모습은 책의 곳곳에 나와 있어 비난 받아야 할 내용이 아니라 본받아야 할 내용일 것이다. 그가 회사를 차리고, 이권사업을 추진하고, 인간게놈분석의 업적을 세워가는 과정의 세밀한 내용은 뭔지 잘 모르겠다. 또한 책의 많은 부분에서 ‘산탄총염기분석’이라는 기술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 자료를 찾아 보고 개략적인 개념도의 내용으로 볼 때 어려운 기술 임에는 분명해 보이는데 저자가 얘기 했듯이 본인의 기여에 의해 이룬 업적이냐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를 찾아 봐야 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인간게놈 분석을 조기에 분석함에 따라 불치병, 난치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하면 높이 평가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 기술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많은 대중을 위한 기술로 활용된다면 그보다 더 멋진 일은 없을 것이다.


     게놈에 대한 얘기가 대중에게 많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서점가의 책의 많은 부분이 게놈에 관련된 책으로 채워지고, 이 분야에 대해 지대한 관심사가 인간이 안고 가는 많은 질병이 이 게놈 분석을 통해 만병통치와 같은 인식이 한때 우리의 주변에서 열병과 같이 지났던 때가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이 때가 아마도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과 같이 인간게놈 분석을 완성했다는 발표가 났던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내용은 게놈분석이 되었다고 발표한 시점에서 많은 시간이 경과한 지금에서 보면 그 발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병통치 식으로 느끼던 꿈 같은 얘기는 온데간데 없고 그런 것이 있었나 하는 오랜 기억의 내용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에 와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저자가 얘기하는 책에는 당시 치열했던 학계의 공방과 업적의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자 하는 명예욕의 치열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과정에 얻게 되는 이권사업의 방편으로 이용되는 신기술은 한편의 학계의 부조리한 단면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한때 우리에게도 ‘줄기세포’라는 이름으로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었고, 불법, 과욕이라는 단어들로 점철되는 광풍으로 끝난 기억을 되새기게 한다. 저자가 분명 게놈에 관련된 분야에서 특출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기술을 통해 불치의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기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시종일관 저자는 중요한 상황이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고,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마음을 다잡을 때 요트를 타는 모습을 얘기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요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이다 보니 저자가 얘기하는 새로운 요트의 구입이나 제작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에 목숨을 건 경주 항해는 우리의 환경에서는 그저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얘기하는 심기일전할 수 있는 요트 항해가 어떤 의미로 와 닿는지 가름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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