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격다짐의 인기..

우격다짐 1
한유랑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3년 2월

글방용 만화 단행본의 제목은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기 보다는 유행어가 곧잘 제목어로 쓰이곤 한다..이 만화를 구상할 때 요즘 한창 유행하는 개콘의 우격다짐을 봤을까..뭐 제목과 그리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지만..남자친구를 조폭만들기 위해 우격다짐식으로 몰아붙이는 여자주인공이니..^^요 근래 몇 년동안 나온 한유랑 샘의 만화를 꾸준히 보긴 했어도..그래도.. 여전히 내 기억속에 한유랑이라는 만화가는..캔디 비스무리한 여자 주인공과..그녀를 둘러싼 잘 생기고 돈 많은 남자 주인공이 득실거리는 그런 만화다..물론 배경은 외국이고.. 그녀들의 이름은 하나같이 공주스럽다..여기서 공주스럽다란.. 어지간히 나의 선입견이 반영된듯^^동화나 만화에 등장하는 공주들은 하나같이 외국 무슨 나라 공주들이었고..나이가 들고 철이 들어서 사극을 본 후에 알게 된 우리나라 공주들의 이름은..어찌나 촌스럽고 웃기던지..(애국자는 아니군^^;)암튼.. 조금 과격해지고.. 현대물에 우리나라가 배경이긴 하지만..여전히 별로 현실감은 존재하지 않는..지극히 먼 나라 이야기인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의 알콩달콩(?) 이야기다..

실망.. 실망..

파괴지왕 1
강은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2월

작가의 취향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강은영 샘의 최신작 <파괴지왕>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아야의 후반부부터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한 그림체는..파괴지왕에 이르러 정접에 이른다..이게 뭐야? 싶을 정도로..
그 전의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그림체를 파괴지왕에선 찾아볼 수 없다..이 작품에서도 여지 없이.. 여러 명의 꽃미남들이 등장하지만..만화에서 꽃미남이라고 직접적으로 지칭해 주어서 알았지..내가 만화를 보는 독자의 입장에선 절대로 먼저..와.. 이 주인공 잘 생겼구나.. 하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게 한다..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신비한 주병..그 주병을 마신 자는 절대 힘을 얻게 되지만..그와 동시에 그 주병의 술(?)을 마신 자 중에 살아남은 자는 없었다..남자다웠던 여자 주인공은..주병의 술을 마신 이후로.. 더욱 강해졌으며..그 전까지는 풍기지 않았던 여성 페로몬까지 강력하게 뿌리고 다닌다..거기다가.. 또 다른 주병을 노리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까지 한다..암튼.. 대충 내용은 이 주병을 지키는 자와 빼앗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그렇지만.. 워낙 그림도 어수선하고..개인적으로 별 매력도 느끼지 못해서..매번 열심히 챙겨읽는 편은 아니다..

뭔가 어수선하다..

왔다! 1
김미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2월

남녀평등사회를 부르짖으며 여권신장운동이 시작된지도 어언 수십년이 흘렀다..그 동안의 변화..라면.. 전문직 종사여성이 늘고.. 사회 전반적으로 남녀평등의 이념이 확산되고..또 여자들의 목소리가 매우 높아졌다는 것... 그 정도일까?그렇지만.. 우리 사회 뿐 아니라 서구 어느 사회를 보더라도..아직까지.. 한 사회를 움직이는 수장은 거의 남자가 대부분이며..남녀평등 사회가 실현되었다고 믿는 사람도 절대 다수는 아닐 것이다..이 만화는 바로 그 비판에서 출발한다..남존여비가 아니라 여존남비가 뿌리깊은 사회..겉모습은 치마를 입는 여자와 바지를 입는 남자지만..뒤집어 속을 보면..현재 우리 시점에서 여성스런 남자와 남성스런 여자의 모습이다..여권신장운동처럼 남권신장운동을 하고..여자들은 스포츠와 허풍을 즐기며..남자들은 수다와 내숭을 질기는.. ㅋㅋ..뭔가 깜찍한(?) 발상임에는 분명하다..그렇지만.. 앞의 독자분이 지적해 주셨듯이..야! 이노마의 인상이 워낙 강렬했던지라..김미영 샘의 후속작들은 어째 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너무 인기를 얻은 다음에는 오히려 더 부담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던 어느 스타의 고백이 떠오른다..김미영 샘도 지금 그런 딜레마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을까..

어디선가 본 제목?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1
이아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2월

이런 제목의 영화던가.. 드라마던가.. 암튼.. 있지 않았던가..나의 아름다운.. 모모모.. 그게 세탁소 였던 것 같기도 하고..다른 무엇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뭐 어쨌든 제목부터 약간은 익숙한 냄새를 풍긴다..일단 이런 제목과 그림체.. 그리고 표지를 보면 느껴지는 것들..분명.. <디스>류의 잔잔한 일상을 담은 만화라는 것...코믹 로맨스나 대하사극, 심리극... 이런 만화랑은 약간 다른 종류라는 것..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일 것..대충 맞지 않나..몇 몇 단편들을 통해 이름은 알고 있던 작가였지만..그리고.. 처음으로 잡지에 연재를 한다는 것을 보고 반갑기는 했지만..그래도.. 잡지를 사서 제일 먼저 읽어볼 만큼의 매력을 가진 작품은 아니었다..물론.. 원래 나는 잡지를 사더라고 좋아하는 작품을 먼저 골라읽는 스타일이 아니라..그저 순서대로.. 차근히 읽어나가는 스타일이라..^^암튼.. 처음 몇 번은.. 시간에 쫓길 때도 있어 뛰어 읽기도 하고 그랬는데..요즘은 잔잔한 그 재미가 쏠쏠하여..이 만화의 다음 편을 나름으로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현실을 뛰어넘는 소설은 없다고.. 어느 누가 그랬다고 한다..물론 나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당..^^

보통학교? 극한 반어법..

보통학교 5
이유정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2월

요즘은 전혀 현실감없는 이야기가 오히려 더 잔잔한 웃음을 주는 것 같다..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학원물이 오히려 판타지에 가까운 유치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만화는 어디서 발상을 얻었는지는 모르지만..암튼..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진 곳에서 출발한다..
수재들만이 입학할 수 있는 학교.. 게다가 그 지독함을 겪어내야 한다니..물론 내가 겪는 일이 아닌 독자들은.. 약간의 설레임만 갖고 출발하면 그 뿐이다..이미 멍석은 깔아져 있으니..앞으로 우리의 주인공이 어떻게 고난과 역경을 헤쳐갈 것인지..거기다가 덤으로 반드시 따라올 로맨스는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지..느긋한 마음으로 그저 지켜봐 주기만 하면 된다..뭐 전개가 다소 맘에 들지 않는다던가.. 이런 식이면 더 좋겠다 하는 의견이 있다면..요즘.. 이 좋은 세상에 작가에게 E-MAIL이라도 한 통 날려도 무방하다..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미 많은 독자들이 써 주셨으므로 생략이당..뭐.. 이런 류의 만화라면 뻔하다고 치부하는 독자가 있다면..굳이 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매우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부분이라면.. 나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니깐..^^그래도.. 이유정 샘의 오랜 팬이거나.. 혹은 팬이 아니더라도..이런 류의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한 박자 느린 코믹함과 귀여운 주인공이 득실대는..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하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