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대에,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귀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그 ‘희귀한‘ 아이들이 받는 대우는 희한하게도 천덕꾸러기를 넘어 ‘그 존재 자체가 불편해진‘ 아이러니를 우린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모순점은 결국 저출산이 가져온 아동과 육아에 대한 몰이해가 아동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는 악순환임을 시사한다.
어른들조차 완벽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아이들이 완벽하고 조용한 인형이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아동 혐오에 대한 감수성이 사라져 아이들 심신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하는 이 불안전한 세상에서, 그래도 사람들은 저출산과 인구 붕괴를 떠들며 여자들에게 아이를 낳고 키워보라고 할 것이다. - P262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가족이라는 작은 정서적 공동체 안에서 행복을 추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분위기는 곧 여성에게는 엄마가 되어 인생의 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또 굳이 엄마가 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결국 가족이 누군가에게 정서적인 만족을 줄 수 없는 사회에서 무작정 엄마가 되라고 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P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