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생활은 정신적인 학대였다. 내가 밖에서 누구였건 그곳에서는 죄수 번호로 불릴 뿐이었다. 이게 내가 유치장에서 느낀 것 중 하나였다. 두 번째로 깨달은 건, 유치장에 있으면 진정 자유를 잃는게 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거였다. 앉거나 서거나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처럼 지극히 평범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 조금도 거리낄 게 없는 일들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 P242

비로소 나는 주 고객층에게 돈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돈을 쓸까 말까 주저하는 게 아니라 정말 쓸 돈이 없었다. - P245

당시 제가 받은 인상은 사회적 분위기든 기업이든 신입사원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경기도 안 좋고 인원감축도 잦은데, 신입을 뽑아서 일을 가르치는 게 기업에는 낭비처럼 느껴지겠죠.
제가 면접을 다니면서 깨달은 건, 기업들이 초과 근무를 스스럼없이 제안하는 데다 심지어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였어요. - P256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도대체 학력이 무슨 의미일까요? 석사학위까지 받고 이제 곧 졸업인데, 저는 정말로 제가 하고 싶은 일에 가까워지고 있는 걸까요? 저는 도대체 뭘 원하는 걸까요?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이전에는 남들이 다 공부하니까 저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대학원에 갈 준비를 하니까 저도 했고, 그 이전에는 남들이다 대학에 가니까 저도 가야 하는 줄 안 거죠. 스스로 미래를 뚜렷이그려본 적도 없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한 적도 없어요. 마치 파도에 휩쓸리듯이, 남들이 하니까 저도 하는 꼴이었죠. - P257

저는 확실히 비관적이에요. 예전에는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3년간 ‘제로 코로나‘라는 난리를 겪고 나니, 책에서나 볼 법한 황당무계한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직 윗사람의 뜻대로 일하는 사람들은 윗사람이 어떤 명령을 하든 상황을 둘러보지 않고 기계처럼 명령을 수행해요. 윗사람이 절 끌고 가라고 하면 그들은 무조건 절 끌고 가겠죠. 마치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이 민가에 몰려가서 집집을 샅샅이 뒤지고 털었던 것처럼요. - P258

 이 업종은 사람이 넘쳐납니다. 제가 갑자기 과로로 죽는다고 해도, 벼랑 끝에 매달린 수많은 사람이 앞다퉈서 내 빈자리를 메우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죽으면 그것으로 완전히 끝나버리고 마는 겁니다. - P262

 예전에는 다들이 길을 걷는 게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보니, 이 길은 단지 좀더 고급스러운 ‘인간 자원‘으로 쓰일 자격을 얻는 길일 뿐이었습니다. 이 자격을 얻겠다고 건강을 해치고, 더 나아가 목숨까지 희생합니다. 마치 제가 예전 직장에서 일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 직장에서는 해마다 사람들이 죽어났습니다. 우리는내가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내가 아닐 수 있겠습니까? - P263

게다가 시민사회에 대한 각종 탄압으로 삶의 질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권력을 갖지 못한 사람은 ‘인간 자원‘일 뿐이고, 오직 ‘고급 인간 자원‘이냐 ‘저급 인간 자원‘이냐를 나눌 수 있을 뿐, 본질적으로는 모두 다 희생양일 뿐입니다. 저는 제 일생이 중국공산당의 사악한 통치에 소모되는 희생양이 되는 것을 참을 수도 없고, 원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저 도망치고 싶을 뿐입니다.(중략) 저는 그저 개인의 권리가보장되는 땅 위에서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다 가길 원할 뿐입니다. - P265

제가 보기에 중국이 말하는 비약적인 경제 발전은 그 자체로 기형입니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앞뒤 재지 않고 미래의 재원을 끌어다 쓴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20년간 고속 발전을 했으니, 앞으로 40년은 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갚아야 할지 모릅니다. 이 40년은 바로 제 청춘의 전부겠죠. 그러니 당연히 대단히 절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P267

당과 국가는 사람들이 깊게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생각 없이 오직 일과 공부만 하는 기계를 키워내서 당과국가에 이바지하게 하고자 합니다. 생각이란 많이 하면 할수록 반동분자가 될 가능성을 키울 뿐일 테니까요. 그렇죠?
교육은 바로 이 같은 복종심을 키우는 데 동원됩니다. 이러한 정신 교육이 매일의 수업에 깊게 뿌리박혀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어문 수업에서 독해를 배울 때, 우리는 확산적 사고를 키우기보다는 윗사람의 뜻을 헤아리는 법을 배웁니다. 틀에 박힌 수업, 특히 이과에서는 끊임없이 문제를 풀어대는데, 이 역시 복종심만 키울 뿐입니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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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제까지의 정부 측 실업률 통계에도 공백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엄청난 수의 실업자, 바로 농민공의 존재 때문이죠. 하지만 정부 통계는 이들을 빼고 도시 호적인 사람들만을 상대로 수치를 매깁니다. 따라서 지금의 통계는 농민공의 대량 실업 사태라는 사회 현상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 P221

중국의 40여 년에 걸친 경제 개혁은 그들에게 중국이 소련이나 동유럽 국가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바로 중국에서는시장이 발전한다는 것이었죠. 소련이나 동유럽의 시장 사회주의에는 민간기업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고 국유기업만 있었기 때문에 결국에는 무너졌죠. 그걸 아는 중국으로서는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싶을 수밖에요. - P223

과거의 3년 대기근(1959~1961년) 동안 중국은 모든지역의 기근 상황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불허했습니다. 아무리 작은 지역의 기근 상황이라도, 그것을 폭로하는 사람은 누구든 상관없이 감옥으로 보내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근 동안, 심지어 대기근이 지나간 후 문화대혁명 기간에도 절대다수의 도시 사람들은 중국에서 기아로 수천만 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아사자가 발생한 지역에서도 자기 지역의 상황만 알 뿐, 다른 곳의 상황은 전혀 몰랐습니다. 또한 자기 지역 상황을 안다고 해도 감히 이 상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지 못했고요. 사람들은 그저 인내하고 또 인내할 뿐이었고, 그래서 당시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 P225

 실제로 중국에서의 자본과 자본주의 세계에서의 자본은 완전히 별개입니다. 자본주의 제도 뒤에는 제도를 지탱해주는 법치가 있으니까요. 즉 법치를 빼버린다는 건 자본주의의 혼을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 P232

제가 조금 전에 자본주의는 금융위기와 파산, 이 둘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죠. 따라서 자본주의는 절대 완벽한 사회가 아닙니다. 우리 인류는 완벽한 사회를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최소한 자본주의에는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속성이 있는데, 바로 자본주의로써 인간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것입니다. 현재까지 인류사회에서 가장 훌륭하게 만인의 기본권을 보호해주는 제도는 자본주의입니다. - P232

중국은 전체주의 국가입니다. 중국은 전체주의 제도를 유지한 채 형식적으로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척할 뿐이며, 전체주의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본주의도 아니거니와, 법치도 존재하지 않는데, 무슨 자본주의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 - P233

 진정한 의미의 자본주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본주의 제도는 법치의 틀을 벗어날 수 없고, 법치의 틀은 민주주의 제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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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청강은 중국이 부분적으로 시장경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전체주의 국가이며, 그 특징은 당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과거 십수 년 동안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할 수있었던 것이 민영경제의 공헌과 선진국과의 긴밀한 관계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산 전체주의 제도하에서는 경제 발전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정부가 경제 성장에 강력한 제약을 가하기 때문에, 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혁하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는 결국 구소련의 말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 P173

북한을 제외한 모든 공산국가가 경제 개혁을 겪었지만, 대부분 공산국가의 경제 개혁은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 개혁시기에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은 기적이 아닌 미스터리인 것입니다. - P175

미스터리의 핵심은 공산당 체제하에서 제도 내부의 동기부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입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부분은 바로 당정 관료 체계의 동기부여 문제였습니다. - P175

개혁개방 시기, 지방 분권은 지방 관료들에게 상당한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강력한 동기부여의 핵심은 지방 관료에게 상당 부분의 자주권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평가할 때도 이들이 달성한 경제 성장을 기준으로 삼았죠.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담당한 지역의 경제 성장을 위해, 일정 정도 자주권도 가지고 있었기에, 여러 가지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민영경제의 뒤를 봐주게 된 겁니다. - P176

정리해서 말하자면, 개혁개방의 전반 30년 동안 경제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 당시 상황이 전후 회복과 비슷했고, 두 번째, 동기부여 기제가 다른 공산국가와 달랐습니다. 그 덕분에 민영경제가 엄청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습니다. - P177

실상은 돈을 미래에서 끌어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었습니다. 중국은 막대한 채권을 발행해서 공공 건설과 기초 인프라에 투자했는데, 만약 이런 인프라 건설의 효율이 높다면 장차 투자 비용을 회수할 테니 문제가 안 됐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투자한 인프라 건설 대부분은 효율이 형편없이 낮았습니다. - P178

공산국가를 제외하고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헌법에는 사유재산을 보호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사유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들뿐이며, 후진국이 후진국인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에게 사유재산을 보호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사유재산을 보호할 능력이 없을까요? 그들 자신의 제도적 문제 때문이겠죠. 따라서 중국이 해야 하는 일은 ‘헌법‘상에 사유재산 보호를 명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헌법‘상의 그 조항을 정말로 집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 P179

제도 문제 외에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중국의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거의 모든 은행도 국가 소유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때문에 많은 병폐를 낳았죠. - P180

1998년 부동산 시장을 개방한 이후, 지방정부는 오직 토지 공급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토지의 가격을 올리고, 이를 통해 재정 수입을 확보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토지 재정이라고 부르지만,
토지 재정의 근원은 사실 토지 국유제이고, 토지 국유제가 이 정책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부동산의 가격을 올리는 것, 이것이 지방 정부 재정 수입의 기본 수단이 되어버렸죠.
이런 정책이 누적된 결과, 부동산 가격과 주민 수입을 비교했을 때, 중국이 전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비싼 국가가 되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는 엄청난 부가 정부의 손에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하고, 일반인과 정부 간의 부의 분배, 민간기업과 정부 간의 재정분배를 결정했습니다. 정부의 그 많은 돈은 토지, 즉 주민과 민간기업에서 나왔고요. - P183

기본적인 분배 정책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정부에만 편향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결국에는 소비 부족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 P187

시진핑 집권 10년은 여태까지 아주 조금이나마 겨우 키워놓았던 제한적 다원화를 완전히 되돌려 버렸습니다. 마오쩌둥이 과거 수차례 말했던 ‘당정군민학, 동서남북중,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를 부활시킨 겁니다.
당이 모든 것을 관리할 때, 그것을 전체주의라고 합니다. 시진핑이 가려는 방향은 입헌 민주주의와는 정반대입니다. 이제 중국의 개혁을 위해 입헌 민주주의를 추진하자던 주장은 오히려 반개혁적인 주장으로 취급받게 되었습니다. - P188

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이라면,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을 뜻합니다. 언뜻 물가 하락은 소비자에게 좋은 소식일 것 같지만, 실제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물가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돈을쓰지 않고 물가가 떨어지기만 기다린다면, 결과는 아주 엉망이 되고 말죠.
그래서 디플레이션은 경제 정책이나 화폐 정책 관점에서 통상적으로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경제학자들은 ‘유동성 함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유동성 함정‘이란 아무도 돈을 쓰지도 빌리지도 않는 상황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 P194

정부가 화폐 공급을 늘렸지만, 사람들이 그 돈을 도로 은행에 저축해버린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수중에 현금이 없으면 두려워합니다. 가정이든 기업이든 수중에 든 현금을 무척 소중히 여깁니다. 그래서 있는 현금을 죄다 은행에 저축하죠. 시중에 풀린 현금 대부분이 다시 은행으로들어가는 것이 ‘유동성 함정‘이고, 이 함정에 빠지면 통화 정책으로는 경제 회복을 돕지 못합니다. - P198

 중국의 은행은 국유은행이기 때문에, 은행이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계속 이자를 지급하면 손해 아니겠습니까? 은행의 손해를 막으려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려 들겠죠. - P199

시진핑에게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어요. 첫 번째 문제점은 그가 경제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가 더 신경 쓰는 것은 색깔혁명이에요. 시진핑은 자신의 강산을 보존하려 하고, 평화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고 합니다. 대형 부동산 회사가 민간기업이기만 하면, 그의 마음속은 일단 원한과 경계로 가득 찹니다. 민간 대형 부동산 회사들을 죄다 평화적인 변화와 색깔혁명의 기지라고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점은 그가 시장경제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 P200

중국 민간기업은 일본 민간기업과 다르게 행동합니다. 일본 기업이 오늘의 원가, 내일의 원가, 그리고 미래 원가를 따진다면, 중국 기업은 단순히 원가와 이윤을 따질 게 아니고, 공산당이 기업을 어떻게 통제할지를 따져야 합니다. 공산 전체주의 제도가 민간기업의 활동을 허락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민간기업이 자유롭게 행동할 한 치의 공간도 허락되지 않았으니까요. - P203

‘당이 모든 것을 영도한다!‘가 바로 오늘날 중국의 제도입니다. 우리는 이 제도를 떠올리며 소련과 동유럽이 왜 경제 개혁에 실패했는지도 같이 떠올려야 합니다. 그러면 공산 전체주의 제도 자체가 함정이라는 걸 알 수 있죠. 이 체제는 일정 수준까지 발전하면 모두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이건 중국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닙니다. - P204

사람들은 중국이 소련이나 동유럽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공산당이 집권하는 한 중국이나 소련, 동유럽은 똑같습니다. 공산당은 어떻게 해도 공산당입니다. 공산당은 자본주의의 발전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자본주의를 당의 통제하에서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공산당하에서는 발전할 수 없죠. - P206

3년 정도만 지나면 중국은 기술적으로 선진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있습니다. 중국에는 이제 막 서방이나 선진국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온 엄청난 수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중국에서 활약하기 시작하면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맡은 역할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추세가 지속되기만 하면 중국은 과학기술과 상업 등 각 방면에서 서방세계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벗어나면 우리가 과거에 봐왔던 발전과 번영의 모습들은 완전히 사라질 겁니다. - P208

사회주의경제 또는 공산 전체주의 제도의 국유경제에서는기업이 자본 잠식의 상태라고 해도 바로 도산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연성예산제약‘이라고 합니다. 왜 도산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바로 기업의 채무를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대신 감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연성예산제약‘이 경제를 차지해버리면, 사방에서 ‘고통‘이 축적됩니다. 한 곳에 축적된 고통이 암이 되는 겁니다. 즉 ‘연성예산제약‘은 경제의 암세포입니다. 경제의 모든 부분에서 암세포가 자란다면, 결국 그 경제는 더는 운영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겁니다.
본래 파산은 시장경제에서 전체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게 하는기본적인 메커니즘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국유제의 ‘연성예산제약‘은 부실기업이 파산하지 않게 해주고, 악질적인 병이 경제 전반에 만연하게 합니다. 결국 경제 전체가 운영을 멈추게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과거에 개혁을 통해서 누렸던 그나마 작디작은 이익도 전부 잃고, 소련이 밟은 길로 들어서게 되겠죠. - P212

두 번째 측면은 중국 정부에 속한 경제 전문가 혹은 시진핑의 고문이라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내부 발언을 할 때 갈수록 조심스러워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그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 P214

사실 그를 즉각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외국 자본입니다. 이게 제일 쉽고 간단한 방법이죠. 하지만 그가 공격적인 ‘전랑 외교‘를 하는 바람에 외국 자본들도 다 놀라 도망가버렸죠. - P217

사람들은 옛 소련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중국과 소련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중국의 제도는 소련에서 유래했고, 중국이 무너진다면 소련에서 온 제도 때문에 무너질 겁니다. 그 원인도 당시 소련과 똑같을 거고요. 다행히도 중국에는 소련과의 차이점도 많지만, 이 또한 소련에서 차용한 제도 아래에서는 존속하지 못할 겁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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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국 매체는 쥐 죽은 듯 조용할 뿐이다.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후속 보도를 하는 곳이 없고, 대중이 질문하는 문제에도 답을 주지 않는다. 정부 기관이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있어서 탐사 기자는 거의 사라졌고, 수많은 언론 종사자는 어쩔수 없이 직업을 바꾸고 있다. 비슷한 상황이 변호사, NGO 단체, 기업가 들에게도 벌어지고 있다. 힘들게 싹틔운 중국의 시민사회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 P130

당시 사회 분위기로는 어떤 이야기도 막힘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가 기자간담회에서 문화대혁명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를 반성하고, 문화대혁명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우리도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개혁개방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논설을 기획했죠. 다만 수위가 좀 높았습니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보니, 당시의 그 분위기는사실 마지막 몸부림이었던 같아요. 할 수 있는 말을 다 해보자는 식의 몸부림이요. - P132

우리가 알던 수많은 유명 시장 지향적 매체는 모두 1996년 전후로 출현했습니다. 『남방도시보』는 1995년에 시범간행을 했고, 제가 있었던 서북 지역 최대 신문사였던 『화상보도1997년 7월 1일에 개편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지역에서 당보와는 구별되는 시장 지향적 매체가 출현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당보나 당보 조직에서 떨어져나온 것들이었지만, 점차 당보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시장에 들어와서 자립해나갔어요. 한창 번성할 때는 거의 모든 성마다 하나쯤 주도적인 시장 지향적 매체가 있었고요.
(중략)
시장 지향적 매체가 생겨난 이후, 기존의 당보 조직은 스스로 자립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정부 측 지원금에만 의존한다면 자립할 방법은 없다고 봐야죠. 그래서 각 지역의 당보는 자신들 밑에 ‘자보‘(부속 신문)를 두었습니다. - P135

제가 1998년에 이 일을 시작하며 몸담았던 시장 지향적 매체에는 사전 검열이 없었고, 다만 노란 선이나 빨간 선을 넘으면 엄청한 후과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매체 스스로가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남방주말>의 신년 헌사 사건이 모두에게 저항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켰습니다. 정부가 규칙을 위배한 거예요. 정부는 줄곧 사후 검열을 유지해왔는데, 이때는 신년 헌사를 발표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검열과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정부가 자신의 검열 규칙을 위반한 것입니다. - P137

오늘 우리가 ‘황금기‘를 말하고 있지만, 사실 ‘황금기‘가 있었나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가 상대적으로 조금 나았을 뿐입니다. 당시에도 날마다 고통스러웠어요. 허구한 날 보도 지침이 내려와서 이것도 못 하게 했고, 저것도 못 하게 했으니까요. 제 생각에 소위 ‘황금기‘의 중요한 지표는 비록 보도 지침이 내려왔더라도 모든 기자가 직업 공동체 의식과 언론 기자로서 책임감을 가졌는지입니다. 자신이 선전가가 아니라 탐사 보도와 사회 사건 보도를 하는 기자라는 걸 인식하는 거죠. - P138

맞아요. 보도 지침이 내려졌지만 언론인들에게는 지침을 어길 수 있는 여지와 용기가 있었죠. 물론 이건 징벌이 매체와 기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요. - P138

제 본업은 홍콩 매체 기자였고요. 당시 언론 종사자들이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할 때, 홍콩 매체들은 종종 ‘타산지석‘의 역할을 하곤 했습니다.
본토의 매체들이 홍콩을 대하는 태도는 2016년을 전후로 해서 뚜렷하게 달라집니다. 당시 법치, 민주, 지역 사회 보육, 청렴과 부패 등의 주제는 본토에서 보도될 때마다 제재받았고, 그럴 때면 홍콩에서 보도된 사례를 찾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와 관련해서 원고 청탁을 여러 번 받았고요. - P139

 홍콩은 본토에서 ‘우리가 더 좋아지려면‘ 혹은 ‘더욱 홍콩을 닮으려면‘과 같은 말들로 거론되던 참고 대상이었습니다.(중략)
이런 경험도 2017년 홍콩 주권 이양 20주년이 되었을 때 끝났습니다. 홍콩에 대한 선해가 절정에 달했던 건 2007년이고요. 그때만 해도 『남방도시보」나 「남방주말』 같은 매체들이 홍콩에 와서 ‘구석구석 홍콩을 배우자‘라며 초대형 특집 기사를 썼으니까요.(중략) 물론 저 역시 사회운동에 대한 글은 쓸 수 없었어요. 하지만 사회운동 같은 소재를 제외하면 쓸 수 있는 내용의 수위가 꽤 높았습니다. - P140

저는 그 당시 중국 본토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남방주말』의 투쟁이 갖는 의의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해외에 있는 사람들 눈에 중국의 언론 매체는 죄다 공산당 관리하에 있으니 다를 게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완전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니, 어떠한 언론의 자유도 없다고 판단할 겁니다. 그래서 해외에 있는 중화권 사람들이나 영어권 사람들은 언론인들이 속박된 상황에서 어떻게 한계를 극복하는지, ‘무릎 꿇고 반란을 일으키다‘와 ‘서서 저항하다‘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 P142

사실 2008년, 특히 원자바오 총리가 정치 개혁을 처음 언급한 뒤로부터 중국의 자유 진영은 이미 온건파와 급진파로 분열되어 있던 거죠. 저는 2013년이 됐을 때 중국 언론의 황금기가 끝났을 뿐 아니라, 저항 세력도 급진파밖에 남지 않았고 그 세력 역시 미미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온건파의 목소리는2013년에서 2015년 사이에 철저하게 소멸했습니다. 온건파의 지식인이든 언론인이든, 저는 ‘남방주말 사건‘이 이 세력의 소멸을 상징한다고 생각해요. - P143

가장 인상 깊었던 사건은 2015년 양쯔강 여객선 침몰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이 체제 안에서는 언론 매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에는 치욕을 참고 견디면 어떻게든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깟 치욕쯤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뭐 이런 거였죠. 정부가 정한 한계만 받아들이면, 저는 국민의 삶을 기사화할 수 있었고, 기자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에는 정말 안 되겠더라고요. 계속했다가는 제 인생을 낭비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P144

점차 이 일은 일종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중대한 공공 사건에 대해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설령 갔대도 취재할 수 없었습니다. 간신히 취재해도 기사로 낼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벌어진 항공사고와 같은 재난 사건들도 모두 당사자들을 통제했는데, 당사자가 몇 명이든, 몇백, 몇천 명이든 인원수에 상관없이 모조리 다 통제했습니다.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결국 국내외 매체 할 것 없이 중국 본토에서 취재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연락한 내용은 쉽게 추적됐고, 당사자 역시 사후에 크게 처벌받았으니까요. 정말이지 엄청난 전환이었습니다. - P145

선전부는 재빨리 강력한 선전 시스템을 가동해서 재난을 선전의 기회로 삼고, 비극을 경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2020년 2월 4일에 『신문연보』에서 보도하길, 중앙선전부에서 300여 명의 기자를 소집해 우한과 후베이 지역을 취재 보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시진핑이 펜데믹을 다루는 선전 교육과 여론 선도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죠. - P149

지방정부의 방해는 있었습니대 그들에게는 기자들의 정보를 모은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서, 기자가 지역에 가려고 표라도 사면 바로 지방정부에서 이를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기자가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감시를 시작하죠. - P151

즉 기자들이 겪는 곤경은 이런 겁니다. 사건의 당사자들에게 지침이 내려오죠. ‘기자랑 말하지 마. 사건이 보도되면 외세에 칼자루를 넘겨주는 꼴이 되는 거야.‘ 우리 외신 매체는 특히 나쁘게 낙인찍혀서, 당사자가 외신과 이야기 나누는 건 그야말로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거나 마찬가지죠.
중국을 취재하고 보도하기란 갈수록 그 내막이 요원해지고, 도대체 지금 정확히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내기도 무척 어려워졌습니다. - P151

지금은 기자 개인에 대한, 특히 외신 기자 개인을 향한 신상 털기와 표적화가 엄청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CNN이나 『뉴욕타임스』를 적대시하면서, 그들이 중국을 모독한다고 여겼죠. 하지만 지금은 표적이 구체적인 한 명의 개인으로 바뀌었어요. 누가 기사가 나올 수 있게 외신을 도왔는지, 중국인 누가 보도했는지 찾아내서 그들을 표적화하는 겁니다. 저는 이 일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와 중국의 상호 이해를 엄청나게 해쳐 놓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전 세계와 이어진 메신저를 공격의 타깃으로 삼는 것과 똑같은 짓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마지막 다리까지 끊어질 수 있어요. - P153

취자린은 2016년에 홍콩중문대학 박사 과정을 졸업하면서 논문을 하나 썼고, 나중에 『20개 그림자 아래의 자유』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는데, 홍콩의 언론 검열을 다룬 책이었습니다. 어젯밤에 제가 취자린에게 이 책이출간되던 2017년과 지금의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개정판을 낸다면 어떻게 바꾸겠냐고 물어봤어요.
그가 말하길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이 책에서 묘사한 홍콩 언론의 검열 상황이 이제 완전히 구식이 되어버렸으니 다 다시 써야 한다더라고요. 하물며 제목도 바꿔야 한대요. ‘20개 그림자‘가 아니라
‘20개 칼날‘로요. 이제 자유는 사라졌으니, 그림자가 한칼에 베어버리는 칼날이 되었다고요. 저는 이 묘사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2020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이 그림자가 천천히 드리워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자가 2020년 이후 칼날로 변했죠. - P154

홍콩의 변화는 너무나 빨랐습니다. 보통, 미지근한 물에 개구리를 넣고 온도를 점점 높이며 삶아버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홍콩은 펄펄 끓는 물에 바로 개구리를 던져버린 거죠. - P155

독립된 목소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분명한 신호입니다. 민간에서건 정부 내부에서건 비평의 목소리가 점차 줄어들다가 결국에 완전히 사라진다는 신호예요.
단지 민간에서뿐만 아니라 정부 내부에서도 분명히 그럴 거예요. 정책을 내놓으려면 단계별 토론을 거치고 마지막에 선별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부와 복종만 남은 곳에서 수준 높은 정책 결정을 할 리 만무하고 점점 더 질이 형편없어질 겁니다. 저는 홍콩과 본토 모두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 P156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던 기자들이 다시 모였던 것도 기억할 거예요.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홍콩 사람들이 ‘모기 매체‘라고 부르는 모기처럼 아주 작은 매체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매체의 출현은 홍콩이 콘텐츠 생산자에게 고도의 통제를 가하는 와중에도 전체 콘텐츠 환경이 중국만큼 철저하게 파괴되지는 않은 덕분이었습니다. 방화벽도 철저하지 못해서, 얼마든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 수 있었고요. 그렇다 보니 많은 사람이 새롭게 모일 기회를 얻었고 작은 목소리로도 최소한 자기 주변의 커뮤니티를 결속시키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 P157

저는 세대별로 그들만의 반항하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항이라는 단어가 짐짓 너무 격렬하게 들린다면 자신만의 ‘대응‘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매체‘를 예로 들면, 우리 세대에 익숙한 ‘매체‘ 개념으로는 중국에서 ‘매체‘란 두 번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는 그들만의 언어와 전파 방식을 가지고 있고 우리와는 다르죠.(중략)
이렇게 이야기해볼 수 있겠네요. 저는 구조적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새로운 세대의 대응 방식이 매우 흥미롭고 그들이 우리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 P158

건강하고 민주적이며 자유로운 사회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참여의식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곳을 바꿀 힘이 있으며 결코 무력하지 않다는 걸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속한 곳이 작은 커뮤니티이든 거대한 사건이든 상관없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참여해야 하고, 상황을 바꿀 능력도 있습니다. 이 세상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당신은 힘을 보탤 수 있어요. 저는 우리 중국인들이 이제까지 이러한 가치를 습득할 기회가 없었고, 그래서 매우 이기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이 세계 각지로 이민 간 중국인들이 그 사회에서 미움받는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인들은 참여하도록 열려 있는 사회의 일원이 되어도 어떻게 참여해서 자기 주변을 바꿔야 하는지 전혀 모르니까요. - P161

우리는 어디에 있든 변화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일 현실세계가 우리를 버렸대도 우리는 우리만의 새로운 작은 세계를 창조하면 돼요. 그로써 우리 스스로 그 세계에 투신하고, 세계를 바꾸며 새롭게 형성해내면 됩니다. 저는 이게 아주 근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하며 살지 않으면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끼고, 그러면 끝장입니다. 살아갈 원동력이 없는데 왜 살아야겠어요? 저는 이것이 홍콩이 제게 가르쳐준 가치이고, 이것에 기대어 저널리즘에 대한 이상을 키웠다고 생각합니다. - P161

저널리즘의 이상에 대해 물어보셨죠? 저는 여전히 의의는 있다고 생각해요. 의의가 없는 삶에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내가 하는 일에 의의가 없다면, 하루하루 먹고 싸는 것뿐이겠죠. 우리가 처음 품었던 이상은 다들 똑같을 겁니다. 빙점』의 편집장이었던 리다퉁의 책 <뉴스로 오늘을 바꾸자>처럼 말이죠. 우리는이 일이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바꾸길 희망하잖아요. - P163

제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자기가 한 일의 대가를 따졌을 때, 감옥에 가거나 죽임당하는 것까지 감당하지는 못하더라도, 돈을 좀 적게 벌게 된다든지, 화려한 삶을 살 수 없다든지, 그런 대가는 얼마든 감당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 P164

저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종종 매우 연약한 것이라고 말하곤 하는데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나무도 아주 작은 새싹에서 시작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 일도 의의가 있다고 믿어요. - P165

 제가 설립한 창작과 토론 플랫폼 ‘매터스‘에 "글쓰기는 가장 작은 단위의 자유다"라는 슬로건이걸려 있어요. 글쓰기는 단연코 제게 가장 중요한 최후의 보루가 될 겁니다. 제가 쓸 글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자기 역량의 확립은 매우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이죠. - P165

저는 반드시 우리가 개인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변혁의 시대도 중요하지만, 대변혁의 시대 속에서 자신의 삶에 갖는 감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뭘 하든 간에 본인 스스로 자기 삶이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 독립된 개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자유롭지 못한 세상에 살더라도 최선을 다해 자신을 자유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해요. - P166

우리의 저널리즘의 이상을 가지고 청년들에게 바람을 넣어선 안 됩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삶을 마주하게끔 해줘야 해요.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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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산당 대회는 예전과 비교해서 훨씬 더 불투명해졌고, 이는 중국 정치의 불투명성이 갈수록 더욱 증가하리라는 것을 예시합니다. - P106

시진핑은 리창에게 권력을 줬지만, 딩쉐샹과 허리펑의 견제를 통해 리창의 권력이 자신을 위협할 수준이 될까 걱정할 필요 없도록 손써뒀습니다. 시진핑의 제왕이 상당히 노련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계파들은 당연히 자연스럽게 성장하겠지만, 각 계파가 서로 견제함으로써 특정 계파가 커지는 것은 방지될 겁니다. - P110

지금부터 한동안은 어떠한 재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전체 관료 체계의 통제 능력은 강화되었지만 통치 능력은 약화했습니다. 통치 능력이 약해지면 윗선이 어떤 나쁜 정책을 만들든지 상관없이, 밑에 있는 관리들의 무능과 무지, 그리고 무지막지함 그 자체로 민중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여러 재난이 일어납니다. 앞으로의 중국은 아마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국가가 될 겁니다. 매우 잔혹한 현실이죠. - P117

중국은 매 순간 종국에는 정치적 문제가 생깁니다. 경제가 아무리 발전해도 마지막에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반 민중이 뒷감당을 지게 되더라고요. - P124

저는 현재 일본에는 경제적 재앙이 발생하지 않았고, 경제가 고속 성장기를 지나 장기적인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뿐이라고생각합니다. 저는 이 단계가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단계보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인간의 생활을 놓고 보면 장기적 안정기가 더 이상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강한 욕망 없이 일상의 삶을 잘 영위할 때 마음이 평화로워진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이상적인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P125

 중국 성인의 말씀 중에, 잘 살아야 도덕 수준도 올라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럼 제대로 살지 못한 후과는 누가 책임질까요? 바로 중국 국민입니다. 그러면 왜 항상 국민이 책임지게 되는 걸까요? - P126

저는 사실 중국의 모든 사회 및 경제 현상의 근본 원인이 정치가 권력자만 보호하는 것과 관련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는 갈수록 나빠지고, 경제 전망 역시 갈수록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저는 우리가 일률적으로 경제 문제만 걱정하기보다 차라리 경제 뒤에 있는 이러한 권력 기제를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이 문제를 깨닫게 되면 경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겁니다. - P127

만약 제가 누군가를 선동해서 그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이득을 취해야 한다면, 제가 가장 먼저 선동할 대상은 바로 이 체제의 권력과 부의 엘리트들입니다. 여러분들도 이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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