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음식, 특히 태국과 베트남 음식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아요. 특히 서구 사회 어디에서도 베트남 음식점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이는 안타깝게도 베트남 전쟁과 관련 있어요. 베트남 전쟁으로 난민이 된 사람들이 새로 정착한 낯선 나라에서 먹고살기 위해 음식점을 열면서 베트남 음식이 널리 알려진 거예요. 우리에게도 이제는 꽤 익숙한 베트남 음식은 참 맛있는데, 널리 알려진 이유는 엄청 슬프지요. - P75

그런데 태국 음식도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유명해졌다는 사실, 아나요?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미국 군인들이 가까운 태국으로 종종 휴가를 떠났거든요. 태국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미국 군인들을위해 맵지 않은 볶음 국수를 만들어 팔았지요. 그 맵지 않은 볶음 국수가 팟타이예요. 팟타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태국의 대표 음식이 되었답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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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어마어마한 이윤은 모두 유럽이 가져가고 식민지에는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식민지가 되기 전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풍요로웠던 동남아시아가 이 시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과거보다 가난하고 약해졌습니다. - P49

말레이시아에도 술탄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9명의 술탄이 5년마다 번갈아 가며 대표 술탄이 된다네요. 어떻게 된 사연이냐고요?
말레이시아는 미국처럼 국가 권력을 나눠 갖는 여러 주가 모여 하나의 나라를 이룬 연방제 국가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주 중에는 주지사가 있는 주도 있지만 식민지가 되기 전부터 술탄이 다스려 온 주도 있었거든요. 이 술탄들이 번갈아 가며 말레이시아 전체의 술탄이 되기로 하면서 말레이시아는 특이한 연방제 입헌 군주국이 되었어요. - P57

스페인 사람들은 계속 필리핀에 찾아와 식민지를 세웠어요. 그리고 이 식민지를 당시 스페인왕 펠리페 2세의 이름을 따서 ‘펠리페 왕의 섬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필리핀이란 이름이 유래해요. - P47

옛날 동남아시아 항구에 왔던 중동과 유럽 사람들은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너무 독립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해서 깜짝 놀랐다고 해요. 당시 중동과 유럽에서도 여성의 권한은 그리 크지 않았거든요. 우리나라를 포함, 많은 곳에서 그랬지요. 그런데 동남아시아에 와보니 자기 나라에서와는 달리 여성이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외국 무역상과 당당히 거래를 하고 큰 재산을 모으기도 했던 거예요. 남녀가 자유롭게 교제하고 이혼과 재혼이 어렵지 않을 뿐더러 여성에게 불리하지도 않았고요. 특히 상업을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 어머니가 딸에게 셈하는 법과 장사하는 법, 글씨 쓰는 법을 대대로 전해 주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부장적인 종교인 가톨릭과 이슬람교가 동남아시아에 들어오자 큰 갈등이 벌어졌습니다. 두 종교는 오랫동안 활동적이었던 동남아시아 여성을 집 안으로 돌려보내려고 애썼지만 그 뜻을 완전히 이루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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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아남는 작품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과거와 미래에 쓰는 편지라는 것이다. 수백 년 수천 년이 더 지나도, 그 어떤 시대를 살더라도 편지를 여는 순간 여전히 깨닫는 것이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 P419

 작가에게는 각자의 영역에서 생활하면서 느끼고 인식한 것, 감당하고 행동한 모든 것이 산골짜기의 음지나 양지에서 수집한 씨앗과 같다. 물론 장소가 어디든 씨앗은 공평하게 열려 있다. 작가가 아닌 사람은 매일 산골짜기에 살면서도 사소한 행위와 사소한 언어, 사소한 결론 따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 그 사소한 것들은 늘 밀물처럼 밀려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흐릿한 흔적만 남겨서 도통 쓸 데가 없다. 반면 작가는 다르다. 그들에게는 밑바탕이 필요하며 그것을 위해 준비하고 연습한다. - P419

 작가는 종종 과도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많이 덧붙일수록 몸과 마음이 더 꽉 차고 견고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것은 글을쓸 때 화려한 문체를 중요시하는 사람과 같다. 좋은 문장은 수면위로 군데군데 빛의 반점이 떠오르는 고요한 물이다. 아주 깊이 흐르며 자기만의 문체를 띤다. 거기에 약간의 물보라를 일으켜 난해한 표현을 끼얹는 행위는 새하얀 치자꽃에 비린내 나는 닭 피를 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P420

 삶은 극적인 감각으로 충만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삶의 무정함은연극의 편집과 연출보다 훨씬 더 강렬하다. 삶은 우리가 가는 곳마다 큰 비극을 맞닥뜨리게 하진 않는다. - 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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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은 참 신기해. 비추기만 하면 누가 누구와 가장 가까운 존재인지 다 보이니까.‘ - P367

허베이는 시닝이 꼭 뿌리 깊은 아버지가 낳은 딸 같다고 생각했다. 복을 타고 태어난 탓에 성취욕은 부족해도 세상의 규칙은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 P389

"왜 매년 자카트를 내야 하는데요?"
허베이가 졸린 눈으로 아버지에게 물었다.
"사랑이니까. 금, 은, 동, 마노, 진주 따위보다 더 귀한 것이 사랑이고 우주 만물 중에서 가장 귀한 것은 바로 사랑받는 사람이란다."
"사랑받는 사람이요?"
"그래. 사랑은 태양과 같아. 태양이 어떻게 만물에 열을 공급하니? 어떻게 어둠을 밝히고 어떻게 토지가 곡식을 기르게 하지? 그건 헤아릴 수 없는 일이야."
아버지는 흰옷에 흰색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자상한 표정을 지으며 계산용 종이로 허베이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자카트는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을 받은 후에 하늘에 내는 세금 같은 거란다. 그건 영원히 필연적인 거야. 알겠니?"
"자카트는 하늘에 내는 세금이다. 이해했어요." -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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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해진 규칙이 얼마나 많은데 누가 그걸 다 지킬 수 있겠어? 사람은 자신의 진심을 회피하면 안 돼. 그 마음 앞에 자기 자신을 놓아야 해." - P343

 어떤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공연한 시비를 일으키고 생트집 잡기를 좋아한다. 그런 쑤모에게 이치를 따지거나 그 말에 반박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끝이 없기 때문이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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