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작은 규모의 팀에 막중한 임무를 맡긴 것은 잡스가 애플의 기존 조직과 분리해 스타트업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개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잡스는 맥 개발을 주로 하는 기존 조직에 불만이 컸는데, 그들이 지나치게 관료적이라고 생각했다. - P258

아이폰은 스마트폰산업에 분수령이 되었다. 출시 후 10년 동안 경쟁사들은 얼마나 대담하게 아이폰을 모방했느냐에 사운을 걸었다.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한 모든 시도는 실패했다. 아이폰이 출시되고 7년여 만에 노키아는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블랙베리는 사실상 몰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사업은 존재 의미를 잃었다. - P275

중국은 수많은 기업을 끌어들이고 있었으며, 현지 관료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공장을 세우려고 혈안이었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과 수입품의 가격을 모두 높여 자국에서 부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했다. 여기에 전략적 관세정책이 더해졌다. 제조업체들을 유인하기 위해 특정 관세를 면제받는 생산 촉진 지역인 보세구역이 지정되었다. 무엇보다 수천만 명 규모의 노동자를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는 해안 지역에 투입했다. 대개 내륙 농촌 지역에서 상경한 그들은 그곳에서 저임금을 받고 2등 시민으로 취급받았다. - P281

오마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현재 보유한 기술력은 중국이 애플을 끌어들인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애플이 중국에 들어가 그 기술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 P285

"우리가 직접 많은 작업을 하지 않고, 단지 설계도 한 묶음과 설명서 패키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공급업체란 없습니다.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아요." - P287

오마라는 애플의 공급망을 이렇게 비판했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공급망이 아닙니다. 원칙적으로는 그렇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제품과 공정, 엔지니어링과 생산이 빈틈없이 설계된 하나의 구조체로서, 모든 것이 한곳에 동기화되어 있을 뿐이에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애플이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건 정말 지옥같은 일이 될 겁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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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트니는 아시아로 출장을 어찌나 자주 다녔던지, 대만의 농구팀에 가입해 월요일 밤마다 경기를 치를 정도였다. - P233

사실 폭스콘보다 품질 면에서 앞서거나, 출시 속도, 즉 제품설계부터 초도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이 비슷한 중국 업체들도 많았다. 하지만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즉 시간 대비 생산량 면에서 폭스콘을 따라올 업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 - P248

애플의 그 누구도 중국으로의 이전을 설계하지 않았다. 단지 기회가 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빨려 들어갔을 뿐이다. 이에 대해 파델은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는 그냥 끌려간 거예요. 나는 늘 이렇게 생각했어요. ‘곧 위험에 노출될 거야.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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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브루너는 이렇게 회상했다. "동남아시아에 ‘품질‘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건 전적으로 애플의 공이었습니다. 그 지역의 제조 역량이 향상된 것은 현지 업체들에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 만한 역량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요구한 결과입니다." - P143

한 애플 임원은 1999년 당시를 회상하며, 폭스콘 공장 안에서 본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들과 그 주변을 둘러싼 "쓰레기장" 같은 환경의 극명한 대비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 P150

중국에서 활동하던 대만의 다른 위탁생산업체들과 폭스콘을 차별화한 요소는 품질이나 기술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정치적 감각이었다. - P151

그 임원에 따르면, 이러한 수직 통합 전략의 핵심은 고객이 폭스콘에 의존하게 하는 것이었다. "모든 생산 단계를 우리가 다 통제한다면, 고객이 도대체 어디로 가겠습니까?" - P155

폭스콘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된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1999년만 해도 매출은 18억 달러에 불과했으며, 미국의 경쟁사였던 SCI, 소렉트론, 플렉스트로닉스 등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였다. 그러나 2010년에는 매출이 980억 달러에 달해, 상위다섯 개 경쟁사의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아졌다. 단 11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데는 무엇보다도 단 하나의 고객, 애플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 P159

이 엔지니어는 궈타이밍의 전략을 서구 기업들을 유인하기 위한 교묘한 도박으로 묘사했다. 값싼 생산이라는 마약에 중독되게 한 뒤, 폭스콘이 선택한 부품들에 기반한 끈끈한 관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었다. - P162

"궈타이밍은 애플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하겠다는 집념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는 이미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있었고, 초기의 거친 시기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윤이든 직원들의 사생활이든 무엇이든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비전을 갖고 있었어요. 내 생각에는 심지어 애플보다도 먼저 애플의 장기적 성공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 P175

1999년 애플은 소량 생산을 하는 PC기업이자, 함께 일하기에 까다롭고 자사 제품의 우월함을 당연시하는 오만한 기업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었다. 애플은 혼히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궈타이밍은 애플과 협력하는 것의 진정한 가치는 수익이 아니라 배움에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렸다. - P176

궈타이밍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했고, 그의 회사가 애플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어떤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 P177

 "폭스콘은 2차 공급업체로서 다른 기업의 기술을 모방하는 행위로 악명이 높았어요. 다른 제조사의 설계를 베낀 다음, 그 업체가 생산을 시작하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결국 상당한 물량을 뺏어버렸죠." - P182

체코는 폭스콘의 생산허브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따져보는 중요한시험장이었는데, 사실 진정으로 입증된 것은 하드웨어 생산과 관련해 중국이 더 저렴하고, 더 효율적이며, 언론의 감시에서도 더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중국에서의 생산 속도는 놀랄 만큼 빨랐고, 불만도 거의 없었다.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공장에 딸린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체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근무시간이 더 짧았고,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았다. 이들은 작업환경에 대해 항의하고 언론과 인터뷰하기도 했다. - P187

 2000년대에 이르러 컴퓨터는 결국 주머니에 들어가게 되었다. 더 많은 기업이 제조를 아웃소싱하고 가능한 한 낮은 비용을 추구하면서, 인구가 많고 밀집도 높으며, 낮은 임금, 수출에 유리한 법률, 평가절하된 통화, 낮은 인권수준을 지닌 어느 한 나라가 그 상황을 활용할 만한 무대로 떠올랐다. 이 덕분에 기업으로서는 수백만 명이 원할 휴대용 기기를 출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여건이 마련되었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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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회사에 뚜렷한 방향성이 없다는 점에 답답해했다. 그는 "모두가 애플의 문화는 무정부 상태이고, 관리할 수 없으며, 실행력도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 벌어지는 일은 정반대였습니다. 사람들은 기준에 맞춰 움직이고 싶어 했지만, 그 기준 자체가 없었던 겁니다. 일관성이 전혀 없었어요"라고 꼬집었다. - P88

잡스는 놀라울 정도로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화이트보드에 가로세로 두 칸짜리 표를 휘갈겨 그리며 말했다. 애플은 앞으로 데스크톱과 휴대용 컴퓨터만 만들 것이며, 각각 일반인용과 전문가용으로 나눌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 외의 모든 제품은 폐기 대상이었다. 그 순간, 줄곧 개발 중이던 애플의 제품 수는 40개에서 네 개로 줄어들었다. 이 전략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지만, 적어도 오랜만에 전략이 생긴 것은 사실이었다. 기계엔지니어에서 시작해 제품엔지니어로 발을 넓힌 회닉은 이렇게 회상했다. "우리가 다 같이 절벽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긴 했어요. 하지만 적어도 이번엔 전부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P91

애플은 디자이너를 성가신 존재쯤으로 여기는 엔지니어 중심의 조직이었다. - P93

이 광고는 애플의 굴욕적일 정도로 낮은 시장점유율을 오히려 장점으로 재해석했다. 즉 (애플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소수에 속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이단아들의 반열에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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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탑재된 맥 OS는당시 기준으로 10년은 앞선 기술이었다. 잡스가 그때만 해도 생소한 입력장치였던 마우스를 클릭하고 맥이 말을 시작하자 청중은 순간 숨을멎은 듯 조용해졌다. 기계적인 합성 음성으로 맥은 이렇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매킨토시입니다." 마치 시리의 할아버지와 같은 음성이었다. "가방에서 나오니까 정말 기쁘네요(당시 잡스는 가방에서 맥을 꺼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옮긴이)" - P51

윈도우가 맥 OS만큼 우아하지 않다는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떤 제품을 내놓든 그것이 곧 업계 표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 P51

잡스는 IBM이 괜찮은 수준의 PC를 발표하되, 가격이 너무 비싸 대중이 접근할 수 없는 제품이길 희망했다. 그렇게 되면 PC라는 개념 자체에 정당성이 부여되어 업계 전체에 도움이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53

잡스의 실수는 PC 경쟁이 애플의 기준, 즉 사용성과 디자인에 있다고 가정한 데 있었다. 하지만 IBM은 그와는 전혀 다른 접근을 택했다. 바로 ‘개방형 아키텍처‘를 도입했던 것이다. 이는 비용을 낮추고 경쟁을 촉진했으며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했다. - P55

"애플 내부에는 애플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태도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키보드부터 온갖 부품까지 전부 스스로 만들려 했고, 결국 애플 컴퓨터는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더 비싸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P57

애플이 파운틴 공장을 SCI에 매각한 일은 곧 항복을 의미했다. 공장을 넘긴다는 것은 잡스와 워즈니악이 차고에서 제품을 만들던 시절부터 지켜온 신념, 즉 제조를 통해 애플의 운명을 통제하겠다는 전략이 더는 유지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공장을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못지않은 경쟁사인 SCI라는 점도 의미심장했다. SCI는 애플을 몰락으로 이끈 전략을 선도한 기업이었다. - P61

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잡스는 최악의 본성을 드러냈고, 스컬리와의 갈등은 점점 심해졌다. 스컬리와 벌인 이사회 결전에서 패한 뒤, 잡스는 대부분의 직무에서 해임되었고, 결국 1985년9월 16일 사임했다. 그의 사직서는 아름다웠다. 그는 사직서를 새로 나온 레이저라이터로 출력해 제출했다. - P68

 또한 일본 기업들이 설계를 정교하게 구현해내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협업 능력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한 제품 매니저는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들은, 어쩌면 그럴 자격이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애플의 엔지니어링을 얕잡아보는 시각을 갖고 있었어요." - P72

베이커는 미국은 관료적이고, 비용과 품질 면에서 이미 아시아에 한참 뒤처졌다고 생각했다. "아시아든 미국이든 아웃소싱업체를 찾기로 하면, 아시아 업체들은 하루이틀 안에 연락이 옵니다. 미국 업체들은 보통 2주 후에야 회신이 와요." - P73

 베이커는 곧 대만 업체들이 일본 업체들보다 훨씬 유연하고 빠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은 수십 년간 축적된 제조 경험에 기대 자기 방식대로 일하기를 고수했지만, 대만은 배우려는 의지가 강했고, 협업에도 열려 있었다. 다만 숙련도 면에서는 부족했기 때문에, 애플은 현지 공장의 품질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 엔지니어들을 직접 파견하기 시작했다. - P73

 아멜리오는 수년에 걸쳐 진행 중이던 맥 OS의 개선 작업이 가망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따라서 아예 새로운 OS를 개발하거나 외부에서 가져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통찰은 결국 애플을 구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그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그는 잡스를 다시 애플로 불러들였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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