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공산당은 우리에게 최고의 스승이며 우리는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소비에트 연방에서는 산업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농업이 집산화되었다. 중국도 다르지 않을 참이었다. <농업이 사회주의화되지 않고는 사회주의가 완성되거나 견고해질 수 없다. 소비에트 연방의 경험을 참고해서 마오쩌둥은 이렇게덧붙였다. 이 과업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든 일이 될 것이다>. - P323

집산화에 동참하기를 거부한 농민들은 <비애국적>이라거나 <장제스 노선>, <낙오자>라는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해야 했다. 독립적으로 남길 선호한 농부들이 그들을 <자본주의자>나 <독불장군>이라며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등에 붙이고 다닌 경우도 있었다.(중략)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공동으로 농사짓길 거부한 사람들에게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대출이 막혀 버렸다. - P325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가치 있는 모든 것을 평등하게 분배할 것을 요구했다. <음식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나누어 먹고 돈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써야 한다.> 결국 두려움과 시샘 때문에 가난이 표준이 되었다. - P326

여러 성(省)을 담당하던 권력의 상층부에서 나온 한 대략적인 추산에 따르면 지방 간부 중 약 절반이 비리와 연루되어 있었다. 지역에 따라서는 새로운 권력 집단이 등장했다. 요컨대 당 간부들은 열 가구중 하나꼴로 집에 하인을 두고 높은 소작료를 받고 땅 투기를 하면서 부농처럼 살았다. - P328

당에는 이 모든 문제에 관한 해법이 있었다. 집산화로 가는 길을 따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모든 문제는 투기꾼과 사재기꾼, 부농과 자본가의 탓이었다. 앞서는 수년에 걸쳐 반혁명주의자들과 그 밖의 사회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적들을 겨냥해서 조직적인 공포정치를 실시했던 그들이었다. 그들에게는 정부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었다. - P332

가축을 도살하고, 재산을 숨기거나 파괴하고, 일에서 손을 놓는 등의 방식으로 표출된 대중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농촌이 집산화되어 간 속도는 놀라울 정도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정치적인 목적도 한몫을 차지했다. 요컨대 서열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당 관리들이 주석의 칭찬 한마디를 기대하며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열띤 경쟁을 벌인 결과였다.(중략) 당 관리들은 곳곳에서 농민들을 합작사에 강제로 편입시켰다. 1953년에 약 10만 개에 불과했던 합작사는 1955년에 이르러 전국적으로 60만 개가 넘었으며 전체 농민의 40퍼센트가 합작사에 소속되었다. - P334

수확물을 통제한다는 것은 농촌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지도부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 P338

대규모 국영 사업체가 개인이나 가족이 운영하던 소규모 시설을 대체하면서 곡물 저장과 관련된 고질적인 문제들 대부분이 통제 불능 상태에 놓였다. 일례로 1954년 1월에 중국 동부의 모든 성(省)에서 곡물이 변질되면서 열이 발생하고 눅눅해지는 문제가 급증한다는 보고서가 올라왔다. 상하이 한 곳에서만 4만 톤의 곡식에 곰팡이가 슬었다. 질보다 양을 더 중시하는 지방 간부들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그들의 목표는 윗사람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많이 거두어들였는지 보여주는 것일 뿐 맡은 바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경우에는 전체적인 무게를 늘릴 요량으로 곡물을 의도적으로 습기에 노출시켰다. 몇몇은 심지어 물을 부어서 부피를 늘리기도 했다. - P344

이런 보고서들 대부분은 인재가 기근의 원인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지 지적했다. 하지만 8월에 들어 중앙 위원회는 1949년 이래로 발생한 최악의 기근을 <자연재해> 탓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농촌 사람들을 돕는 대신 곡물과 기름, 면화 등의 물품에 대해 정부에서 정한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이런 물품들은 하나같이 <도시를 산업화하고 상공업을 사회주의 방식으로 개혁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었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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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봉쇄와 정저우에서 발생한 시위는 애플에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10여 년 전 CCTV의 공격과 마찬가지로 단일한 권위주의 정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취약한 결과를 낳는지 잠시 멈추어서 곱씹어보게 한 계기였다. - P559

 중국 스마트폰산업의 부상은 애플이 직접 구축한 역량에 스스로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냈으며, 중국이 값싼 노동력의 공급지를 넘어 정교한 자동화 기술을 갖춘 국가로 탈바꿈했음을 방증했다. 이제 중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들은 단순 제조업체가 아닌, 세계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디자인 중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 P560

한 전직 임원은 "하룻밤 사이에 중국은 믿을 수 있는 공급처에서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공급처로 바뀌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아이폰 생산을 위한 ‘플랜 B‘가 승인되었다. - P562

실제로 중국은 전문가들이 이해조차 힘들어할 정도의 높은 기술적 정교함을 갖추고 있다.(중략) 다시 말해 중국이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20년 이상 축적되어온 제조 생태계 전반이다. - P569

중국에서는 공급업체와 정부 관리들이 아이폰 생산을 수주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그렇게 운영되지 않는다고 한 전직 애플 엔지니어는 말했다. 그는 "긴박감이라는 게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강력한 하향식 추진력은 국가에 의해 체계적으로 착취된 순종적이고 근면한 노동자들 덕분에 가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인도는 정부 권력이 분산되어 있고 중앙집권적이지 않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어 관리들이 중국의 경우처럼 경쟁하지 않는다. 또한 인도 노동자들은 더 큰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 P569

골드버그는 이렇게 말했다. "애플이 조금씩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것은 분명하지만, 매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합니다. 애플은 도망치고 싶진 않지만, 기어갈 수도 없어요. 적절한 속도로 걸어야 합니다. 너무 빠르면 중국이 분노할 것이고, 너무 느리면 결국 발이 묶일 테니까요." - P570

2018년 말 애플이 아이폰 출시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자, 최고경영진은 공황에 가까운 불안을 느끼며 화웨이를 구체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화웨이는 그때보다 더 큰 위협일 수 있으며, 이 문제는 미중 간의 알력 그리고 중국 민족주의 정서에 따라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 P582

중국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오랫동안 자국 제품처럼 여겨왔다. 따라서 그들이 아이폰을 서구 기업들이 중국에 대해 시도 중인 디커플링의 상징으로 인식한다면,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발생할지 모른다. - P582

2019년 애플이 넷플릭스 스타일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티비플러스를 출시했을 때,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책임자인 에디큐는 콘텐츠 파트너들에게 두 가지 지침만을 전달했다. 하나는 노골적인 노출을 피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지 말라"라는 것이었다.(중략)
애플 티비플러스는 중국에서 아예 서비스되고 있지 않지만, 쿠퍼티노는 언제 어떻게 스스로 검열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 P583

헤지펀드 투자자 제이 뉴먼은 이렇게 경고했다.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아무리 몸부림쳐도 단 한 줄의 명령만으로 그 가치 대부분을 날려버릴 수 있는 중국공산당의 권력에는 당해낼 수 없다." 대만 병합, 미중 관계의 깊어지는 단절, 또는 중국이 애플에서 배울 만큼 다 배웠다고 느끼는 순간과 같은 외부 요인들은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보다도 훨씬 더 실존적인 위협이다. 중국 민족주의가 애플에 가하는 위험은 사라질 수 없다.
설령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간다고 해도, 중국 경제는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사람들은 반드시 묻게 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된 걸까? 중국은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그것도 첨단산업과 같은 복잡한 분야에서 성장했는가? 이에대한 불편한 답변은 바로 애플이 가르쳐주었다는 것이다. 애플은 해마다 세계 각지에서 가장 최첨단의 설계, 공정, 기술적 노하우를 가져와 중국에서 이를 대규모로 구현했다. - P589

애플은 다시금 진짜 위험에 처했다. 재정적으로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기업이지만, 스크린 속 빅브라더는 이제 더는 허구의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애플을 실질적으로 포획한 한 국가의 지도부로서 실체화되었다. 이 국가의 제조 역량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그 결과 여기에서 벗어나려는 애플의 모든 시도는 허망한 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중국에서 첨단 공정의 발전을 계속 촉진한다면, 머지않아 미국인들은 중국이 첨단 전자공학, 로봇공학,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자급자족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그다음에는 시진핑이 2013년에다짐했던 "자본주의의 궁극적 종말"까지 겨우 한 번의 짧은 도약만 남을 것이다. - P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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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성공이 중국에서만 그쳤다면, 애플이 입은 타격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2019년 화웨이는 전 세계 판매량에서 애플을 추월했다. 그해 화웨이는 2억 385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는데, 애플이 아이폰을 가장 많이 팔았던 2015년의 출하량마저 넘어서는 수치였다. 흔히 말하듯, 제자가 스승을 넘어선 셈이었다. - P531

애플은 소설처럼 놀라운 반전으로 이 난국에서 벗어났다. 도널드 트럼프는 애플을 위협하며 미국 대통령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019년 5월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중국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 및 스파이활동이나 사이버 공격에서 화웨이 통신 장비의 악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곧이어 미국은 전례 없는 제재를 단행해,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기타 앱들을 포함한 구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이는 화웨이의 해외 시장 판매에 치명타를 가했다. - P531

한 애플 엔지니어는 플렉스트로닉스 직원과 나눈 대화를 기억했다. 엔지니어가 "체중이 많이 나가는 50대 백인 남성"이라고 묘사한 그는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모든 애플 엔지니어가 우리를 엄청나게 답답해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차이나 스피드로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 P535

한 엔지니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중국에서 사람들을 데려왔습니다. 폭스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역설적인 상황이었다. 10년 넘게 엔지니어들을 중국으로 파견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로 생산하는 법을 교육해온 애플이 이제는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중국 엔지니어들을 미국의 심장부로 불러들였으니 말이다. - P536

불과 몇 년 전에 인텔의 공동 창립자인 앤디 그로브는 제조업을 잃으면 미국의 혁신 능력도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중략 ) 애플의 경우, 그로브의 우려는 부분적으로만 들어맞았지만, 그 자체로 중요한 사실을 드러냈다. 애플은 여전히 제조 방법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 계획을 실행하는 데 중국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는 점이다. - P536

"오늘날 중국에서 사업한다는 건 매우 큰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 그 시장에 진입하려 하거나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모든 기업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간단히 말해, 오늘날 중국에서 사업한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게 전부다. 예외는 없다. 아무도 자유롭지 않다." - P539

마치 좀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임시로 설치된 검사소가 드문드문 놓여 있었고, 그곳에는 전신을 흰색 보호복으로 싸맨 중국 당국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들은 문화대혁명 시기에 마오쩌둥 사상을 지나치게 열렬히 집행했던 홍위병에 빗대어 ‘백위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백위병들은 "사람을 에워싸고, 구타해서 끌고 가고, 문을 두드려 PCR 검사를 받으라며 압박하고, 그 검사 결과에 따라 격리 시설로 보내버리는" 것으로 악명을 떨쳤다. - P544

눈부신 성공 속에서도 애플이 자신의 운명을 중국과 결합한 데 따른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었다. 시진핑은 기업들이 자신의 권위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팬데믹 초기 몇 달 동안, 중국 정부는 자국의 테크기업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국가권력에 도전하거나 요청을 무시한 기업 수십 개가 그 대상이 되었다. - P547

디디는 규제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강행했다. 이후 열흘 만에 중국 정부는 디디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고, 다음 달에는 모든 온라인 스토어에 디디 앱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사실상 신규 사용자의 유입을차단한 것이었고, 결국 디디의 주가는 80퍼센트 이상 폭락했다. - P548

"애플은 불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상원 정보위원회부위원장인 공화당 의원 마코 루비오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YMTC가 초래하는 보안 위협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협력을 계속 추진한다면, 연방정부에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정밀 조사를 받게 될 것입니다. 중국공산당에 종속된 기업들이 우리의 통신망과 수백만 미국인의 아이폰에 침투하도록 두어서는 안 됩니다." - P550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매콜은 이렇게 지적했다. "애플은 사실상 YMTC에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하게 될 것이며, 이는 그들의 역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중국공산당이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의회의 압박이 계속되자, 애플은 결국 해당 파트너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 P551

팬데믹이 시작된 지 3년째 되던 시점에 발생한 이 하나의 사건은 거의 20년 동안 잠재되어 있던 애플의 중대한 리스크를 극적으로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한 국가에 과도하게 집중된 생산시설이었다. - P555

2022년 11월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정저우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적어도 12개 도시에서 유사한 시위가 촉발되었다. 이들 시위는 1989년 톈안먼 광장에서 학생들이 벌였던 민주화 운동 이후 중국공산당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이었다. 시위참가자들은 아무 글자도 쓰지 않은 흰 종이를 들고 나왔는데, "말하고싶지만 말할 수 없는 모든 것"에 대한 신랄한 상징이었다. - P556

20년 전 애플의 생산을 중국에 얽어놓은 것에 대해 쿡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지만, 지난 10년동안 시진핑이 국내 탄압을 강화하고 세계 무대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와중에도 여전히 중국에 더 깊이 의존해온 점은 그의 실책이라 할 수 있다. - P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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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헤인스는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애플의 까다로운 운영 방식과 노동권 옹호단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이라는 두 가지 현실에 가로막혀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 P478

한마디로 헤인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으며 애플 공급망의 노동자들을 위한 긍정적인 옹호자였다. 그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공장 감사의 범위와 횟수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자세히 수록된 지침서를 만들었다. - P480

헤인스의 리더십 아래에서 애플은 공급업체들에 초과근무를 줄이고, 미성년 노동자를 없애고,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에 투자할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품질, 속도, 가격에 대한 애플의 요구는 변함이 없었다. 공급업체들이 규정을 철저히 지키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했고, 이에 따른 추가 이익이 확보되어야 했다. 하지만 부품 구매를 담당하는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들은 얼마나 싸게 많이 샀는지로 평가받았다.(중략)
모든 공급업체는 정해진 수량을 납품하지 못하면 애플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리거나 다음 수주 기회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막상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공급업체들이 무엇을 우선시할지는 분명했다.(중략)
한 애플 임원은 아이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5분의 1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업계 이익의 80퍼센트를 가져간다는 통계를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하려면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서 경쟁을 조성해야 합니다. 매우 냉혹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동시에 규정을 준수할 수는 없습니다." - P482

애초에 노동시간 보고서의 목적은 노동환경 개선 노력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정반대의 수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메시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애플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해당 보고서에 담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왜 설정하겠습니까? 그래서 그 목표를 못 지켰다는 걸 보여주느니, 아예 공개를 중단해버린 거예요." - P484

시진핑의 첫 번째 임기가 마무리될 즈음, 중국 정부는 초기 단계의 노동운동을가차 없이 탄압하고 있었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NGO들을 급습하며, 노동운동 전반에 공포를 심었다. 노동운동가들은 20년 동안 ‘정기적인 탄압‘을 경험해왔지만, 이번 탄압은 특히 더 심각했다.(중략) "중국공산당은 시민사회에서 노동운동을 완전히 근절하려는 의지를가진 듯하다." - P485

시진핑의 첫 번째 임기 당시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으나, 두 번째 임기에는 아예 불가능해졌다. "2017년에 시작했더라면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노동자 단체에 대한 시진핑의 탄압 때문입니다. 나와 함께 일했던 노동자 단체는 2017년까지 사실상 모두 사라졌습니다." - P486

 "애플은 시진핑이 벌이고 있는 탄압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보통이라면 노동조건 문제로 압박받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디지털 감시와 전체주의 환경에서 사업한다며 애플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 P486

"그는 자리에 맞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어요. 여러모로 좋은 사람이었지만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겠지만, 중국 사업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최소 한두 달 전부터 코칭을 받아야 했어요. 애플은 이런 면에서 악명이 높아요. 그냥 사람을 불 속에 던져놓고, 알아서 불을 끄길 기대하니까요." - P494

 마헤 본인도 자신의 역할이 독특하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 그가 맡은 업무란 전문가들의 영역과 겹치는 다양한 일을 잡다하게 뒤섞어놓은 것에 가까웠다. - P501

"중국에서 ‘윈윈‘이란, 중국이 두 번 이긴다는 뜻이다." - P511

붉은 공급망의 존재감이 커짐에 따라, 애플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지난 25년간 애플과 협력해 온 대만 공급업체들은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조직이었고, 고객사인 애플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들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에게 애플이란 기쁘게 해야 할 권력이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전혀 다른 틀 속에서 움직인다. 국가에 영광을 돌리고, 당의 이념을 수호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이러한 목표가 애플의 이해와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P512

문제는 중국 업체들이 비윤리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동기가 다르고 정치적 목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었다. 애플을 만족하게 하거나 단기적인 이익을 내는 것도 여전히 중요했지만,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습득하려는 그들의 태도에는 더욱 정치적인 차원이 존재했다. 그것은 공급업체들 사이에서 서열을 높이고, 외국 경쟁자들을 가격경쟁으로 밀어내 장기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며, 자주적 혁신의 선도자로 우뚝 서기 위함이었다. - P512

"애플은 상장 기업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사명인 투자자들에게 사업에 관해 정직하게 보고해야 하는 일에 실패했다." 또 "회사는 눈앞에 닥친 현실을 끝까지 부정하다가, 더는 부정할 수 없게 되었을 때야 인정했다"라고도 했다. - P525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폰과 중국산 스마트폰 간의 품질 격차는 뚜렷했다. 하지만 애플이 중국 업계 전반의 품질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그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화웨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애플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게 되었다. - P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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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먼의 견해에 따르면, 애플은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중국에 진출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회사가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발전한 결과였다. - P436

 중국 정부의 강경파들은 애플을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는 착취적 무역회사로 보았지만, 실제로 애플은 세계 최대 규모의 대중 투자자였으며, ‘자생적 혁신‘을 대규모로 가능하게 하는 주역이었다. - P439

애플은 처음부터 공급업체들의 혁신을 촉진할 목적으로 공급망을 설계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것이 실현된 셈이었다. 게다가 애플의 투자는 단순히 규모가 큰 것에 그치지 않고, 매우 효율적이며 첨단산업이라는 좁고 구체적인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중국 전문가 배리 노턴에 따르면, 이는 시진핑이 무45엇보다 가장 원하던 일이었다. 그 효과는 서구에서 배워 가치사슬을 고도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크게 뒷받침했다. - P445

애플이 깨달은 것은 자신들의 존재만으로도 중국으로 엄청난 규모의 기술 이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중략) 새로운 것은 애플의 투자가 아니라 그투자를 홍보하는 방식이었다. 중국은 애플에서 방대한 전문 지식을 흡수하고 있었지만, 애플이 워낙 비밀주의를 고수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애플이 중국에 투자하고도 정치적 점수를 전혀 얻지 못하던 시대는 끝났다. 애플이 현지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 P447

파리크는 이렇게 말했다. "테슬라와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급업체들의 사고방식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적응만 할 수 있다면 매우 강력해질 것이다. 이는 애플과 일하는 공급업체들의 태도와 똑같습니다. 그들이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애플이나 테슬라와 함께 성장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공급업체가 될 것입니다." - P453

한 전직 테슬라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이 게임은 자동차 분야의 테슬라나 스마트폰 분야의 애플처럼 하나의 미국 기업만 승리합니다. 그들은 다른 미국 경쟁사들이 모두 패배하더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죠. 반면에 중국 기업들은 모두 승리합니다. 그들 모두가 한층 더 성장하며, 이전에는존재하지 않았던 거대한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냅니다." - P453

2017년 10월 일곱 명으로 구성된 상무위원회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천민얼의 이름은 없었다. 사실 이번에는 어떤 후계자도 지명되지 않았고, 기존 관례와 달리 ‘시진핑 사상‘이 헌법에 명기되었다. 이를 본 중국 전문가들은 즉시 그 의미를 파악했다. 시진핑은 임기를 두 번만 수행할 생각이 없었다. 애플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 P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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