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헤인스는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애플의 까다로운 운영 방식과 노동권 옹호단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이라는 두 가지 현실에 가로막혀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 P478
한마디로 헤인스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였으며 애플 공급망의 노동자들을 위한 긍정적인 옹호자였다. 그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공장 감사의 범위와 횟수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자세히 수록된 지침서를 만들었다. - P480
헤인스의 리더십 아래에서 애플은 공급업체들에 초과근무를 줄이고, 미성년 노동자를 없애고,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에 투자할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품질, 속도, 가격에 대한 애플의 요구는 변함이 없었다. 공급업체들이 규정을 철저히 지키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했고, 이에 따른 추가 이익이 확보되어야 했다. 하지만 부품 구매를 담당하는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자들은 얼마나 싸게 많이 샀는지로 평가받았다.(중략) 모든 공급업체는 정해진 수량을 납품하지 못하면 애플과의 법적 분쟁에 휘말리거나 다음 수주 기회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막상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공급업체들이 무엇을 우선시할지는 분명했다.(중략) 한 애플 임원은 아이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5분의 1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업계 이익의 80퍼센트를 가져간다는 통계를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하려면 공급망의 모든 단계에서 경쟁을 조성해야 합니다. 매우 냉혹해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동시에 규정을 준수할 수는 없습니다." - P482
애초에 노동시간 보고서의 목적은 노동환경 개선 노력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정반대의 수치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메시지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애플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해당 보고서에 담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왜 설정하겠습니까? 그래서 그 목표를 못 지켰다는 걸 보여주느니, 아예 공개를 중단해버린 거예요." - P484
시진핑의 첫 번째 임기가 마무리될 즈음, 중국 정부는 초기 단계의 노동운동을가차 없이 탄압하고 있었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NGO들을 급습하며, 노동운동 전반에 공포를 심었다. 노동운동가들은 20년 동안 ‘정기적인 탄압‘을 경험해왔지만, 이번 탄압은 특히 더 심각했다.(중략) "중국공산당은 시민사회에서 노동운동을 완전히 근절하려는 의지를가진 듯하다." - P485
시진핑의 첫 번째 임기 당시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으나, 두 번째 임기에는 아예 불가능해졌다. "2017년에 시작했더라면 다큐멘터리를 찍는 것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노동자 단체에 대한 시진핑의 탄압 때문입니다. 나와 함께 일했던 노동자 단체는 2017년까지 사실상 모두 사라졌습니다." - P486
"애플은 시진핑이 벌이고 있는 탄압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보통이라면 노동조건 문제로 압박받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디지털 감시와 전체주의 환경에서 사업한다며 애플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 P486
"그는 자리에 맞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어요. 여러모로 좋은 사람이었지만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겠지만, 중국 사업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최소 한두 달 전부터 코칭을 받아야 했어요. 애플은 이런 면에서 악명이 높아요. 그냥 사람을 불 속에 던져놓고, 알아서 불을 끄길 기대하니까요." - P494
마헤 본인도 자신의 역할이 독특하다고 언급한 바 있었다. 그가 맡은 업무란 전문가들의 영역과 겹치는 다양한 일을 잡다하게 뒤섞어놓은 것에 가까웠다. - P501
"중국에서 ‘윈윈‘이란, 중국이 두 번 이긴다는 뜻이다." - P511
붉은 공급망의 존재감이 커짐에 따라, 애플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지난 25년간 애플과 협력해 온 대만 공급업체들은 수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조직이었고, 고객사인 애플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들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에게 애플이란 기쁘게 해야 할 권력이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전혀 다른 틀 속에서 움직인다. 국가에 영광을 돌리고, 당의 이념을 수호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이러한 목표가 애플의 이해와 반드시 충돌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P512
문제는 중국 업체들이 비윤리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동기가 다르고 정치적 목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었다. 애플을 만족하게 하거나 단기적인 이익을 내는 것도 여전히 중요했지만,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습득하려는 그들의 태도에는 더욱 정치적인 차원이 존재했다. 그것은 공급업체들 사이에서 서열을 높이고, 외국 경쟁자들을 가격경쟁으로 밀어내 장기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며, 자주적 혁신의 선도자로 우뚝 서기 위함이었다. - P512
"애플은 상장 기업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사명인 투자자들에게 사업에 관해 정직하게 보고해야 하는 일에 실패했다." 또 "회사는 눈앞에 닥친 현실을 끝까지 부정하다가, 더는 부정할 수 없게 되었을 때야 인정했다"라고도 했다. - P525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폰과 중국산 스마트폰 간의 품질 격차는 뚜렷했다. 하지만 애플이 중국 업계 전반의 품질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그 차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화웨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애플보다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게 되었다. - P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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