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이 나라의 탄생부터 함께해 온, ‘공농병‘을 가장 귀하게 여긴다는 사회적 가치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투쟁을 한 것이지만 오히려 그 가치를 가장 단호히 수호해야 하는 정부에 의해 탄압을 받았다. 명분은 정부가 아닌 운동가들에게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은 또래 노동자들과 함께 싸웠다. 거리와 광장에 나가 시민에게 부당한 사실을 알렸다. 노동자의 요구가 정당할 뿐만 아니라 국가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마르크스주의와 현대 중국의 혁명 역사에서 배운 대로 실천했을 뿐이지만, 학생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극심한 탄압이었다. 방학이 끝나기 직전 베이징대학 마르크스주의 학회의 대표적 활동가 위에신이 체포됐고, 새 학기가 되자 동아리 재등록이 불허됐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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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사회화‘를 둘러싼 대립은 사실 ‘현시점의 불쾌함‘을 강조하는 입장과 훗날에는 불쾌함이 소멸(=익숙해짐) 할 개연성이 크다고 강조하는 입장의 대립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략) 어차피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니까 현시점에서 느껴지는 불쾌함 같은 것은 무시해도 좋다는 생각은 과연 올바른 것일까? - P228

중국의 감시사회화는 그 진행속도가 너무나 빠르고, 사람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지 않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문제는 그 양상의 차이를 넘어서, 사회의 본질적인 차이와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 - P229

이 책에서 고찰한 ‘행복한 감시국가(사회)‘의 본질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의 실현을 위해 그 수단으로 사람들을 감시하는 국가(사회)일 것이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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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독재자가 이루지 못한 일을 오늘날의 독재자는 이룰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저항자가 이룬 일을 오늘날의 저항자는 이룰 수 없다. - P217

사회학자 스즈키 겐스케도 말하듯이, 특정 아키텍처 때문에 사람들은 "방대한 정보 축적을 통해 행동을 제한받는 동시에, 행동을 제한받은 사실을 자발적 의사에 따른 의미 있는 행동으로 근기를 부여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 P225

현대의 감시사회화에 대해 생각할 점은 결국 우리 사회에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생각하는 것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가 그 존재를 긍정하는 하지 않든 AI 등의 새로운 기술은 점점 발전할 것이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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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주민의 행동은 항상 감시되며, 스파이웨어 앱이 설치되지 않은 전화기를 사용했을 때, ‘평소‘보다 더 많은 전력을 사용했을 때, 미등록된 자택이나 직장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장소로 이동했을 때 등, 통상의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행동이 검출된 경우 당국의 감시 시스템은 해당 행동을 보인 사람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 P212

이러한 감시 시스템의 큰 문제점은 당국이 금지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이 공포심을 느끼다가 결국 행동을 지배당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당국에 의한 감시나 개인정보 수집이 자의적으로 이뤄질 때의 필연적인 결말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212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정부기관의 연구진이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민족 및 인종을 구별하는 연구를 하고 있고, 나아가 연구성과를 이용해 범죄 현장에 남은 용의자의 DNA에서 그 민족과 거주 지역을 추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했다고 전했다. - P213

지금 시점에서 개인정보를 세그먼트화하여 시민을 예방적으로 구속하는 조치를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실행한다면 격렬한 저항에 부딪히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함을 재교육 캠프가 증명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신장은 그야말로 감시기술을 이용한 통치의 실험장이 되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각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치안 강화‘라는 목적 그 자체가 의심할 수 없는 전제로 주어지고, 모든 것이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 P214

‘도구적 합리성‘ 그 자체의 올바름을 묻는 ‘메타 합리성‘의 입장에서 치안 체제 강화의 잘잘못을 묻는 일은 본래 언론인이나 학자 등 지식인이 할 일이다. 그러나 이미 보았듯이 유력한 위구르인 지식인층은 모조리 구속되고 발언의 기회를 박탈당했다. 다수인 한족 지식인도 언제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장 위구르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야말로 ‘도구적 합리성의 폭주‘라고 할 만한 사태를 신장에 초래하지 않았을까?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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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판 노동교화인가...
요즘 중국 관련 뉴스를 들으면 50년대 얘기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 정부의 롭상 상가이 총리에 의하면 "무수한 감시카메라, 사복경찰의 순시, 많은 파출소와 검문, 문제가 발생하면 지역 전체의 인터넷을 차단하는 정보 봉쇄 등의 수법은 티베트에서 먼저 실행하고 신장으로 들여온 것이다"라고 한다. - P205

타슈폴라트 티이프는 일본 유학 경험이있고 신장대학의 학장을 역임했으나 수용된 인물이다.
그러한 저명인들도 다수 구속되어 있다는 사실이 신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한 일‘을 상징한다. 나중에 말하겠지만, 애초부터 국립대 교수나 성공한 사업가에게 봉제공장 등에서의 ‘직업 훈련‘이 필요하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고, 그들 대부분이 체제 내에서 나름대로 지위를 누렸던 이상 ‘과격 사상‘의 소유자일 리가 없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민족문화나 민족정체성을 체현하면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당국의 자세를 잇따른 구속 조치에서 엿볼 수 있다. - P207

이러한 정보를 집약하면 수용 시설은 예전에 중국에 존재했던 ‘노동교양소‘와 매우 닮아 보인다. 노동교양소란 각 지방정부의 노동교양관리위원회가 정치범 등을 사회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재판도 없이 구금하고 강제 노역을 시키는 곳이었는데, 그 열악한 상황이 언론 보도 등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3년에 노동교양소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정식으로 폐지했었다. 그런데 노동교양소 폐지에도 불구하고 그와 비슷한 시설이 현재 신장에서 부활했다. - P208

재교육 캠프가 보이는 저임금 노동 시설이라는 측면은 조금 전에 살편,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의 수용 측면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즉, 신장에서 일어나는 사태의 부조리함을 소수민족 언어와 다수인 민족의 언어(한족어) 둘 다로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들 혹은 민족의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그 정체성이나 자긍심을 상징하는 사람들의 발언이나 활동을 막고, 그들이 그저 단순노동 인력으로서만 무력하게 살아가게 하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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