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길들이기
딘 데블로이스 외 감독, 제라드 버틀러 외 목소리 / CJ 엔터테인먼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스포일러 주의*





주인공 히컵은 바이킹들의 마을 버크에 살고 있다. 히컵은 마을의 추장이자 마을에서 가장 용맹한 바이킹의 아들이지만, 그는 사실 한 사람 몫을 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바이킹이다. 심지어 드래곤과 싸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무기조차 제대로 한 손에 들지 못해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어른들이 드래곤과 싸우는 것을 도울 수도 없다. 그 때문에 히컵은 오랫동안 드래곤 사냥 훈련에 참여하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히컵은 자신의 그런 불완전함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곤을 상대로 싸우고 싶어 했다. 그래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기 위해 드래곤을 포획하는 도구를 만들었다. 그는 어느 날 전투가 한창인 와중에 그 도구를 끌고 나가 '나이트 퓨리'라는, 아직껏 아무도 본 적이 없는 탓에 신비의 드래곤이라고 불리는 드래곤을 쏘아 맞추었다. 하지만 밧줄에 묶인 드래곤은 어디론가 떨어져 버렸고,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자기가 나이트 퓨리를 잡았다는 히컵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았다.


히컵은 혼자서 자기가 쏘아 맞춘 드래곤을 찾으러 나선다. 꽁꽁 묶여 쓰러져 있는 나이트 퓨리를 발견한 히컵은 그 드래곤을 죽이려 한다. 실제로 드래곤을 죽이고 그 증거를 보여주면 자신은 한 사람의 완전한 바이킹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컵은 어째선지 그 드래곤을 죽이지 못했고, 오히려 그 드래곤을 풀어 주었다. 믿을 수 없게도, 풀려난 드래곤 역시 히컵을 죽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나 버린다.

히컵은 자신이 풀어 준 드래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날아가 버리지 않고 호숫가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을 발견한다. 드래곤을 관찰하던 히컵은 드래곤의 꼬리깃 한쪽이 없어 날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이 불완전한 바이킹이듯, 이 드래곤 역시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불완전함 때문에 상처를 받아 왔기에 그 아픔을 알고 있는 히컵은 드래곤에게 꼬리깃을 만들어 달아 주기로 결심한다. 대장장이 바이킹의 조수로 일하고 있어 손재주가 좋은 히컵은 못과 가죽을 써서 한쪽 꼬리깃을 만든다. 꼬리깃을 단 나이트 퓨리는 날아오를 수 있었지만, 혼자서는 날 수 없었다. 히컵이 그 등 위에 타고 꼬리깃에 줄을 달아 잡아당겨 펴 줘야만 제대로 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두 불완전한 존재, 불완전한 바이킹과 불완전한 드래곤의 우정과 공생이 시작된다. 히컵은 자신이 꼬리깃을 더 잘 조종할 수 있도록 안장을 비롯해 여러가지 도구를 만들어 매일같이 드래곤을 찾아와 시험 비행을 한다. 히컵은 처음에는 꼬리깃을 조종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분류해 쪽지에 기록해 두고 그 사용법을 익히려 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히컵과 드래곤 둘 다 당황했을 때 결국 그 위기를 탈출하게 해 주었던 것은 히컵의 본능적인 조종과 둘 사이의 교감이었다. 그 후로 둘의 비행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두 불완전한 존재가 만나 서로를 보완하여 놀라운 일을 이루어낸 것이다.


비행술을 연구하는 한편, 매일같이 드래곤과 시간을 보내던 히컵은 드래곤들의 습성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 가기 시작한다. 히컵은 드래곤들은 바이킹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무조건 공격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이트 퓨리에게 이끌려 드래곤들의 둥지에 가 본 히컵은 드래곤들이 바이킹 마을을 약탈해 가는 것이 그들이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드래곤들은 그들을 지배하는, 그들보다 몇백 배는 더 큰 거대한 드래곤에게 자신들이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이를 잡아다 바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실을 전부 알지 못하고 히컵이 드래곤들의 둥지에 다녀왔다는 사실만을 알게 된 히컵의 아버지는 나이트 퓨리를 구속해 배에 태우고는 온 마을의 바이킹들을 전부 이끌고 드래곤들의 둥지를 찾아 나선다. 둥지를 파괴하고 드래곤들을 내쫓으면 드래곤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 바이킹 마을을 더 이상 약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래곤들의 둥지를 부순 바이킹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거대한 드래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히컵은 마을에 남아 있던 아이들에게 드래곤을 길들이고 그 등 위에 타고 함께 싸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은 드래곤을 타고 마을을 떠난 어른들을 도우러 날아간다. 아이들은 모두 용맹하게 싸웠지만, 결국 그 흉폭하고 거대한 드래곤을 무너뜨린 것은 히컵과 히컵의 드래곤 '투쓰리스'였다. 불완전한 바이킹과 불완전한 드래곤이지만, 둘이서 그 동안 쌓아온 시간과 둘 사이의 깊은 교감이 불가능에 가까운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히컵은 투쓰리스와 함께 거대 드래곤을 무찌르고 마을의(그리고 드래곤들의) 영웅이 되었지만, 그 싸움에서 한쪽 다리를 잃었다. 투쓰리스와 함께하며 자신감을 찾았던 히컵이 또다시 불완전한 존재가 된 것이다. 하지만 히컵은 더 이상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투쓰리스와 함께라면 한쪽 다리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누구보다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트 퓨리의 선물'로 넘어와서, 마을의 모든 바이킹들이 드래곤들과 함께 그들의 고유 겨울 명절인 '스너글토그'를 준비하던 도중에, 갑자기 마을의 모든 드래곤들이 떠나 버리고 만다. 마을에 남은 드래곤은 혼자서는 날지 못하는 히컵의 투쓰리스 뿐이다. 드래곤들과 함께하는 첫 스너글토그를 잔뜩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던 온 마을 사람들은 실의에 빠졌고, 친구 같던 드래곤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상심한 나머지 히컵에게 "넌 좋겠다, 네 드래곤은 너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잖아" 라고 말해 버린다.

히컵은 새삼 투쓰리스의 불완전함을 다시 깨닫는다. 이대로는 투쓰리스가 너무 딱하다는 생각에 히컵은 자신이 조종하지 않아도 자유자재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새 꼬리깃을 만들어 투쓰리스에게 달아 준다. 그러자 투쓰리스는 곧바로 히컵을 남겨두고 홀로 날아가 버린다. 떠나 버린 투쓰리스가 사흘 동안이나 돌아오지 않자 히컵은 불안함과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마을의 한 아이는 사실 자신의 드래곤을 집에 묶어 두고 있었다. 그 드래곤이 족쇄를 끊고 날아가 버리는 과정에서, 히컵이 휘말려 그 드래곤을 타고 날아가게 된다. 드래곤이 도착한 곳에는 마을의 모든 드래곤들이 모여 알을 낳고 자신들의 알이 부화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화하면서 사방으로 폭발하는 알들을 본 히컵은 드래곤들이 어째서 버크를 떠나 멀리까지 와서 알이 부화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모든 알들이 부화한 후, 히컵은 그곳에 있던 모든 드래곤들과 모든 새끼들을 이끌고 마을로 돌아온다. 마을은 다시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떠들썩해졌다. 모든 마을 사람들과 모든 드래곤과 모든 새끼들이 마을 회관에 모여 명절을 즐기고 있지만, 히컵 혼자만 쓸쓸히 회장을 거닐 뿐이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던 투쓰리스가 돌아온다. 투쓰리스는 지난번 비행 때 히컵이 잃어버렸던 헬멧을 찾으러 날아갔던 것이다. 히컵이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


투쓰리스가 돌아온 다음날, 히컵은 언제나처럼 투쓰리스가 지붕 위에서 발을 구르며 비행을 가자고 조르는 소리에 잠을 깬다. 밖으로 나오자 투쓰리스는 예전에 쓰던 꼬리깃과 히컵이 쓰던 안장을 찾아 히컵에게 내민다. 히컵은 자동으로 작동하는 새 꼬리깃이 있으니 이것들은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그 말을 들은 투쓰리스는 새 꼬리깃을 멀리 팽개쳐 버리고 원래 쓰던 꼬리깃과 안장을 쓰기를 고집한다.

히컵은 투쓰리스를 완전하게 만들어 주려 했지만, 투쓰리스가 원했던 것은 완전함이 아니었다. 바로 히컵과 호흡을 맞춰 계속 함께 비행하는 것이었다. 투쓰리스는 완전함을 포기하고 히컵과의 우정과 공존을 택한 것이다.



'나이트 퓨리의 선물' 마지막에 히컵의 대사가 나온다.

"그 해에 저는 제 제일 친한 친구에게 꽤 멋진 선물을 주었고, 그 녀석은 저에게 더 좋은 걸 주었어요."

("That year, I gave my best friend a pretty great gift, he gave me a better one.")

히컵은 투쓰리스에게 자유를 선물했고, 투쓰리스는 히컵에게 신뢰로 보답했다.

두 불완전한 존재는 그래서 앞으로도 아름다운 비행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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