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동안 정신 없었다. 단골 카페에서 책 읽고 있는데 사장님이 책 읽는 모습 예쁘다고 사진 찍어 보여주셨는데 뽀글머리 아줌마가 안경을 콧잔등에 걸치고 노안으로 책을 읽고 있더라. 그래서 아악 내적 비명을 지르고 아이에게 보여주었더니 영락 없는 아지매네, 라고 해서 그날로 후다다다닥 단골 미용실 오랜만에 예약을 해서 그러니까 6개월 만에 후딱 머리 폈다. 정확히 8년 젊어졌군, 이라는 아이의 칭찬에 헤헷거리고 앞머리 말고 숙제 하러 후다다닥. 보름만 바쁘면 좀 한가해질듯. 한나 아렌트를 읽다가 그러니까 악인에게는 정말로 내적인 마음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구나 라는 걸 느낌. 한나 언니는 다른 식으로 표현했지만. 사건의 개요만 대충 알고 있어서 정확한 건 재판일에 직접 가서 방청을 해봐야 알듯. 참 신기하네 싶은 지점들이 있는데 그건 시간이 좀 더 흘러봐야 알듯 싶고 궁금한 건 인간의 심리니까 그쪽으로 포인트를 맞춰도 될듯. 환멸 같은 건 없다. 그런 게 애초 생길 수가 없을 정도로 기대감이 없었기에 그러한 거 아니었을까 싶다. 알고 싶지 않은 일을 알게 되어 씁쓸하네. 씁쓸한 건 씁쓸한 거고 열심히 놀고 있다. 요가를 세 시간씩 하고 맥주를 매일 마시고 있다. 뭔가 또 돼지가 되어가고 있지만 언니도 작업 끝나면 바로 여름 시작. 우리의 갱년기를 아름답게 채색할 필요 없이 아주 적나라하게_ 둘이 만나면 수다 다섯 시간은 기본_ 몸보신을 하면서 시원한 스파클링와인을 마시기로 했다. 갱년기라서 아무리 조금 먹어도 뱃살이 불룩불룩해지고 있다. 같이 요가하는 필라테스 강사 말에 따르면 온몸이 근육이 되려면 온종일 삼시세끼 말고 다섯끼 먹고 잠자는 시간이랑 샤워하는 시간 빼고 운동만 해야 한다고 해서 이번 생은 포기하기로.

요가 세 시간씩 하고 매일 맥주 마시는 우리 셋

퇴근길 신난 내 친구!

빠마한 언니 인증샷!

30년 만에 매직스트레이트해서 신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