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인 조건을 먼저 서술하고난 후에 상황을 제시하는 것과 상황을 먼저 알려준 후 조건을 서술할 때, 그 어마무시한 괴리감이 놀라웠다. 글쓴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앎에도 불구하고 그 소소한 조건들에 사로잡혀 테마를 잃을 때 감탄도 나오긴 하지만. 단골 서점에 들려서 신간이 뭐가 들어왔나 체크하고 대형서점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책들을 훑고 다음에 사고픈 책도 찜해놓고. 100미터마다 한집 꼴로 떡볶이를 파는 곳이 세 군데 있는데 손님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은 중간에 있는 집. 저기가 맛집이로군, 서서 떡볶이와 어묵과 순대를 입에 넣으면서 만족스러워하는 이들의 표정과 주인장의 표정까지 캐치하고난 후 다음을 기약했다. 카프카와 생떽쥐베리와 크리스타 볼프를 읽는 와중에 예니 에르펜베크를 시작했다. 겹쳐지는 것들이 은근 있어서 읽는 일이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어제 알라디너와 댓글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속으로 대꾸했다. 저는 바다와 같이 거대한 애정을 주고받는 일에 그다지 능한 인간이 아닌걸요, 악. 하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