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이 활짝 폈다. 꽃송이가 어찌나 큰지 볼때마다 놀란다.




원래 우리집 마당에서 꽃피는 수국은 이렇게 진한 분홍색인데




얜 뭔데? 왜 여리여리한 분홍색인 거의 흰색에 가까운 꽃이 핀걸까?

여기는 토양의 산성도가 좀 다른가? 진분홍 꽃 바로 옆인데 신기하네



수국이 올해는 좀 빨리 핀 것 같다. 날이 뜨거워서 그런가

사실 작년에 수국 가지마다 꽃눈이 다 나와서 엄청 많았는데 월동하면서 비닐을 잘못 씌워놓아 벗겨지는 바람에 겨울에 꽃눈이 많이 얼어버렸다. 아이고 아까워라. 그래도 살아남은 애들이 있긴 하지만 훨씬 더 많은 꽃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볼때마다 아쉽다. 올해는 꼭꼭 잘 감싸놓아야지.





천인국도 폈다. 노란색 천인국만 사서 심다가 올해는 붉은색으로 사봤다. 

노란색은 해바라기 같았는데 붉은색은 아주 강한 인상이다. 힘세 보여.




  

이 꽃은 그레이스 캄파눌라. 아직 피지 않은 상태.

해바다 캄파눌라를 사는데 주로 겹캄파눌라 연보라색으로 사곤 했다. 근데 문제는 여름에 다 죽는다는 거다ㅠㅠ

그런데도 예뻐서 이번에는 안 죽여야지 하면서 캄파눌라를 사곤 했는데,

올해는 그레이스 캄파눌라로 사봤다. 꽃이 훨씬 큰 종모양이다. 키도 크고 꽃도 크니까 우리나라 여름을 좀 더 잘 견뎌내지 않을까? 

초 봄에 아주 작은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키가 한 50센티는 넘게 자라서 지지대까지 세워줬다.





풍선같은 꽃봉오리. 참 귀엽구나.

꽃 무사히 잘 피자.





 

오늘은 구근을 캐냈다. 저게 다 튤립구근이다ㅋㅋㅋㅋㅋㅋ

크기가 작아서 내년에 꽃이 필 것 같지 않은 구근들이 많다. 그래도 반정도는 꽃이 필 것 같은 크기니까 올해 구근 농사 성공적이다.


튤립 구근을 캐면서 "올리브 키터리지" 생각이 났다. 

올리브는 첫번째 며느리가 뭐든 아는 척 한다고 마음에 안 들어 했는데 그중 튤립 구근 일화가 있다.

올리브는 매년 튤립 구근을 주문해서 심는다. 그걸 보고 며느리는 친정에서는 구근을 다시 사지 않아도 매년 정원에 튤립이 핀다고 말한다. 올리브는 그런 며느리가 틀렸다고, 왜 자기가 잘 알지도 못 하는 분야를 아는척 하는지 모르겠다고 남편과 흉을 본다. 

하지만 튤립 구근은 그 며느리네 집처럼 새로 사지 않고도 다음해에 꽃이 피어나기도 하고, 올리브네 집처럼 매년 사다가 심어야 하기도 한다. 튤립 구근은 배수가 잘 되는 땅으로 습하지 않으면 굳이 캐내지 않아도 다음해에 꽃이 핀다. 올리브네가 매년 구근을 사는 이유는 올리브네 정원은 튤립 구근이 성장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올리브와 며느리 둘 다 틀린 건 아니다. 

그런데 올리브는 며느리가 싫은 감정으로 '지가 뭘 안다고!' 하면서 툴툴거리는데, 이 부분은 올리브 키터리지의 성격을 참 잘 표현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올리브 시선으로 쓰여있기 때문에 독자는 올리브의 편을 들면서 소설을 읽게 되지만, 가만히 곱씹어 보면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하고 자신의 방식에 고집이 센 올리브가 느껴진다. 



암튼, 튤립 구근은 우리나라의 습한 장마철에 녹아버리기 쉽기 때문에 장마가 오기 전에 캐서 보관했다가 가을에 땅 얼기 전에 심어야 한다는 사실.




책도 샀다. 

초반에 몇장 읽었는데, 이 사람 저 사람 여러 사람 시점으로 서술되니까 산만한 느낌이긴 한데... 계속 읽어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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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5-25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올리브를 좋아하지 않습니다요…. 🤣

망고 2026-05-25 21:41   좋아요 0 | URL
소설 속 올리브는 좋은데 현실에 올리브 같은 사람이랑은 친해지지 못 할 것 같긴해요ㅋㅋㅋ

단발머리 2026-05-25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리브가 적어 놓은 부분만 읽고, (튤립이 정말 그런지 어쩐지 잘 모르니깐요) 올리브처럼 생각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 항상 며느리 입장이니깐요, 올리브가 좀 얄밉기도 했던 ㅋㅋㅋㅋㅋㅋㅋ

지난 어버이날 수국 사서, 시어머니 선물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제 꺼도 사고 싶었는데, 저희집 오면 죽을까 일부러 안 샀어요.
담에 꽃 구경 나가면 선인장 종류 사올까 생각중입니다. 헤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6-05-25 22:31   좋아요 1 | URL
제가 처음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었을 때는 정원에 관심도 없던 시절이라ㅋㅋㅋㅋ 저도 올리브 말이 맞겠지 했는데, 알고보니 아니라는 깨달음이 왔어요 실제로 튤립을 매년 심고 구근을 관리하다 보니 올리브가 괜히 며느리에 대해 잘 알아보지도 않고 싫어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스트라우트는 그런 점을 소설 속에 담고 싶어했던게 아닐까 하고요.
오 수국 선물하신 단발머리님 센스 최고! 단발머리님도 수국 사세요. 겨울에 베란다에서 따뜻하게 월동만 잘 하면 아주 키우기 쉬워요. 월동 되는 수국이면 그냥 가만히 둬도 되고요. 수국살 때 당년지 수국이냐고 물어보고 사시면 실패 없으실 겁니다.

hnine 2026-05-25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천인국이었군요. 저는 저렇게 생긴 꽃을 볼때마다 백일홍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오늘도 망고님의 포스팅을 읽으며 망고님이 가꾸시는 정원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보게 됩니다.
저 오늘 하루 종일 올리브 키터리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튤립 부분을 확실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망고 2026-05-25 22:35   좋아요 0 | URL
사진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보면 백일홍이랑 아주 다른걸요. 천인국은 키작은 해바라기 처럼 생겼어요. 백일홍이랑 잎도 다르고요ㅎㅎㅎ
제가 가꾼다기 보다는 저는 열심히 사서 나르고 주로 엄마가 예쁘게 가꾸시는데...저는 그저 꽃 피면 좋다고 사진만 찍고 땅 파라면 땅 파고 그래요ㅋㅋㅋㅋㅋㅋ
올리브 키터리지는 정말 계속 생각이 나는 소설이죠. 몇 년이 지나도 계속 생각이 나고 다시 읽으면 또 새롭고 그래요. 참 좋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