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4-08-20
투명한 하나의 점.. 글쎄,조심스럽습니다.어떠실지,일단 심호흡 한 번 하구요..
제한된 공간이지만 이 곳 알라딘은 사람냄새가 납니다.제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따뜻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지요.그저 사이버상의 한 곳,지나가는,그래서 의미부여를 할 수 없는 그런 공간이었다면 쉽게 지루해하고,뜸했을지도 몰라요.근데 이곳은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제 글 곳곳에는 3년동안의 제 삶의 어느 부분들이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서재가 생기기전에 명예의전당 코너가 있었습니다.그때 저는 흑백TV라는 닉네임대신 실명으로 글을 썼습니다.사진도 걸어놓고 말이지요.그렇게 한 이유는 제 스스로 의미부여를 했기 때문입니다.그것은 글 이상의 애정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김춘수의 꽃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이름은 바로 저죠.저는 학창시절때 제 이름 기억하고 불러주시는 선생님이 가장 좋았습니다.그 수업은 특별히 더 열심히 했죠.
핵심을 비껴가고 빙빙 도네요.호밀밭님 서재 이름을 ‘투명한 하나의 점..’ 으로 정해 봤습니다.(마음에 안드시면 어쩌나.^^;)
글쎄,호밀밭님의 글을 읽어보면 투명하다..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그것은 좀 묘한 느낌인데,어떨때 보면 대단히 차갑다는 인상도 들다가,또 어느때엔 따뜻한 느낌도 들구요,어쨋든 둘의 공통점은 투명하다는 것,술로 치면 시원하고 깔끔한 소주맛,자신에게는 한없이 완벽하고 타인에겐 너그러운,맡은 일은 늘 깔끔하게 해치우고,미루기보단 제때해야 직성이 풀리는,한없이 우는 신파보단 짧게 울고 돌아서 씩 웃는,이야기를 주저리 늘어놓기보단 한없이 들어줄 수 있는,뭐 그런.
투명하다는 느낌을 명징한 시선으로 치환해 읽어봅니다.비슷한 맥락인데,암튼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이 반복됩니다.글에서 나타나는 정갈함이 생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을까 싶은데요,5일장 시골 순대국밥보다는 도시 한복판 D극장 스타벅스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장면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구요.(엄청 웃고 계실지도.^^;)
시선은 여러개지만 글이 맞닿아 있습니다.소재는 다를지라도 느낌이 비슷합니다.마치 양궁 과녁에 화살이 시계 한방향으로 오밀조밀 몰려 있듯이,실거리 사격을 하기전 예비 영점사격을 통해 격발한 탄환이 한방향으로 몰려있듯이 글에는 신뢰성이 있습니다.신뢰성이 있다면 타당도는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겠지요.
그런 진솔한 글들이 호밀밭님을 대변해 주는 것이리라 생각됩니다.호밀밭님의 마음이지요.점은 마음입니다.우리가 흔히 점심 먹자고 하는데,그때의 점심은 불교에서 말하는 마음에 점을 찍다,는 뜻입니다.점이 마음이고,마음이 곧 점이지요.그 점들이 모여 아마도 여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들을 써내시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아마도 생활공간에서도 호빌밭님,늘 여유있고 정갈하신 분이시리라 생각됩니다.
어쨌든 엉터리 의미부여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잠시나마 웃음을 드렸다면 족합니다.더 좋은 글들로 뵈었으면 좋겠어요.기대하겠습니다.
ps:투명한 하나의 점..에서 말줄임표를 붙인 이유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진행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제 서재 이름은 허수경의 시 제목을 붙였는데,역시 말 줄임표가 있습니다.사실 그것보단 은연중에 인식한 맺고 끊는게 불명확한 제 마음 때문이리라 생각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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